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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은 한국 대표팀이 도교 올림픽 구기종목 빅게임이 동일 시간에 펼쳐지는 슈퍼데이었다. 최고 인기 스포츠 야구는 미국과 조 1위 결정전을 축구는 멕시코와 8강전을 치렀다. 여자배구는 8강 진출을 결정하는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이 있었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경기였다. 지상파 방송국의 TV 중계가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이 가는 하루였다. 

지상파의 선택은 야구와 축구였다. 여자배구는 한. 일전이라는 특별함에도 지상파 전파를 타지 못했다. 광고 시청률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지만, 정작 방송국들이 선택한 야구와 축구는 패배의 장면을 봐야 했다. 여자배구는 세계 랭킹 14위의 한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세계 랭킹 5위에 최근 연전연패한, 그것도 홈 이점까지 안고 있는 일본에 세트 스코어 3 : 2의 극적인 승리를 했다. 특히, 15점만 내면 승리하는 마지막 5세트에서 12 : 14까지 몰리며 패색이 짙었지만, 놀라운 수비 집중력과 투혼을 상황은 반전시켰고 듀스 끝에 16 : 14로 승리하는 드라마를 만들었다. 

여자배구의 간판스타 김연경은 그의 마지막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서 후배 선수들의 독려하며 팀을 이끌었다. 한. 일 전에서 김연경은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연경은 30득점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의 흐름도 차단했다. 무엇보다 뛰어난 수비로 후방을 지키며 경기 흐름을 지켜냈다. 마지막 5세트에서 김연경은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며 득점했고 특히, 수비에서 어려운 공을 계속 걷어올리며 일본의 득점을 막았다. 승리로 가는 득점은 박정아가 주도했지만, 김연경의 수비가 없었다면 극적인 승리는 없었다. 하지만 김연경이 중심이 된 여자배구팀의 한. 일전 승리는 스포츠 케이블로만 볼 수 있었다. 

반대로 야구와 축구는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야구는 조별 예선 미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투. 타에서 모두 밀리는 경기 끝에 2 : 4로 패했다. 대표팀은 조 예선은 통과했지만, 이번 올림픽 야구 경기의 독특한 일정 속에 패자전으로 밀리며 메달까지 험난한 일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픽사베이 이미지



대표팀은 미국전에 대비한 선발 카드인 사이드암 고영표가 초반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1회 초 선두타자 박해민의 빠른 발이 빛을 발하며 선취 1득점했다. 고영표는 주 무기 체인지업을 앞세워 사이드암 투수가 생소한 미국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승리의 가능성이 보였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힘의 차이가 느껴졌다.

이닝 거듭할수록 미국 타자들은 고영표의 구질에 적응했다. 미국은 홈런 2방으로 3득점하며 가볍게 경기를 역전했고 추가 1득점으로 확실한 리드를 잡았다. 고영표의 변화구를 공략한 결과였다. 대표팀은 마무리 투수 자원인 고우석을 5회 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리며 승부 흐름을 지키려 했지만, 고우석이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결국, 선발 투수 고영표의 실점은 4실점이 됐고 패전투수의 멍에를 썼다.

대표팀은 조 예선에서 원태인과 고영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들이 모두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애초 대표팀을 구성할 때 지적됐던 에이스 부재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대표팀에 첫 발탁한 원태인, 고영표는 긴 이닝을 소화하기에 역부족이었다. 한 타순이 돈 이후 구질이 노출되며 공략당하는 모습이었다. 향후 대표팀 마운드 운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타선 역시 첫 경기 이스라엘보다 수준이 높아진 미국 투수들에 고전했다. 미국은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를 연달아 이어던지게 하면서 대표팀 공격을 무력화했다. 대표팀은 1회 초 1득점 했지만, 이후 정교한 제구와 구위를 갖춘 미국 투수들을 상대로 무기력했다.

