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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전 세계를 지배하는 단어는 코로나19다. 2019년 연말 그 존재가 드러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빠르게 전 세계에 퍼졌고 수많은 이들을 감염시켰고 죽음에 이르게 했다. 이미 전 세계에서 640여 만명이 사망했고 그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극도의 공포감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 등으로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의 일상을 회복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변종과 재확산의 반복은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고 마스크는 생활의 중요한 필수품으로 자리했다. 인류 역사상 최고 문명의 시대지만, 이 감염병에 대한 완벽한 대응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코로나19와 20세 들어 인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감염병 상당수는 인수 공통 감염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인수 공통 감염병은 동물과 사람 상호 간에 전파되는 바이러스 등 병원체에 의해 발생되는 전염병이다. 과거에는 사람과 동물 간 종간 장벽으로 인해 동물이 질병이 사람에게 감염되기 어렵다는 게 정설이었지만, 그 종간 장벽을 뚫고 발생하는 인수 공통 감염병은 돌연변이로 인해 사람에 치명적으로 돌변했다. 이후 사람이 숙주가 되어 사람들 사이에 전파되면서 대규모 감염사태로 이어진다.

코로나19 역시 박쥐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 박쥐의 바이러스가 사람에 감염되고 변이를 일으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됐다. 최근 새로운 감염병으로 등장한 원숭이 두창 역시 대표적인 인수 공통 감염병의 하나다. 원숭이 두창은 1970년대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어 지역 풍토병으로 제한적으로 발생했지만, 최근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감염자가 발견되면서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최대 3주간의 잠복기를 거치는 원숭이 두창은 피부에 수포와 발진을 일으키고 심한 발열과 근육통을 동반하기도 하다. 전파력이 다른 감염병에 비해 약하고 공기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하지만, 이미 코로나19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인류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이런 인수 공통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그 종류는 향후 15,000여 종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코로나19 이전 20세 최악의 감염병은 1918년부터 1920년 사이 전 세계를 팬데믹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스페인 독감이었다. 이 독감은 당시 5억 명이 감염됐고 그중 5천만 명이 사망했다. 감염자 중에는 미국의 윌슨 대통령과 유명 화가인 뭉크 등 다수의 유명인도 있었다. 우리나라로 예외는 아니었다. 일제 강점기 조선에는 서반아 독감으로 불린 이 독감으로 740만 명이 감염되고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역시 이 서반아 독감에 감염되어 고통을 겪었다. 그의 투병기는 백범 일지에도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스페인 독감의 시작은 스페인인 아니었다. 이 독감의 시작은 미국의 캔자스 지방이었다. 1918년 2월 캔자스 주 한마을에서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감기 증세를 보였다. 이 감기는 기존 감기와 달랐다. 심한 발열과 함께 폐 기능 손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페 기능이 저하되고 염증 발생으로 피부의 청색증과 페 출혈증으로 감염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코로나19 역시 폐 손상으로 인해 많은 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있다. 이 병은 그해 3월 보고됐다. 

이 독감이 전 세계에 퍼진 건 제1차 세계대전이 결정적이었다. 미국이 주 전장이 유럽에 미군을 다수 파병하면서 캔자스 지역에서 시작된 새로운 유형의 독감이 퍼져나갔다.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은 열악한 전쟁터 상황과 부족한 영양 상태, 최악의 위생상태 등이 겹치며 면역이 저하되고 쉽게 감염병에 노출되고 감염됐다. 그렇게 감염된 병사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각지로 흩어지면서 병이 확산이 이어졌다. 

 

 

 



스페인 독감은 특히 젊은 층에 치명적이었는데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지나친 염증 반응이 사이토카인 스톰이 그 원인이었다. 

이렇게 심각한 감염병 상황이었지만, 전쟁 상황 속에 언론 보도가 통제되면서 그 실체가 대중들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독감의 발원지 미국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중립국이었던 스페인은 달랐다. 상대적으로 언론 통제가 크지 않았던 스페인의 언론들은 독감 상황은 실시간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 보도는 스페인을 넘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로 인해 스페인은 독감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그렇게 굳어진 이름은 지금까지 통용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새로운 감염병의 발견 시 해당 지역명을 사용하지 않는 추세다. 

스페인 독감의 창궐은 사람들의 일상을 크게 변화시켰다. 사회 전반에 비말에 의한 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되고 장려됐다. 또한, 실내 환기와 소독이 중요한 예방법으로 활용됐다. 지금 우리가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대응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노력에도 사그라들지 않은 독감에 사람들은 근거 없는 치료법에 의존하기도 했다. 위스키가 독감 치유에 도움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위스키 품기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불안했다. 관련 정보가 부족했고 그에 대한 연구 역량도 없었다. 과거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 상황을 연상하게 했다. 너무 많은 이들이 사망하면서 시신이 방치되고 장례 비용이 폭등했다. 감염병을 피해 이동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도 했다. 감염병은 사회 전체에 큰 위기를 불러왔다. 코로나19 초기 혼란스러웠던 우리 상황과 닮아 있다. 

