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서울대공원의 단풍도 거의 저물고 있습니다. 그 낙옆들이 길을 덮고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지는 낙옆과 함께 가을도 지고 있습니다. 대공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낙옆길을 시작됩니다. 낙옆길 걷기 이벤트가 있어 치우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가을을 느끼면서 대공원으로 향합니다. 대공원의 길들은 낙옆들로 새롭게 장식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길을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지나가는 시간을 아쉬워할까요? 그들의 삶을 걱정할까요? 저는 잠시 아무 생각없이 그저 걷는 것을 택했습니다. 은행나무 길이 나타났습니다. 은행잎들로 노랗게 물든 길이 늦 가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만들어 줍니다. 은행나무 잎으로 둘러쌓인 벤치에 앉아봅니다. 계속된 발걸음에 잠시 휴식을 가져봅니다. 아침에 잠깐 내린 비는 은행..
경북 문경 가은읍에 산세가 너무나 멋진 희양산이 있습니다. 읍내에서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곳입니다. 그 아래 수십개의 농가가 옹기종기 살고 있습니다. 마을에 들어섰습니다. 더 멀리 하얀 암벽처럼 도드라져 보이는 산이 희양산입니다. 예전에는 암벽 등반을 즐기는 사라들이 자주 찾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자연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입산이 철저하게 통제된다고 하네요. 저 산에 봉암사라는 오랜 고찰이 있는데 수행하는 스님들 외에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1년 단 한번 석가탄신일에만 일반인들의 출입 허용되는 곳입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이곳을 흐르는 물은 깨끗할 수 밖에 없겠지요? 지금은 물이 많이 줄었지만 여름이면 계곡을 흐르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고 합니다. 이 물은 각종 미레랄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1급..
가을비로는 꽤 많은 비가 내린 휴일, 경북 상주를 방문했습니다. 농 식품부 디지털 홍보대사로 일하면서 경북은 한 번도 가지 못했는데 이번에 경북 문경과 상주를 찾았습니다. 상주하면 경북에 있는 작은 도시 정도로 알고 있었습니다. 왠지 서울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고요. 예전에는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탓에 이곳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인근에 고속도로가 생기고 실제 그 거리가 많이 단축되었습니다. 바로 이곳 상주에가면 수 많은 감나무들이 가을의 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오후가 되자 조금씩 내리던 비는 장대기가 되었습니다. 이 200년 넘은 감나무에도 새찬비가 내리치고 있었습니다. 잘 익은 감들과 수 많은 세월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받침대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 비까지..
고양시 원당에 있는 종마목장, 원래 경주마들을 키워내고 신입 기수들을 교육하기 위해 만든 말 목장입니다. 멋진 경관 때문에 드라마 촬영도 많이하고 하면서 일반인들이 이 곳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도시 근교에서 볼 수 없는 드 넓은 목장 풍경이 답답함을 한 순간 사라지게 합니다. 목장 입구에서 초원까지 은행나무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강렬함은 덜하지만 노랑의 따뜻한 느낌 때문인지 단풍보다 은행나무에 더 정감이 가더군요. 길가에 줄지어 있는 은행나무들과 함께 가을의 정취에 빠져봅니다. 이제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일까요? 이런 장면 장면들이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말라가는 낙옆들이 가을의 끝 자락임을 말해주는 듯 합니다. 그 쓸쓸한 느낌은 싫지만 한 계절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아쉬움이 자꾸..
도심속에서 할 수 있는 과거로의 여행, 서울 삼청동길에도 가을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삼청동의 어느 음식점 마당에서 감이 익고 있습니다. 저 밑에서 계속 기다리면 하나 떨어질까요? 그 달콤함을 상상해 봅니다. 은행나무 잎이 떨어져 길을 덮고 있습니다. 시내 곳곳에는 노란 양탄자가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은행잎을 보면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합니다. 어느 작은 음식점 앞 화분에 장미꽃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화사함을 잃었지만 아름다움은 계속 간직하고 있습니다. 삼청공원의 성곽길을 따라 가을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낙옆이 떨어진 풍경을 담았습니다. 빨간 열매가 있었습니다. 무슨 종류인지 잘 모르지만 화사한 모습이 가을의 쓸쓸함을 덜어주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도심의 가을길에서 주인공이 되기도 조..
삼청동 하면 서울에서 옛스러움을 간직한 몇 안되는 곳이지요. 사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번쯤은 가서 이런 저런 모습들을 담았을 텐데요. 저는 삼청공원에서 서울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말 바위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날이 좋지는 않았지만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서울은 아름다웠습니다. 시시각각 구름의 모양이 바뀌는 서울의 하늘입니다. 삼청동에서 이런 모습을 보게되니 그 느낌이 더 새로웠습니다. 삼청공원과 주변 산에도 단풍이 들었습니다. 어느 산 보다고 멋진 풍경이 이렇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구름이 덮힌 도시에 어떤 곳은 밝은 빛, 또 다른 곳은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하늘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모양을 바꾸고 제 발걸음을 계속 한 곳에 고정시키게 합니다. 가을 하늘은 어느 곳에서나 멋집니다. 저 도시에서 많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