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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종목 중 하나는 남자 축구다. 남자 축구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당시 대표팀은 개최국 영국과의 8강전에서 극적인 승부 차기승을 했고 4강전에서 브라질에 완패했지만, 3, 4위전에서 숙적 일본에 승리하며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들은 이후 국가대표 축구팀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황금세대로 불리기도 했다. 

이에 올림픽 축구에 대한 기대치가 한층 높아졌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도 대표팀은 예선 2승 1무의 성적으로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남겼다. 8강전에서 온두라스에 0 : 1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림픽 축구에서 경쟁력을 확인했다. 올림픽은 축구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유럽과 남미의 축구 강국들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지역 안배를 우선시하는 진출팀 배분으로 남미와 유럽팀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23세 이하로 나이가 제한된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하는 올림픽 축구다. 즉, 축구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아프리카, 아시아 팀들이 선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할 수 있다. 

최근 한국은 그 틈을 파고들었다.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을 가볍게 통과하면서 기대치를 더 높였다. 조 편성도 전통적인 축구 강국들을 피했고 루마니아, 온두라스, 뉴질랜드로 비교적 수월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시차가 없고 익숙한 환경의 일본에서 하는 경기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었다. 연령의 제한이 없는 3명의 와일드카드 선택에 있어서도 유연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로 준비과정이 원활하지 않았다. 실전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릴 기회가 부족했다. 대표 선수 선발 과정에서도 최상의 선수를 모두 포함하지 못했다는 우려도 있었다. 올림픽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국가대표 에이스 손흥민을 과감히 제외하는 결정에 의문을 표하는 이들도 많았다. 또한, 수비 불안을 해결할 최상의 카드인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의 와일드카드 차출이 무산하는 상황도 있었다. 올림픽은 월드컵처럼 국가대표 차출 의무 규정이 없다. 소속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김민재는 소속팀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이에 대표팀은 급하게 새로운 와일드카드 선수를 출국 직전 선발해야 했다. 

대표님은 수비 불안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대회에 나서야 했다. 대신 대표팀은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와 중아 미드필더 권창훈 두 와일드카드에 최고의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이강인까지 강력한 공격수 조합에 큰 기대를 했다. 조별 예선 첫 경기가 최 약체로 평가되는 뉴질랜드 전이라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최약체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 패배는 대표팀의 대회 구상을 흔들었다. 뉴질랜드는 예상치 못한 5백을 중심으로 한 수비 위주의 전략으로 나섰다. 대표팀은 뉴질랜드의 수비벽을 뚫지 못하면서 답답한 경기를 했다. 기대했던 황의조, 권창훈, 이강인의 공격 조합의 창은 무디기만 했다. 특히, 국가대표 공격 제1 옵션인 황의조의 골 결정력 부재가 보였다. 대회 직전 엔트리를 변경한 탓인지 조직력도 완벽하지 않았다.

결국, 대표팀은 후반 한 골을 허용하고 0 : 1로 패했다. 첫 경기 패배는 무난한 예선 통과를 예상했던 대표팀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했다. 마침 두 번째 경기는 같은 조 최강팀으로 예상한 루마니아였다. 루마니아는 유럽 예선에서 강팀들은 이기고 올림픽 티켓을 따낸 팀이었다. 루마니아는 첫 경기에서 온두라스는 1 : 0으로 제압하고 1승을 먼저 챙긴 상황이었다. 대표팀은 승리가 꼭 필요한 압박감이 더한 경기였다. 

사실상의 단두대 매치나 다름없는 7월 25일 루마니아전에서 대표팀은 뉴질랜드전과 크게 달라진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와일드카드 권창훈과 핵심 공격수 이강인을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대신 예선에서 오랜 기간 손발을 맞혀온 선수들을 중용했다. 승리가 필요한 경기에서 과감한 선택이었다. 대표팀은 조직력에 더 방점을 둔 경기를 하려 했다. 

그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첫 경기보다 가벼웠고 강한 전방 압박으로 루마니아에 맞섰다. 가장 강한 상대인 탓인지 철저한 분석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상대 공격은 빠르게 차단했고 상대적으로 느린 루마니아의 좌. 우측 수비를 파고드는 측면 돌파가 돋보였다. 뉴질랜드전 답답했던 공격 흐름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다. 다만, 득점 기회에서 완벽하지 않았던 마무리가 아쉬웠다. 자칫 좋은 흐름에서 득점하지 못하면서 초조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행운이 찾아왔다. 

