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내린 폭우의 여파가 남아있던 추석날, 하늘은 잔뜩 흐려있었습니다. 당연히 추석 보름달도 보기 힘들었지요. 올해는 날씨의 심술로 달을 못 보는구나 하는 아쉬움이 커질 무렵, 밤 하늘을 가린 구름이 열리면서 보름달이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반가운 마음으로 보름달을 담았습니다. 아직 달리 덜 찬 느낌이지만 그 속살을 드러낸 달이 예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상 기후로 어느때 보다 어려움이 많았던 봄, 여름을 지나 가을로 가는 길목에 맞이한 폭우가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 달이 화창한 가을날씨를 몰고 온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점점 가까이 다가가 보았습니다. 한번 열린 하늘은 또 다시 달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한가위 보름달을 밤 내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달이 내리는 ..
평범한 일상에서도 의미있는 장면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갔던 모습들을 정지된 사진에 담으면 새로움으로 다가옵니다.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탑 사이로 달이 걸렸습니다. 사이를 흐르는 전기의 파장이 무서웠을까요? 왠지 움츠려든 듯 합니다. 감옥에 갇힌 죄수와 같은 느낌인데요. 자연의 일부와 금속의 구성물이 만들어내는 장면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고압탑을 벗어난 달이 홀가분해 보입니다. 또 다른 내일을 위해 저 멀리 모습을 감추겠지요. 이른 아침, 크레인 저머로 해가 뜨고 있습니다. 나란히 자리잡은 듯 사이 좋게 보입니다. 차가운 느낌의 크레인과 밝은 태양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실루엣이 금속의 차가움을 덜어주는 듯 합니다. 모처럼 일찍 일어난 아침에 이 모습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하..
아침 하늘에 달이 떳습니다. 비오던 날 잠시 구름 사이로 비친 해의 모습입니다. 그 모습이 초 저녁 구름 사이로 보이는 달과 같았습니다. 달이라 불리는 것이 싫었던 것인지 잠시 동안 이지만 그 빛을 좀 더 환하게 비치는 듯 하네요. 구름이 잔 뜩 끼었던 어느 날 해가 그 사이로 잠시 얼굴을 비추고 있네요.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라 생각했는지 구름 사이로 숨었다가 새로 생긴 새털구름 사이로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산 위로 달이 뜬 듯 합니다. 곡예 운전 하듯이 구름 사이로 자신을 숨기고 보여주기를 반복합니다. 밀려오는 먹구름 사이로 다시 숨어듭니다. 오늘은 이쯤해서 쉬려나 보네요. 5분여의 시간이었지만 해가 있는 변화 무쌍한 모습의 하늘을 이렇게 담아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