결국, 스페인 독감은 수년간의 팬데믹 상황을 거치면서 점차 소멸됐다. 많은 이들이 감염되면서 집단 면역을 이룬 탓이었다. 이후 스페인 독감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 실체가 밝혀진 건 1997년 미국 알래스카 빙하에서 우연히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이 발견되면서부터였다. 그 시신에서 발견된 독감 바이러스와 스페인 독감 당시 사망한 사람의 조직을 대조 연구하면서 원인 규명의 가능성이 커졌고 2005년 스페인 독감의 원인균이 조류에서 파생되었음이 밝혀졌다. 조류 독감이 사람의 독감과 결합하면서 변이를 일으켰고 치명적인 감염병을 불러왔다. 

 

 

 



이 결과는 인수 공통 감염병에 대한 위험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었다.

1970년대 아프리카에서 발생돼 2014년 유럽과 미국에도 환자가 발생했던 에볼라 바이러스도 인수 공통 감염병의 예라 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숙주는 박쥐로 밝혀졌다. 전 세계 1,200여 종의 박쥐는 다양한 바이러스는 몸에 보유하고 있지만, 높은 체온과 독특한 면역 체계로 인해 발병하지 않은 특이점이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전파는 가능하다. 비행이 가능한 박쥐는 원 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넓은 지역에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다. 

문제는 인간의 영역과 분리되어 살아온 박쥐들이 계속된 개발과 서식지 파괴로 인간과의 접촉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박쥐의 바이러스가 인간에 전파되고 그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 치명적인 병원체가 되는 구조가 생길 수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역시 야생 박쥐가 원인이 됐다. 마침 에볼라 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된 콩고 지역에서는 박쥐를 식용으로 먹고 있다. 바이러스 전파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할 수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무려 90프로에 이르는 공포의 감염병이다. 일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되면 근육통과 두통 외에 혈관과 내부 출혈열을 일으키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다. 최고 발병 당시 병을 말라리아 등으로 오인하는 등 정보가 부족했고 대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망자와 밀접 접촉하는 지역의 장례문화와 열악한 의료 상황도 에볼라의 창궐을 부추겼다. 이후 에볼라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지역의 토착병으로 자리했다. 

 

 

 



잠시 잠잠하던 에볼라 바이러스는 2014년 아프리카 기니 지역에서 변종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수많은 사망자를 발생했다.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는 이후 유럽과 미국에도 전파됐다. 나라 간 이동이 한결 수월해진 환경 속에서 감염병이 결코 지역만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높은 치사율의 에볼라 바이러스는 특히, 미국 사회에서 큰 공포였다.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부족은 잘못된 정보를 양산하고 사회적 갈등을 부추겼다.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이 커졌고 당국의 대응도 원활하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사람들의 무지와 혐오를 타고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발생하게 했다. 전 세계적인 지원 속에 에볼라 바이러스는 2016년 사실상 종결됐다.

에볼라 이후에도 인수 공통 감염병은 계속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2002년 박쥐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를 매게로 사람을 감염시킨 사스 바이러스 사태가 있었고 2009년에도 조류 독감이 돼지를 매개체로 전파된 신종 플루, 2012년 중동 지역에서 시작되어 2015년 우리나라에도 집단 감염 사태를 일으킨 메르스 사태도 있었다. 그때마다 사회는 감염병의 공포에 빠져들었고 사회적으로 큰 비용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감염병의 위협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인류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능력이 이전보다 향상됐지만, 변화무쌍한 바이러스의 공격에 속수무책인 상황에 직면하곤 한다. 코로나19 초기 인류는 무력했다. 방역 시스템은 과거 스페인 독감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 능력이 향상되어 상대적으로 빠른 대응이 가능하지만, 이동과 소통이 한층 원활해진 현재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새로운 바이러스와 변이를 모두 막아낸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바이로서는 향후 인류를 멸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인수 공통 감염병 그리고 바이러스의 발생 원인은 해당 동물이 아닌 인간일지도 모른다. 동물들은 오랜 세월 그들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살고 있었다. 인간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파괴했고 불필요한 접촉을 했다. 동물들에게 인수 공통 감염병의 책임을 지울 수 없다.  인간이 동물들의 삶의 터전을 계속 파괴한다면 인수 공통 감염병의 위험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니다. 인간은 그 지구를 빌려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인간들은 이 지구의 주인처럼 행세해 왔다. 그 결과 환경파괴가 이어졌고 이는 최근 기후 위기와 지구 온난화, 그에 따른 심각한 자연재해를 불러왔다. 지구 온난화는 바이러스의 등장을 촉진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등 인수 공통 감염병의 발생은 지구의 인류에 대한 큰 경고일 수도 있다. 또한, 감염병의 문제가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즉, 감염병에 대한 위험을 벗어나는 열쇠는 인간이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다. 그 근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인류 전체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노력은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일이기도 하다. 


사진 : 프로그램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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