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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그대로 드러낸 드라마 펀치가 극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시한부 인생으로 그 삶이 얼마 만은 주인공 박정환 검사가 부조리한 검찰 조직을 바꾸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는 계속되는 반전과 빠른 이야기 전개로 많은 이들의 흥미를 얻고 있다. 

하지만 부조리한 조직과 맞서는 주인공 박정환 역시 정의로운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 이채롭다. 그는 성공을 위해 악과 손을 잡았고 탈법적인 일도 수없이 자행했다. 그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축적하거나 월권을 행사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이를 통해 그는 검찰 조직에서 잘 나가는 인물 중 한 명이 됐다. 성공을 위해 박정환은 비리로 얼룩진 이태준 검찰총장 라인에 서기도 했다.

성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던 박정환에게 갑작스러운 시한부 선고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에게는 엄청난 불행이었지만, 검찰 비리의 축인 이태준 청장은 자신의 비리를 죽어가는 박정환의 것으로 떠넘기려 했다. 한때는 한 라인에 섰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특히, 죽음을 앞둔 박정환이 구린내 나는 일들을 모두 안고하게 하려는 비정함을 보였다. 





펀치

정보
SBS | 월, 화 22시 00분 | 2014-12-15 ~
출연
김래원, 김아중, 조재현, 서지혜, 온주완
소개
대검찰청 반부패부 수사지휘과장 박정환 검사의 생애 마지막 6개월의 기록을 담는다. 다시는 오지 못할 세상을 건너면서 인생과 작...





박정환은 삶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수술을 감행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3달여 뿐,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박정환은 이태준 총장이 그에게 하려 했던 일을 알게 되고 분노한다. 그리고 그의 삶이 끝나기 전 비리 검사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이는 그의 사망 후 남게 될 가족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일이었다. 



이를 위해 박정환은 이태준 총장은 물론, 과 법무부 장관 윤지숙의 벽을 넘어야 했다. 박정환과 이태준, 윤지숙은 서로의 비리와 약점을 손에 움켜지고 사활을 건 대결을 했다. 때로는 협력을 한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기도 하고 다시 배신하기도 하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다. 적의 적은 아군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이들을 그대로 보여줬다. 



박정환은 우여곡절 끝에 법무부 장관 윤지숙과 협력해 이태준을 검찰에서 퇴출하기 직전까지 이르게 했다. 이는 이태준의 지나친 야망도 한 몫 했다. 이태준은 자신이 연루된 대형 비리 사건을 스스로 터뜨리며 이를 수사하면서 도리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이태준은 애초 검찰 조직에서 최고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높아진 인기를 바탕으로 최고 권력에 대한 꿈을 꾸는 과정이었다. 



이태준은 이를 위해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겨누는 대담함을 보였다. 권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검찰의 수장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이는 박정환과 윤지숙의 협공에 이태준은 자신의 심복이 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등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할 상황에 몰린다. 박정환의 중요한 목표가 달성되는 듯 보였다.



이태준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윤지숙 아들의 병역비리 관련 자료를 윤지숙에게 넘겨주며 스스로 충성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윤지숙의 내면에 잠재된 야망을 부추기며 한배를 타기를 권유했다. 여성 법무부 장관으로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윤지숙은 이태준의 제안에 숨겨왔던 권력욕을 드러냈다. 결국, 이태준은 기사회생했다. 



박정환으로서는 윤지숙, 이태준 두 명의 적을 다시 상대하는 상황이 됐다. 박정환은 차기 대권주자로 그 입지를 다져나가는 윤지숙과 대결하기 위해 이태준과 다시 손을 잡았다. 더 큰 악마를 잡기 위해 다른 악마와 손을 잡은 셈이었다. 박정환은 와거 윤지숙 아들의 병역비리를 수사를 제게 해 증거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국무총리 청문회까지 통과했던 윤지숙은 몰락을 피할 수 없었다.



박정환은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의 비리를 매게로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윤지숙이 떠난 법무무장관 자리를 대신할 인물의 등용을 요구하게 된다. 그의 궁긍적 목적인 이태준의 몰락을 위한 마지막 일이었다. 박정환은 검찰 조직 내에서 비교적 청렴한 인물이 검찰을 움직일 수 있는 법무무 장관이 되길 바랬다. 그는 이태준보다 아래 기수의 인물이었다. 연공서열과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가 강한 검찰 조직임을 고려하면 이태준은 검찰청장직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는 변수가 발생했다. 그의 절친인 호성이 박정환 딸의 국제 학교 입학 비리 자료를 이태준에 넘기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그 자료는 순식간에 언론에 기사화됐다. 그러면서 박정환의 다른 의혹들도 하나둘 불거졌다. 이태준은 박정환이 사망 이후 그에게 떠넘기려 했던 비리들을 미리 터뜨리며 박정환을 궁지에 몰아넣다. 



여론의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 박정환은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계속된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항이 됐다. 이는 그의 아내와 딸에게도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는 일이었다. 얼마 전까지 기세등등했던 박정환으로서는 그의 삶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너무나 큰 짐을 안게 됐다. 



박정환은 여기서 물러서지 않았다. 동료 검사이기도 한 아내와 함께 이태준과 일전을 불사하기로 마음을 함께 했다. 이미 그들은 이혼한 사이였지만, 딸의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쳤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다. 이태준은 각종 비리를 박정환 게이트라는 이름으로 계속 터뜨리려 하고 있고 박정환은 이에 맞설 힘이 없기 때문이다. 점점 죽음의 문턱으로 다가서고 있는 박정환으로서는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박정환은 이태준, 윤지숙 못지않은 악인이고 복수의 방법이 다 정당한 것만은 아니다. 현실에서 일개 검사가 조직을 바꾸려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여건에 있는 박정환의 복수에 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죽음을 앞둔 이의 복수의 명분이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사면초가에 빠진 박정한이 계속된 반전의 연속이었던 드라마에서 어떤 반전의 수를 날릴 수 기대하게 한다. 



이제 극 후반부로 접어든 펀치가 부조리한 우리 사회의 이면들을 얼마나 더 드러내고 풍자할지 그리고 주인공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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