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는 역사와 문화, 멋진 자연 경관이 함께 하는 섬입니다. 이제는 다리가 놓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수도권의 대표적 여행지입니다. 강화도는 그 안에서뿐만 아니라 특색 있는 섬을 함께 품고 있습니다. 서해바다는 조망할 수 있는 사찰 보문사가 있는 석모도와 최근 레트로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는 교동도 등이 그곳입니다. 이제 두 섬은 강화도에서 다리로 연결되어 한층 더 가까워졌습니다.
이중 과거 삼국시대 중요한 요충지였고 넓은 농토가 있는 풍요의 섬이었지만, 6.25 한국전쟁 이후 북한을 지척에 둔 지리적 위치 탓에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긴장 가득한 섬이 됐습니다. 그 때문에 각종 개발행위나 변화가 불가능했고 시대의 흐름과는 동떨어지는 곳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존된 근. 현대사의 흔적들이 이제는 멋진 관광자원이 됐습니다. 교동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풍경들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방송에서도 소개되면서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여전히 교동도를 찾기 위해서는 군 검문소를 거쳐야 하고 신원 확인을 해야 하지만, 과거와 같은 긴장된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만큼 마음의 거리도 한층 가까워진 교동도입니다. 최근에는 과거의 흔적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명소를 지역에서 개발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노력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난정 저수지와 고구 저수지입니다. 그곳에는 멋진 해바라기 군락과 연꽃 군락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비가 오는 날 특별한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그곳을 찾아봤습니다.
교동도로 향하는 도중 강화도의 중화요리 맛집을 들렀습니다. 강화도에서 생산되는 식재료만 사용하는 이곳에서 순무 탕수육과 짬뽕, 짜장면과 함께 했습니다. 유명 맛집인 탓에 긴 줄을 서야 하는 수고가 있었지만,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독특함이 있었습니다.
한시간 정도 차를 몰아 찾은 난정리 해바라기 정원, SNS 등에서 보이던 풍경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찾았을 때 비는 그쳤지만, 간밤에 내린 비바람으로 해바라기들이 대부분 쓰러져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 해바라기 정원의 색다른 풍경을 기대했지만, 아쉬움으로 그 기대가 채워졌습니다.
그 와중에 몇몇 해바라기들은 다시 일어서려 힘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비바람의 풍파를 덜 받은 해바라기
난정 저수지는 주변의 벼농사를 위해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건설되었습니다. 난정 저수지 주변의 해바라기 정원은 2019년 조성되었습니다.
남북 대치의 상황 속에 지척에 있는 전쟁 정 활발히 오가던 황해도를 바라만 봐야 하는 현실은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답답한 현실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저수지 주변에 해바라기를 심고 가꾸며 이곳의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이곳은 지역민들은 물론이고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멋진 휴식처가 됐습니다.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 더 나은 현재를 만들어 보려는 주민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만들어낸 공간이었습니다. 의미 있는 곳이었지만, 날씨의 영향으로 달라진 모습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아쉬움을 안고 돌아가는 길, 한 저수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저수지는 고구 저수지로 낚시터와 연꽃 밭이 함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연꽃의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시들어가는 연꽃, 이미 꽃잎이 떨어진 연꽃, 피어나는 연꽃이 혼재하고 있었습니다.
그 다양성이 오히려 더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해바라기 정원의 아쉬움은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는 풍경이었습니다. 이곳은 비 오는 날씨가 더 멋진 경관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떠난 여정인 탓에 하루의 시간만 허락됐고 원했던 장면들을 모두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래전 기억 속에 있던 교동도가 크게 달라졌음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교동도는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현재와 미래, 과거가 공존하는 곳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짧지만, 여러 가지 기억들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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