9회 초 공격에서 1득점 하며 추격하긴 했지만, 경기 흐름을 돌려놓기는 어려웠다.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지는 마운드에 비해 공격력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대하지 못했던 투수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전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좌타자 중심의 타선의 문제점도 노출됐다. 앞으로 경기에서 타선이 힘을 내지 못한다면 힘든 경기가 거듭될 가능성 큰 대표팀이었다. 무엇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의 기억을 되살리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지는 대표팀의 경기력이었다. 

그래도 야구 대표팀은 그들의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축구는 짐을 싸야 하는 처지가 됐다. 조 예선 첫 경기 패배 후 이어진 2경기에서 대승을 거두며 호평을 받았던 축구 대표팀은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수비가 완전히 허물어지며 3 : 6으로 대패했다. 최근 한국의 국제 경기에서 볼 수 없었던 대량 실점이었다. 이 패배로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했던 대표팀의 꿈도 사라졌다.

조 예선 두 번의 대승이 신기루였음을 보여주는 경기였다. 5 : 0, 6 : 0의 대승을 했던 조 예선 상대 루마니아와 온두라스와 멕시코는 차원이 다른 상대였다. 한국이 축구에서 최상의 조 편성을 받았다는 평가가 그대로 들어맞았다. A조에서도 2위로 8강에 오른 멕시코의 공격은 날카로웠다. 한국은 이런 멕시코에 강대강으로 맞섰지만, 허술한 수비는 그들의 공격 기회에서 연달아 실점했다. 올림픽 전 우려했던 허술한 수비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다.

멕시코는 대표팀의 측면을 거침없이 허물었다. 대표팀은 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그들의 공격을 저지하려 했지만, 멕시코는 가볍게 탈 압박에 성공하며 대표팀 문전을 위협했다. 공격수들의 개인기와 함께 부분 전술도 뛰어났다. 골 결정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멕시코는 전반에만 3골을 몰아쳤다. 대표팀 수비는 멕시코의 공격을 따라가기에도 버거웠다. 불필요한 파울로 페널티킥 실점까지 했다. 첫 실점 후 이동경의 멋진 왼발 슛으로 1 : 1 동점을 만드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이후 너무 쉽게 2실점 했다. 

후반전 대표팀은 보다 공격적인 전술로 나섰지만, 수비는 그만큼 더 허술해졌다. 멕시코는 헐거워진 대표팀 수비진을 자유롭게 공략했고 3골을 더 추가 득점했다.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으로 나서면 나설수록 실점하는 양상이었다. 2골을 만회하긴 했지만 승부 흐름은 멕시코 쪽으로 크게 기운 후였다. 대표팀은 결국 굴욕적인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대표팀은 예선전의 기억을 잊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자세로 8강전에 나섰지만, 현격한 수준차를 확인해야 했다. 아울러 지면 탈락하는 토너먼트에서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8강전에서 승리한 일본, 브라질은 모두 실점을 하지 않았다. 두 팀은 조 예선에서 뛰어난 공격력을 과시했었다. 일본은 조 예선에서 끈끈한 수비로 한국에 아픈 패배를 안긴 뉴질랜드와 득점 없이 전후반과 연장을 치렀고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브라질은 한 수 아래로 평가되던 이집트에 1 : 0으로 신승했다. 스페인은 경기 후반이 끝날 시점에 1 : 2로 밀렸지만, 추가시간에 골을 몰아치며 5 : 2로 승리했다. 상대팀 코트디부아르는 강력한 우승 후보 스페인을 패배 직전까지 몰았지만, 수비가 허물어지며 패했다. 

이렇게 8강전의 희비를 엇갈리게한 건 수비였다. 하지만 대표팀의 수비는 토너먼트를 버티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대표팀은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하며 수비 강화에 신경을 쓰긴 했다. 그를 중심으로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김민재 와일드카드가 소속팀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큰 차질이 생겼다. 급히 상무에 입대한 K 리그 수비수 박지수를 발탁했지만, 조직력을 갖추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올림픽 지역 예선에서 함께 했던 수비진을 그대로 활용한 것만도 못한 상황이 됐다. 수비의 불안감을 미드필더가 강력한 공격력으로 대신하려는 전략도 수월치 않았다. 

