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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72회] 낭만의 도시 춘천을 지키는 사람들

문화/미디어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0. 5. 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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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낭만, 그리고 청춘이다. 춘천은 과거 젊은이들이라면 서울과 춘천을 연결하는 경춘선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젊은 시절 한 번쯤은 가봐야 하는 장소였다. 서울에서 아주 멀지 않으면서도 강과 산세가 만들어내는 풍경과 함께 하는 춘천은 도시인들에게는 힐링의 장소였다. 

최근 철도와 도로망이 확충되고 늘어나고 빠르게 다다를 수 있는 곳이 되면서 낭만의 도시라는 말이 조금 퇴색되고 수도권 근교의 관광지로 자리하고 있지만, 장년의 나이에 있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춘천은 낭만 가득한 추억이 있는 장소다. 최근 고성을 시작으로 강원도 일대를 찾고 있는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72회에서는 이 춘천을 찾아 낭만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만났다. 

강을 따라 이어진 철길을 따라가는 관광열차를 타고 시작한 여정은 봄 햇살 아래 초록의 신록과 강을 따라 계속되는 춘천의 멋진 풍경을 함께했다. 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복잡한 일상을 잊게 하는 편안함으로 다가왔다. 기차에서 내려 충전의 한 동네를 찾았다. 넓은 정원이 있는 오래된 단독 주택에서 다양한 모습은 돌들로 채워진 돌 정원을 만날 수 있었다. 인근 강가에서 주어온 돌들을 활용해 하나 둘 채워진 작품들은 이제 그 정원을 가득 채웠고 이 집을 마을의 명소로 만들었다. 이 정원은 일상의 행복을 공유하는 특별한 장소였다. 

 

 

 

 

돌 정원을 지나 감자를 심고 있는 젊은 농부 부부를 만났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이들 부부는 춘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는 커플이었다. 이들은 인근에 농장 카페를 열고 그 주변에서 재배하고 수확한 작물들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농촌의 모습을 공유하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젊은이들이 떠나가는 농촌에서 이들 부부는 그들의 아이디어로 그들의 삶을 개척하고 있었다. 

밝은 미래를 꿈꾸는 젊은 부부를 뒤로하고 추억 가득한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을 한 편의 집에서 이제는 찾기 힘든 영사기를 돌리는 노신사를 만났다. 그는 90살이 넘은 노모를 위해 집 한 편에서 영사기를 돌려 어머니만을 위한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다. 영화관과는 비교할 수없이 열악한 상영 공간이었지만, 그 안에는 추억의 영화필름들이 가득했다. 

이 집의 주인은 과거 영화관에서 젊은 시절부터 은퇴까지 일을 했었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그의 평생을 함께한 동반자가 되었다. 그는 노년이 되었지만, 영화관에서 일하면서 수집한 영화필름과 영사기를 유지하고 관리하고 있었다. 그의 필름 속에는 과거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그만의 작품도 함께 들어있었다. 이제는 영화도 디지털화되어가는 시점에 그는 영화의 역사를 지켜가고 있었다. 그가 지키고 있는 필름들과 영사기는 사료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어 보였다. 그는 평생을 업으로 한 영화의 자료들을 지켜가면서 영화 예술인으로 가졌던 자부심과 낭만 가득한 추억도 함께 지켜가고 있었다. 

필름 영화의 추억을 마음 가득 담고 여정은 여정에 지친 허기를 채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를 이어 운영하는 식당에서 강원도 특유의 맛이 담긴 장칼국수 한 그릇이 너무 반가웠다. 노부부와 며느리가 운영하는 식당은 과거 장칼국수를 만드는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직접 재배한 식재료와 잘 말린 시래기를 넣어 이 집만의 맛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는 어려움이 있지만, 집안의 맛을 지켜간다는 사명감은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게 했다. 이는 이 식당을 지탱하는 큰 힘으로 보였다. 

춘천의 맛으로 힘을 얻는 여정은 춘천의 명소 김유정으로 향했다. 이제는 운행하지 않는 완행열차의 추억이 가득한 이곳은 간이역이었던 시절의 시설을 잘 보존하고 있었다. 여기에 과거의 향수 가득한 소품들은 장년층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젊은이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 무궁화 열차를 개조해 만든 카페는 잠시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장소였다. 

기차역에서 잠시 쉼표를 찍은 여정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송어 양어장으로 향했다. 이 양어장은 1970년대 송어 양식을 처음 시도하던 시절 만들어졌다. 이후 2명의 아들이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었다. 이 양어장은 1980년대 큰 수해를 만나 시설이 파괴되는 아픔이 있었지만, 아버지의 노력이 담긴 이곳을 재건하기 위한 아들들이 의기투합하여 시설을 복구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아들들은 도시에서 직장이 있었지만, 가업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지금은 큰 사업체가 되었다. 가족들의 사랑과 신뢰로 지켜진 이 양어장의 송어 요리는 그래서 더 특별했다. 

여정의 막바지, 과거 대학생들이 MT 장소로 각광받았던 강촌을 따라 걸으며 시대의 낭만과 추억을 되살려 보았다. 그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는 한 할머니를 만났다. 이 할머니는 80살이 넘은 나이에도 건강하게 자전거를 타고 자신의 농장을 오가는 중이었다. 이 할머니를 따라 다다른 집은 수많은 자전거가 서 있는 자전거 대여점이었다. 이 대여점은 팔순이 넘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이 부부는 부부의 연을 맺고 이곳에서 오랜 세월 젊이들의 추억을 함께 했다. 결혼 초기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함께 극복하고 지금은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었다. 과거 그들의 살았던 낡고 허름한 집은 이제 추억의 장소가 되었고 주변의 농장은 삶의 활력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했다. 이 부부는 큰 아들이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아픔을 마음 가득 담고 있었지만, 서로를 의지하고 아끼고 보듬어 주며 슬픔을 이겨내고 있었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노부부의 모습은 흐뭇한 미소를 짓도록 했다. 

이렇게 춘천에는 낭만의 도시와 어울리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었다. 낭만의 도시 춘천은 외지에서 온 사람들의 동경이 함께하는 이름이기 이전에 춘천을 지켜가는 사람들이 낭만 가득한 삶이 함께 응축된 이름이었다.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과거와 연결된 춘천의 낭만이 계속 지켜지기를 소망해 본다. 

사진 : 프로그램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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