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를 하다 보면 가끔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을 걷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사람이 다닐 수 없는 미지의 길을 걷는 느낌이 특별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철길 저 편에 미지의 세상이 있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상상도 합니다. 하지만 그 주변에 사는 이들에게 철길은 단절과 두려움이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 때문인지 도시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철길은 외각으로 밀려납니다.
최근에는 폐철길을 새롭게 공원으로 조성해 도시 속 명소로 만드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서울과 춘천을 오가던 경춘선이 철도도 그중 하나입니다. 경춘선 숲길 공원으로 명령된 이곳은 이제 기차의 분주한 움직임은 없지만,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철길이 이제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지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공간이 되고 있었습니다.
어느 겨울날 경춘 숲길공원을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시작하며
햇살이 잘 드는 길
작품들
다시 걷기
햇살이 닿지 못한 길
경춘철교
중랑천
정말 오랜만에 편안히 마음껏 걸었습니다. 모처럼 사색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오래되고 쓰지 않는 것을 버리거나 부수기보다 이렇게 현재와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이 철길을 아는 이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느끼는 공간으로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색다른 여가의 공간으로 가치가 있는 경춘선 철길 공원이었습니다.
겨울이 지나 푸릇푸릇 봄이 오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집니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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