우측면을 돌파한 한국의 크로스를 걷어내려는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이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1 : 0 리드를 잡았다. 행운의 득점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한결 더 가볍게 했다. 반대로 루마니아는 초조해졌다. 한국은 거세에 루마니아를 몰아붙였다. 그 사이 경기운동 한국에 찾아왔다. 골키퍼가 백패스를 손으로 잡은 어이없는 실수로 페널티 박스 안에서 프리킥을 허용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으로 실점을 막았고 전반이 끝나기 얼마 전 루마니아 선수의 거친 파울이 퇴장과 연결되면서 수적 우위까지 점할 수 있었다. 

후반전은 한국의 페이스였다. 루마니아는 1골을 뒤지고 있었지만, 공격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한 명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1점 차 패배도 그들에게는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온두라스가 뉴질랜드는 3 : 2 제압하면서 모든 팀들이 1승 1패로 동률을 이룰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 0 : 1 정도 패배는 모든 팀들이 같은 골 득실로 예선 최종전에 나설 수 있게 한다. 루마니아는 이런 상황을 그리고 있었다. 

한국은 적극적인 공격으로 후반전을 시작했다. 한 명이 더 많은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기를 했다. 루마니아는 수비 후 역습을 노렸지만, 공격에 비중을 높이지 않았다.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경기 운영이었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 속 체력 부담은 루마니아가 더했다. 수비적인 플레이는 체력 소모가 더했다. 한국은 좌우 측면을 포함해 다양한 공격 루트로 루마니아는 공략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는 한국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중거리 슛이 상대 수비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행운이 더해지며 2점 차의 여유 있는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도 한국은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대량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대표팀은 권창훈과 이강인 두 공격수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더 많은 득점을 위한 움직임이었다. 루마니아는 아쉬운 두 번의 실점으로 사기가 크게 꺾인 모습이었다. 이는 체력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후 경기는 순조로웠다. 루마니아는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했고 한국은 계속 루마니아의 골문을 두드렸다. 공격이 결실이 있었다. 대표팀은 페널티킥과  한 번의 골로 4 : 0의 대승을 거뒀다. 이강인은 페널티킥과 4번째 골로 2골을 쓸어 담았다. 그는 단 15분의 경기 출전으로 2골을 기록하는 결정력을 보였다. 대표팀은 스트라이커 황의조를 후반 교체하면서 체력 안배를 하는 여유까지 가질 수 있었다. 

 



4 : 0 승리는 큰 의미가 있다. 우선 예선 탈락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워냈다. 조 4팀이 모두 1승 1패로 물고 물리는 상황에서 한국은 +3의 골 득실로 조 1위에 올랐다. 한국은 예선 마지막 온두라스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예선 통과가 가능한 또 하나의 경우의 수를 더했다. 승리하면 조 1위가 유력하다. 분명 유리한 조건이다. 여기에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승리까지 챙겼다. 체력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루마니아전 대승은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게 했다. 대표팀은 예선 첫 경기 뉴질랜드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최약체라는 평가 속에 그들의 전력을 과소평가한 면이 있다. 뉴질랜드의 공격은 날카롭지 않았고 우수한 경기력도 아니었다. 대표팀은 우세한 점유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크게 경계한 루마니아는 달랐다. 예선 마지만 온두라스전도 다르지 않다. 상대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예선 상대들이 한국을 상대로 수비적인 전술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만하다. 

여기에 예선 2경기에서 나온 골 결정력 부재의 문제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의 분전이 절실하다. 넣어야 할 때 넣지 못하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보다 정교한 마무리와 방심하지 않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대표팀에 대한 기사는 루마니아전 대승으로 비관적인 들이 준비되었다 다시 지워지게 됐다. 예선을 무난히 통과한다면 패배가 탈락인 8강 토너먼트로 이어진다. 8강 상대는 예선 순위에 따라 일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조 예선에서 2승으로 1위 통과의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개최국이라는 이점과 함께 정예 멤버로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역시 런던 올림픽 동메달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일전은 서로의 목표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예선에서의 경기력은 일본이 더 우위에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루마니아전 대승으로 분위기를 확실히 반전시켰다. 예선 마지막 경기로 잘 풀어간다면 앞으로 경기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어쩌면 예선에서의 어려움이 더 다은 다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루마니아전 승리는 그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줬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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