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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 장영실이 주도하는 격물 진흥 정책의 성과는 눈부셨다. 조선은 더는 명나라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천문 연구가 가능해졌고 다양한 발명품들은 백성들의 삶을 더 풍요롭 게 하는데 이용됐다. 특히,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의 보급은 상공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주었다. 이는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백성들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 격물 연구가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기득권 세력인 양반 사대부들의 반대는 커져만 갔다. 세종을 중심으로 한 열린 사대부 세력들이 격물 진흥 정책을 뒷받침했지만, 대다수 사대부들에게 격물진흥은 체제를 위협하고 자신들의 입지를 흔들게 하는 일로 여겨졌다. 실제 백성들의 삶이 윤택해진다면 이와 비례해 지식의 습득이 보다 쉬워질 수 있고 이는 사대부들이 독점하는 관직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었다. 


세종은 사대부들의 반발을 알고 있었지만, 백성들이 주인인 나라를 구현하기 위해 격물 진흥 정책을 멈추지 않았다. 더 나아가 세종은 누구나 쉽게 익히고 쓸 수 있는 우리 문자를 만들고 이를 반포하려는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었다. 


세종에 있어 장영실은 그의 정책을 뒷받침 함과 동시에 그의 통치 사상을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장영실 역시 세종의 의중을 이해하고 온 힘을 다해 격물 연구에 매진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장영실에 대한 사대부들의 견제와 위협은 점점 더해졌다. 하지만 그에게는 세종이라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다. 장영실은 백성들의 삶이 응축된 천상시계를 만들어 세종에 진상했고 두 사람의 신뢰는 한층 더 돈독해졌다. 





이렇게 세종과 장영실이 이끄는 조선 격물 연구가 내부의 반발을 이겨내며 발전하는 사이 외적인 변수가 이들을 위협했다. 조선의 격물 연구를 경계하던 명나라가 노골적으로 연구의 중단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 요구는 점차 격물 연구를 주도하는 장영실의 신변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장영실은 안팎의 위협에 시달리는 상황에 놓였다. 


세종은 이런 장영실을 끝까지 보호하려 했지만, 상황은 점점 나빠져만 같다. 게다가 세종은 계속되는 격무에 건강이 급속히 나빠졌다. 세종은 그의 평생의 숙원인 우리 문자를 창제하는 일이 온 힘을 다고 있었다. 이는 그의 정책을 반대하는 사대부세력과 명나라부터 이전과 상상할 수 없는 반대와 압박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었다. 세종으로서는 장영실과 문자를 모두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거대한 음모가 세종과 장영실을 덮쳤다. 세종의 온천 행차에 맞혀 제작한 수레가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수레 제작에 깊숙이 관여한 장영실을 음해하는 것과 동시에 세종의 목숨까지 노린 사대부 세력이 꾸민 일이었다. 이 일은 엄청난 파문을 불러왔다. 


임금이 탄 수레라는 점에서 장영실은 강한 처벌을 피할 수 없었다. 임금의 목숨까지 위협당한 상황에서 장영실에게는 역적의 죄까지 적용될 수 있었다. 사대부 세력들은 그의 처형을 강력히 주장했다. 세종과 그를 아끼는 대신들은 장영실이 누명을 쓴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문자 반포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장영실을 지켜내기는 정치적 부담이 컸다. 


이런 세종의 고충을 알고 있었던 장영실은 스스로 죄를 인정하며 처벌을 자청했다. 이미 이전부터 장영실은 자신의 존재가 세종에 큰 부담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세종의 부담을 덜어주려 했다.  세종의 고뇌는 커져만 갔다. 그는 신분을 떠나 그와 뜻을 같이했던 동료였던 이를 자신이 내쳐야 하는 현실이 괴로웠다. 하지만 장영실을 그의 곁에 계속 두려 하면 할수록 그가 더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종으로서는 결단이 필요한 시간이 다가왔다. 이렇게 두 사람에게 이별이 시간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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