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눈 소식이 많지 않았던 서울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기습 폭설이라는 말이 딱 맞는 갑작스러운 눈이었습니다. 눈은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였습니다. 도시의 온갖 먼지와 매연들이 한 순간 눈 속에 파묻혀 버린 것 같았습니다. 한 순간 마음속에 들어있던 온갖 복잡한 생각들도 사라졌습니다. 물론 얼마 가지 못해서 출퇴근 걱정을 해야하는 현실이지만 말이죠. 회사의 창밖으로 보이던 서울의 눈 오는 풍경을 급하게 담았습니다. 함박눈이 내립니다. 아니 그 이상이었습니다. 늘상 보던 풍경이었지만 눈은 온 세상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하지만 일상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차들은 무심히 가고자 하는 곳으로 향할 뿐입니다. 예상을 뛰어 넘는 눈, 창밖 풍경이 너무나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젠 눈이 성가시고 불편한 존재..
토요일 오전, 가방을 메고 무작정 길을 나섰습니다. 춥다는 핑계로 눈이 많이 온다는 핑계로 방안에만 갇혀 지냈던 겨울이었습니다. 내 스스로의 나태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남쪽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조금은 더 따뜻한 풍경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면서 말이죠. 하지만 남쪽으로 가는 버스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역시 하얀 눈이 함께 하는 풍경이었습니다. 전 같으면 반가운 풍경들인데 올 해는 그 느낌이 조금은 반갑되는 듯 합니다. 겨울은 춥고 눈이 많아야 제 맛이라고 했던가요? 그 때문에 발생하는 여러 불편함에 더 신경이 쓰이는 올 겨울입니다. 제가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뜻있수도 있고요. 하지만 하얀 풍경이 주는 깨끗한 느낌이 오랜 버스여행의 지루함을 덜어주었습니..
어딘가는 백년만의 추위라고 하고 어딘가는 수십만의 추위라고 합니다. 올 겨울 겨울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알려주는 나날입니다. 한 동안 실종되었던 겨울이 이번에는 자신을 확실히 알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눈이 가세하면서 하얀 겨울 풍경이 지속되는 1월입니다. 이제는 추위, 폭설이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은 시간들입니다. 그 시간들 속에서 담은 겨울의 이모저모를 한번 모아보았습니다. 눈 내린 다음날 회사 가는길 풍경입니다. 이 육교를 지나면 겨울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담담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삶의 무게는 추위를 느끼는 시간 조차 허락하지 않는 듯 합니다. 철조망 사이로 보이는 철로는 눈에 덮여 있습니다. 지하철은 눈이 쌓여 희미해진 철로를 따라 사람들을 일터로 실어 나릅니다..
서울에도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지난번에는 새벽에 내려 그 풍경을 잘 보질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한 낮에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차를 가지고 출 퇴근 하시는 분들에게는 곤혹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저도 그 부류지만 눈 오는 모습이 아직은 저에게 큰 즐거움입니다. 잠시 눈 오는 회사 주변 풍경을 작은 카메라로 이것 저것 담아 보았습니다. 옥상에서 본 풍경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내리는 눈에 도시가 잠겨버린 듯 합니다. 창 밖 풍경은 내리는 눈을 좀 더 가깝게 보여줍니다. 함박눈이 왜 이리 반가운지 아직 철이 없어 그렇겠죠. 1층 주차장으로 내려왔습니다. 날이 아주 춥지 않아 눈은 내리면 바로 녹아 없어졌습니다. 그래도 온 세상이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