대표팀은 조 예선 첫 경기 뉴질랜드전에서 수비 위주의 전력으로 나선 상대팀에 답답한 공격력을 보였다. 높은 골 점유율에도 부실한 골 결정력과 비효율적인 공격으로 우세한 흐름을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다. 상대 공격에 수비가 무너지며 결정적 실점을 하며 0 : 1로 패했다. 이후 2경기에서 대승을 하긴 했지만, 초반 득점과 상대의 상대적으로 더 허술한 수비, 퇴장 등의 변수가 있었다. 부족한 골 결정력과 수비 불안의 문제를 다시 한번 살필 수 없었다. 특히, 와일드카드 황의조 외에 전문 스트라이커가 없는 문제점을 보완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황의조의 역량에 신뢰를 보냈지만, 황의조는 위력적이지 않았다. 그에 대한 공 투입도 원활하지 않았고 황의조 역시 움직임이 가볍지 않았다. 

공격에 활력을 더해줄 테크니션 이강인의 활용도 제한적이었다. 이강인은 조 예선 1차전 뉴질랜드전에서 만족할만한 경기력이 아니었고 경기 중 교체됐다. 이후 예선 2차전과 3차전에서 이강인은 경기 후반 교체 출전했다. 하지만 그 경기는 승부가 크게 기운 이후였다. 이강인은 예선에서 연달아 득점하며 제 역할을 했지만, 그의 역량이 모두 발휘됐다고 하긴 어려웠다.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도 이강인은 후반 교체로 출전했지만, 시간은 부족했고 크게 뒤진 경기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픽사베이 이미지



이강인은 와일드카드가 아니었지만, 지역 예선에서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 이강인이 팀 전술에 녹아들 시간이 부족했다. 기대했던 황의조와의 플레이도 잘 나오지 않았다. 와일드카드로 발탁한 권창훈과의 역할이 겹치는 모습이었다. 조 예선 1차전에서 그 모습을 확인한 대표팀은 그를 후반 교체 카드로만 활용했다. 대표팀은 팀 공격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와일드카드 황의조, 권창훈에 이강인의 조합을 대회 내내 가동하지 못했다. 지역 예선부터 함께 한 공격수 2명을 대표팀에서 제외하면서 구상한 공격 조합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만들었다. 

이런저런 분석이 나오고 있고 관련 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올림픽 축구 대표팀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은 확연한 수준차였다. 과거 올림픽 축에 대해 축구 강국들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다. 월드컵에 비해 그 전력이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본선에 오른 팀들이 와일드카드에도 신중을 기하는 등 최상의 전력을 구성했다. 8강전 상대 멕시코도 세계적인 골키퍼로 활약했던 오초아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하는 등 전력을 강화했다. 4강에 오른 스페인과 브라질, 일본도 빅 리그에서 활약하는 수들을 최대한 끌어모았다. 조 예선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전력의 8강팀 들이었다. 

한국은 나름 최상의 조합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기존에 다져놓은 조직력마다 흐트러졌다. 수비는 심각했다. 국가대표 에이스 손흥민의 올림픽 와일드카드 가능성도 있었지만, 그가 합류했다고 상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최근 A매치 대표팀에서도 보이는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그대로 드러난 올림픽 축구였다. 아시아에서는 상대적으로 앞선 공격력과 개인기로 그 문제가 가려질 수 있었지만, 한 차원 높아진 레벌에서는 도저히 가릴 수 없는 문제였다. 

이렇게 도쿄 올림픽 8강전 우리 축구사의 또 다른 흑역사를 남겼다. 축구 중계를 안본 이들을 진정한 승리자로 만들었을 만큼 아픈 패배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기억과 함께 다수의 선수들의 해외에 진출하는 등 발전을 했다고 하지만, 세계 무대에 나서기는 우리 축구가 부족함이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에 나서는 A매치 대표팀에게도 큰 교훈이 될 수 있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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