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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또 하나의 재난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 <2012> 는 지구 대재앙, 인류의 멸망을 다룬 작품입니다. 사실 인류 멸망의 소재는 예전부터 많이 다루어 졌습니다. 인류 멸망이라는 단어 만으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크게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첨단 컴퓨터 기술이 접목된 영화 기법으로 그 소재는 인상적인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다가 올 수 있을 것입니다.

<2012> 역시 재난 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 갑니다. 이번에는 대 재앙의 전조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한다는 것이 다를까요? 영화는 인류 대 재앙의 전조가 나타난 인도의 어느 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재앙의 전조를 파악한 세계 각국의 정상들은 비밀리에 인류 멸망을 대비한 작업에 들어갑니다. 점점 인류 종말의 날은 시간을 앞 당겨 다가옵니다. 사람들은 그 재앙을 알지 못한채 일상을 삶을 살아갈 뿐입니다. 여기에 서로간의 갈등을 지니고 있는 주인공 가족이 등장합니다. 그들 역시 종말의 순간이 다가옴을 알지 못합니다.

이 외에도 여러 등장 인물등이 그들의 예기를 만들어 갑니다. 극적인 장치를 만들기 위한 것인지 모르지만 재난영화답지 않게 등장 인물들의 이야기가 너무 많이 등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소 시간이 늘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길어진 러닝타임도 그렇지만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줄 수 있는 장면이 길었습니다.

드디어 시작된 인류 종말의 시작, 사람들은 컴퓨터 게임의 누구처럼 자연의 대 재앙에 속절없이 희생 될 뿐입니다. 생존을 위한 어떠한 시도를 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은 CG로 리얼하게 재현됩니다. 종말의 장면이지만 그 안에서 안타까움이나 슬픔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엄청난 지진으로 땅이 갈라지고 화산이 폭발합니다. 상상을 초월한 해일이 사람들을 덮치지만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일 뿐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인류 멸망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감독이 재난 영화로 유명해진 탓인지 전달할 메시지 보다는 화려한 그래픽과 화면에 더 관심이 같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명성답게 그 장면들은 훌륭했습니다. 종말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가지게 하는 장면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영화속에 심어둔 감동의 장치들은 제대로 작동을 했을까요?

우선 영화의 배경에 있어 서구 중심의 세계관에서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재앙 극복의 주체로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가 함께하는 모습은 이전과 다른 장면이었습니다. 물론, 강대국 위주로 그 주체가 구성되었지만 말이죠. 인류 멸망이라는 대 재앙에 대처하는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도 함께 있었습니다. 인류의 문명을 이어갈 선택된 사람들은 거대한 함선에 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상은 소수의 지식인과 정치 지도자 들 그리고 돈 많은 부호들만 가능했습니다. 힘 없는 약소국과 일반 대중들은 선택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한 대부분의 인물들도 속절없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들이 지닌 아픔과 다른 가족과의 갈등을 죽음 앞에 해소되지만 더 이상 그 삶은 이어지지 않습니다. 죽음 앞에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CG 장면의 강렬함 때문인지 그 안에서 감동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주인공 가족 역시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우연히 구원의 방법을 알게되고 수 많은 어려움을 뚫고 배에 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예전 성서에서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타게 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고 진정한 가족으로 하나가 됩니다. 하지만 닥쳐오는 해일 앞에 또 한번의 위기가 발생하고 소수의 인류마저 모두 몰살할 위기에 처합니다. 그리고 그 위기를 타개할 사람은 주인공 밖에 없습니다. 과연 주인공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함선을 구해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인류의 문명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요? 이렇게 인류 멸망의 시간은 숨가쁘게 흘러갑니다.
 
인류 종말은 사실 오래전 부터 여러 문헌에서 예언의 형식으로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종말의 순간에 구원을 받기 위해 종교에 의지하기도 하고 아례 그것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자비로 종말을 대비한 개인 방공호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에는 그것을 소재로한 재난 영화가 흥행을 거두면서 종말론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까지 합니다. 인류 종말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예측되고 막상 자신의 일로 다가온다면 어느 누구도 이에 태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2012>는 분명 오락영화이고 사실이 아니지만 종말의 장면들을 눈 앞에서는 보는 것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소수의 선택받는 인류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인류에 큰 도움을 주는 지식이나 재주도 없습니다. 영화속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어느 유명한 철학자 처럼 내일을 위해 사과 나무를 심을 만큼의 확고한 인생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하루하루를 살 뿐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종말의 날이 왔을 때 후회할 일을 많이 만들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영화속의 인물들처럼 그때 가서야 후회하고 화해하는것 보다는 아쉬움이 없을 테니 말이죠. 더 중요한 것은 수 많은 종말론속에서 아직 지구는 건재하고 내일의 태양이 뜨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지구 종말을 앞 당기고 있는 건 날로 발전되는 인류 문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날로 파괴는 자연과 증가하기만 하는 다양한 무기들이 인류 전체에게 후회 할 여력도 없는 재앙을 순식간에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또 하나의 영화를 보았고 후회할 일을 줄이면서 또 하루를 보내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또 하루가 시작되겠지요?


(하루가 시작되는 일출은 항상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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