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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크리스마스가 함께 하는 12월은 공연계의 가장 큰 대목이다. 그 시기에 맞게 대형 공연들이 줄을 잇고 가수들의 콘서트도 곳곳에서 열린다. 방송에서 잘 볼 수 없는 아티스트들과의 만남도 이 시기 많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콘서트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가왕 조용필의 공연도 12월 이어지고 있다. 



올해 5월 대형 야외무대에서 콘서트를 열었던 조용필은 연말 광주와 서울, 대구, 부산까지 전국 투어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매 공연 때마다 진화하는 무대와 사운드, 7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전혀 녹슬지 않은 보컬, 최신 트랜드를 과감히 수용한 진보적 음악까지 그의 공연은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올해는 2013년,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얻었던 곡 '바운스'와 '핼로'가 포함된 앨범 발표 이후 신곡을 발표하며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조용필은 4곡의 신곡을 통해 신스팝과 모던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그가 약속한 20집 정규 앨범 발매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그가 현재 진행형의 뮤지션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이번 12월 콘서트에서 조용필은 그의 공연을 애타가 기다렸던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무대로 함께 했다. 조용필은 매 콘서트가 그러했든 전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레퍼토리와 현대적 감각의 사운드, 이번에는 더 압도적이고 웅장한 무대 구성까지 그의 음악을 잘 모르는 이들도 매료될 수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12월 9일과 10일 서울 공연은 왜 그의 콘서트가 명품 공연인지를 제대로 느끼게 했다. 

 

 

공연 포스터

 

 

공연이 열렸던 올림픽체조경기장(KSPO DOME) 공연 전 풍경, 매번 공연 때마다 별도 부스를 운영하는 팬클럽 활동이 열띤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기 꽤 전 시간부터 관객들의 북적임으로 주변이 채워졌다. 

 

 

공연 전 무대, 파노라마 형 스크린 

 

 

 

공연 시작, 암전과 함께 대형 스크린 화면에 실루엣으로 보이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멤버들, 그의 밴드 구성원들을 나란히 배치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위대한 탄생 멤버들의 개인기가 돋보이는 곡인 '장미꽃 불을 켜요'를 시작으로 빠른 비트의 3곡을 연달아 배치하며 한껏 분위기를 띄운 콘서트는 지금도 많은 가수들이 커버하고 있는 곡 '바람의 노래'로 한 템포를 쉬어가는 듯했지만, 빠른 비트의 '자존심'과 20집 노래 '세렝게티처럼'으로 다시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초반부 이후 이전 콘서트에서 잘 선곡하지 않았던 곡들로 추억 여행을 함께 했다. '난 아니야', '내가 어렸을 적엔'은 동요를 듣는 느낌이었다. 그 곡들은 가사를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했는데 서정적 가사 내용이 그에 맞는 화면 구성과 함께 마음에 와닿았다. 

 

 

 

이번 공연에서 조용필은 이전 공연보다 중간중간 멘트를 늘려 팬들과 소통했다. 그의 공연은 게스트 없이 그의 곡으로 채워지는 게 특징이고 가능한 멘트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는 그의 예기를 더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감기로 자신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 양해를 구하기도 했고 그답지 않게 농담으로 팬들을 웃음 짓게 하기도 했다. 

 

 

 

'한오백년', '간양록', '돌아와요 부산행에', '잊혀진 사랑' 까지 조용필의 초창기 곡들로 채워진 스테이지, 보다 활기차게 편곡되긴 했지만, 장년층 팬들을 위한 시간이었다. 지금은 보기 힘들어진 카세트테이프를 형상화한 스크린 화면 구성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레이저 쇼를 연상하게 하는 화려한 빛의 향연, 이번 공연에서는 이 효과를 한층 더 극대화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천장까지 활용한 조명은 공연장 전체를 3차원의 무대로 만들었다. 

 

 

 

긴 내레이션이 특징인 조용필을 대표하는 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시작해 쉼 없이 휘몰아치는 락 사운드로 채워진 후반부, '바운스', '태양의 눈', '미지의 세계', '판도라의 상자', '여행을 떠나요'까지 조용필 표 락과 함께 하는 스테이지는 팬들을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도록 했다. 그 역시 곡 중간중간 호응을 유도하며 팬들이 머뭇거리지 않고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안전 요원들은 사고 방지를 위해 팬들이 일어서는 걸 막으려 무던히 애썼지만, 락 페스타를 방불케하는 공연장 분위기에서 앉아서 곡을 듣는 건 애초 무리였다. 팬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조용필의 락과 함께 했다. 그러면서도 무질서하지 않았고 그러면서 매우 열성적이었다. 

 

 

 

공연의 열기가 이어진 앙코르곡들,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곡 '친구여'는 공연에 대한 긴 여운을 남기게 했다. 그러면서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았다. 뜨거움이 필요할 때 뜨겁게, 차분함 필요할 때 경청해 주는 팬들은 조용필의 공연을 함께 만들어가는 존재들이었다.



그의 공연과 신곡을 듣기 위해 팬들은 긴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팬들은 어김없이 그의 공연을 찾고 신곡을 응원한다. 조용필이 70대 나이에도 새로운 음악을 할 수 있고 창의적인 무대를 할 수 있는 건 그에 필요한 시간을 기다려 주는 팬들이 있어 가능했다. 그의 공연은 조용필을 중심으로 음악으로 하나가 된 또 다른 세계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시간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조용필의 콘서트는 12월 16일 대구, 12월 23일 부산 공연을 끝으로 올해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그는 또 다른 공연을 준비한다. 이번에도 가능할까라는 걱정 섞인 시선도 있지만, 그는 과거 속에 머물러 있지 않고 20세기를 넘어 21세기에도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최고의 팬들이 있다. 

 

다만, 한 가지 이런 명품 콘서트가 좀 더 대중들에게 더 많이 알려지지 못하는 부분은 작은 아쉬움이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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