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코로나19의 여파가 나라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감염병 전파 우려로 대규모 행사나 이벤트가 취소되고 있고 프로스포츠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리그를 중단하기도 하고 무관중 경기가 일상이 됐다. 프로축구의 개막도 연기됐다.
프로야구도 예외가 아니다. KBO는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취소하는 결정을 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프로야구 개막 일정 연기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즌 준비 막바지 연습경기 등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프로 각 구단 역시 시즌 준비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전력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 상황에 공백기가 발생했다. 각 구단들은 해외 체류 일정 연장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만약 리그 개막 일정에도 차질이 생긴다면 리그 전체의 틀이 흔들릴 수 있다. 올해는 도쿄 올림픽 참가로 인해 리그 개막 일정을 1주일 정도 당겼다. 올림픽 기간 리그 중단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리그 시작이 늦어진다면 경기 일정 소화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지난 시즌 프로야구는 우천순연 경기를 남발하면서 시즌 막바지 잔여 경기 크게 늘어나면서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다. 구단마다 잔여 경기 수에 큰 변차가 나면서 몇몇 구단은 경기 공백이 길어지기도 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잔여경기가 많은 구단은 빽빽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리그 축소에 대한 의견이 서서히 등장하는 상황이다.
리그 경기 축소 문제는 이전부터 이슈가 됐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기에 선수 자원이 부족하고 경기 수준 저하의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이에 KBO는 팀당 엔트리 증가 등의 방안을 대처했지만,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은 계속됐다. 그럼에도 KBO는 흥행 등의 요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 수 감소는 마케팅적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이어진 팀당 144경기 틀을 깨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경기 수 축소에 대한 진지한 검토한 시점이다. 코로나 사태가 단기간 진정되기 어렵고 리그 개막이 1달 정도 늦어진다면 144경기를 소화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올림픽 기간에도 리그를 계속하는 방안이 있지만, 대표님에 다수의 선수가 차출된 팀의 반발을 피할 수 없다. KBO로서는 이에 대한 사전 검토와 일정 조정 등 시뮬레이션을 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리그 진행시 철저한 방역 대책을 사전에 수립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감염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선제적 조치와 대비책을 내놓아야 한다. 각 구단만의 문제로 하기보다는 KBO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타 프로스포츠에서 시행하고 있는 무관중 경기가 불가피하다면 야구팬들의 경기 관람을 위한 다양한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가령,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경기 응원에 참여하고 이를 경기장에 반영하는 등의 신개념 응원방안 도입 등의 방안도 논의할 수 있다.
각 구단들도 위기 상황에 따른 대비를 해야 한다. 시범경기 일정이 취소된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유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시범경기는 없지만, 구단 간 연습경기가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몇몇 구단에서 시도했던 구단 자체 중계를 더 활성화하는 것도 야구팬들의 경기에 대한 갈증을 덜해주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선수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의 동요를 막아야 한다. 이미 프로농구에서는 몇몇 팀의 외국인 선수가 스스로 계약을 해지하고 귀국길에 오른 사례가 있었다. 프로야구에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여기에 선수들의 스스로 자신의 몸을 잘 지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프로선수이니만큼 철저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 자신의 문제가 리그 전체의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는 분명 큰 위기를 가져왔다. 최선은 이 사태가 빠르게 안정되는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에 대처하고 대응하는 방안을 찾고 대처하는 능동적 자세도 필요하다. KBO는 이 사태에 대응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프로야구가 중단되어서는 안되고 계속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는 등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사진,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