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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녀석들이라는 해석으로 제목을 함께 한 영화 "바스터즈"를 보았습니다.
사진처럼 영화는 안개속을 헤매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하고 예상치 못한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고  수 많은 죽음이 이어지지만 그 죽음에 안타까움이나 슬픔이 느껴지지 않는 혼란스러움속에서 러닝 타임을 보낸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총 5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그 이야기는 이어지지 않을 듯 묘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 5장에서 각각의 등장 인물들은 하나의 장소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지배하의 프랑스입니다. 그 배경과 소재만 가져왔을 뿐 전개되는 예기가 모두 진실은 아닙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관객들의 상상을 벗어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합니다.

먼저 1장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나치의 유태인 사냥 장면이 나옵니다. 나치 장교는 농장 주인을 교묘한 화술로 심리적으로 제압합니다. 그리고 농장주인이 숨겨주던 유대인들은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됩니다. 여기서 하나의 반전, 죽임을 당한 줄 알았던 유대인 소녀 하나가 탈출합니다. 나치 장교는 그녀를 죽일 수 있었지만 그대로 놓아줍니다. 잔악하기 이를대 없었던 너무나도 냉철한 장교의 행동이 의외더군요.

2장은 연합군 미군 기지에서 시작됩니다. 독일군 후방에 침투하는 임무를 지닌 특수부대의 예기가 나옵니다. 그들은 모두 유대인으로 구성되었고 독일군의 후방을 교란하느 임무를 맞게됩니다. 그들은 최대한 잔인한 방법으로 독일군을 죽입니다. 독일군에게 그들은 너무나 큰 공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독일군 처단 방법은 상상을 초월하는 잔인성을 보여줍니다. 유대인을 학살하던 독일군들이 유대인 출신 미군에게 도리어 학살되는 모습이 아니러니 했습니다. 미군들은 그 잔인성에 아무런 거리낌이나 인간적인 가책을 느끼지 못합니다.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을 학살하던 독일군들 처럼 말이죠. 여기서 또 하나의 반전이 있었습니다.

3장은 다시 프랑스 파리의 작은 극장으로 이어집니다. 젊고 아름다운 극장 여주인과 독일의 유명한 전쟁영화 배우의 만남, 색다른 로맨스를 기대했지만 그 만남은 나중에 있을 엄청난 결말의 시초가 됩니다. 아름답고 여리게 보이던 극장 여주인은 독일 영화배우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보이지만 독일군인은 그녀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급기야 고위층에게 그녀를 애인으로 소개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그녀의 극장에서 영화 시사회를 열도록 하지요. 여기서 그녀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1장에서 죽음을 피해 도망쳤던 소녀가 바로 그녀였습니다. 그녀는 고위층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가족들을 몰살시킨 장교와 만남을 가지게 됩니다. 시사회 장소 제공자와 보안 책임자로 말이죠. 그리고 긴장된 대화가 오갑니다. 그녀의 정체를 알아차린 듯 했던 독일군 장교는 그녀를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제 상상을 뛰어넘는 반전이었습니다. 이 장교는 이후 그녀에 대한 어떠한 의심도 가지지 않습니다. 그녀가 어떻게 그 극장을 소유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예기는 없습니다. 다만 그녀는 오랜 기간 꿈꾸어 왔던 복수의 기회를 잡게됩니다.

4장은 독일군 수뇌부를 몰살하려는 연합군의 작전과정이 이어집니다. 독일군 진영에서 이중첩자 활동을 하던 유명 여배우와의 접선 과정이 주를 이룹니다. 여기서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독일군으로 변장한 연합군 장교가 신분을 들키면서 접선 장소는 총격전으로 얼룩지고 작전을 수행할 대원 모두가 죽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기지요. 이제 작전의 수행은 거의 어려워진 상황이 되었습니다. 남아있는 연합군 대원들은 어떻게 작전을 수행하게 될까요?

마지막 5장, 극장 여 주인에게 흑인 남편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반전입니다. 둘은 영화 시사회에서 초대된 독일 고위층들을 화재로 몰살시키려합니다. 그런데 미군 특수부대 요원들도 이 장소에 잠입합니다. 냉혹하기만 하던 그들도 이 장면에서는 코믹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툴기만한 그들의 행동에서 웃음이 나오더군요. 독일군들과 적대관계에 있던 이들이 하나의 목적으로 이 곳에서 만납니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모르고 계획은 진행되지만 둘 다 예기치 못한 장벽에 부딪치게 됩니다. 이들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 장에서 흥미를 끄는 것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를 비롯한 독일군 수뇌부 모두가 이곳에 모인다는 점입니다. 물론, 허구의 사실이지만 이들은 작은 극장에서 그들에게 닥칠 죽음의 그림자를 모르고 있습니다. 마치 아우슈비츠 감옥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독가스실에 모여있는 유대인들과 같아 보였습니다. 이 장면에서 누가 학살자인지 잠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영화는 독일, 나치에 대한 복수를 주 이야기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복수를 하는 이들은 결코 정의롭거나 영웅스럽지 못합니다. 나치보다 더 폭력적이고 치사하기까지 합니다. 계속 이어지는 폭력과 살육속에서 선악의 구분은 구분은 모호해집니다. 어쩌면 이것이 전쟁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요? 서로를 죽여야 하는 전쟁속에서 과연 정의를 찾을 수 있을까요? 감독은 사람들의 죽음을 희화화하면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지요.

이 영화에서 브래드피트를 비롯한 여러 배우들이 등장합니다. 그들 중 어느 누구에게도 시선이 집중되지 않았습니다. 감독은 특정 등장 인물들 보다는 이어지는 사건에 더 촛점을 맞춘 듯 했습니다. 전쟁이라는 상황속에서 죽이고 죽임을 당하는 나약한 인간들일 뿐입니다. 어느 누구도 정의롭지 못한 상황속에서 여느 전쟁영화와 같은 승리의 감동이나 휴머니즘적인 슬픔을 배제했습니다. 전쟁의 한 복판에 관객들을 세워놓고 혐오스러운 장면들을 그대로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저 역시 영화가 끝나고 다소 멍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통괘함이나 재미보다는 왠지모를 불쾌감이나 허탈감이 생겨났습니다. 전쟁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을 일깨워 주려 한 것일까요? 

바스터즈, 여러 복잡한 사건들이 뒤 섞인 영화였고 인간의 잔인함도 느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어떠한 감동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모습들이 실제 우리가 지내온 역사속에 한 장면들이었다는 것이고 인간의 잔인한 본성까지 가감없이 드러낸 것이겠지요. 저는 어쩌면 인간 내면의 한 모습을 이 영화에서 보고 온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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