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 일상의 역사를 모아 만든 테마파크, 에코랄라 속 석탄박물관

충청북도와 맞닿아 있는 경북 내륙의 도시 문경은 과거 석탄산업이 활성화되던 당시 큰 부흥기가 있었습니다. 1970년대와 80년대 석탄은 산업 전반의 중요한 에너지원이었고 서민들의 난방 연료인 연탄의 주원료로 우리 생활과 함께 했습니다. 그 탓에 석탄 생산은 국가의 중요한 산업이 되었고 석탄 탄광이 곳곳에 생겨났습니다. 이에 탄광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문경 역시 석탄 탄광을 중심으로 외지인들이 모여들고 탄광도시로 크게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석탄산업은 사양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량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석탄원료에 대한 사용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산업과 가정의 주 연료가 되면서 석탄의 수요도 크게 줄었습니다. 여기에 값싼 수입석탄과의 가격 경쟁에도 밀리면서 석탄산업은 사양산업이 됐습니다.

 

결국, 1990년대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상당수 석탄 탄광이 문을 닫았습니다. 당연히 탄광에 의지해 살아가던 이들도 그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석탄 산업을 중심으로 번성하던 도시들도 급격히 쇠퇴했습니다. 산중에 주로 위치했던 탄광이었던 탓에 사람들이 떠난 탄광 도시는 급격한 인구감소와 함께 오지 마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 탄광 도시들을 자구책을 찾으려 했고 관광산업 진흥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습니다. 경북 문경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과거 석탄산업 부흥기를 테마로 한 박물관과 관광지를 개발했고 사극 드라마 세트장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친환경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를 조성했습니다. 에코랄라라 부르는 이곳은 기존 드라마 세트장과 석탄박물관에 테마파크형 놀이시설, 미래지향적인 에코타운을 더해 다양하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넓은 부지에 다양한 시설이 함께 하고 있어 그 모두를 하나에 담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번에는 석탄 박물관과 탄광촌 전시관을 소개하려 합니다.

 

 

문경 에코랄라 입구를 지나 만난 석탄박물관, 연탄 아궁이 모양의 박물관이 보입니다.

 

입구에 세워진 과거를 추억하는 흑백 사진의 조형물

 

석탄의 산업의 역사를 설명하는 자료, 1970년대 광업소 풍경

 

당시 광업소 광부의 삶을 한장면으로 요약한 사진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였을 분들, 당시 탄광촌의 학교

 

전시관을 지나 순환 열차를 타고 하는 갱도 체험

 

새롭게 조성된 갱도 체험공간, 아직 정식 개장은 아닌탓에 몇몇 시설을 가동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멀티미디어 장치와 이해를 돕는 콘텐츠가 있어 당시 상황을 보다 생생생하게 전달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산화 탄소등 유독가스 유출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해 갱도에서 키워진 카나리아

갱도 내부의 생생한 모습들

 

안전제일라는 저 구호가 무색하게 지하 갱도는 항상 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었습니다. 작업 환경 역시 열악했습니다. 하지만 탄광 노동자들은자신과 가족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그 위험을 기꺼이 감수했습니다. 갱도속 검은 먼지 가득한 도시락을 먹어도 높을 열기가 가득한 지하갱도의 노동도 그들에게 희망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진페증을 포함한 직업병에 고통받아야 했고 석탄산업 쇠퇴하면서 직장을 잃어야 했습니다. 한때, 이들은 산업 전사로 칭송받았지만, 지금은 먼 기억속의 한 장면에 이름없은 조연이 됐습니다. 당시 노동자들의 삶을 살피면서 그들의 노고를 다시 한 번 느끼는 장면장면들이었습니다.

 

귀여운 모습의 캐릭터들

 

재현된 탄광촌 마을의 모습

 

추억이 담긴 모습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투박해 보이기도 했지만, 어르신들이 더빙한 목소리가 더해진 장면들은 잠시 그때 그곳으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과거속 공간과 작별을 고하며

 

치열했던 삶의 현장이 이제는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장소로 다시 태어난 석탄박물관이었습니다. 장년층들에게는 추억의 장소로 젊은 층들에게는 당시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의 장소로 유용해 보였습니다. 레트로 감성 가득한 장면장면들은 색다른 추억의 공간으로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당시를 살라냈던 이들의 모습을 간직하고 보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지금의 내 삶도 미래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장면으로 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도 함께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에코랄라에서의 여정은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사진,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