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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마을을 예쁜 그림으로 꾸미는 그림 마을이나 벽화 마을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침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지만 점점 그 지역들이 명소가 되고 관광 자원화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가끔은 지나친 인위성과 해당 지역 주민의 의견이 배제된 사업 추진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소외된 마을에 의미 있는 변화를 주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충남 부여 송정리에도 아담한 그림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작고 아담한 마을이지만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들이 이곳을 새롭게 바꿔놓았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마을 풍경과 어울리는 그림들이 마을을 걷는 내내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칫 마을주민에 방해가 될까 조심조심하면서 그 모습들을 담아보았습니다. 

 

 

  

최근 내린 단비로 어느 정도 해갈이 되었겠지만 제가 방문한 마을 어귀에 자리한 논에는 심어진 벼들이 목마름을 호소하는 듯 보였습니다. 말라가는 논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타는 더위에 지친 고추밭을 따라 돌담길을 따라 마을로 향했습니다. 가뭄에 지친 농촌 마을에 사진 하자 찍자고 가는 제 모습이 어떻게 비칠까 다소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마을을 둘러보았습니다. 

 

  

이곳의 벽화는 소박함이 특징이었습니다. 확 틔거나 도드라진 느낌보다는 오래전부터 그려져 있는 그림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을의 집들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인적이 없는 마을길을 조용히 걸어봅니다. 바쁜 농사철 마을분들 대부분이 일터로 나가셨겠지요. 가끔 낯선이이 방문을 경계하는 견공들이 날카롭게 짙는 소리가 이곳이 정적을 깨고 있었습니다. 골목 곳곳의 모습을 하나하나 담았습니다. 

 

  

이 마을을 도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마을이 그리 크지 않은 탓이겠지요. 하지만 곳곳에 숨겨진 그림들은 이 마을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한낮의 태양이 강했지만 예쁜 그림들을 담다 보니 힘든 줄 모르겠더군요. 

 

  

이곳을 알리는 요란한 커다한 표지판은 없었습니다. 마을 입구에 자리한 작은 표지판이 이곳이 그림마을임을 알리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의 일상을 지켜달라는 무언의 외침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부여에 갈 일이 있다면 이곳에 잠시 들러 농촌 마을 속에 그려진 작품들을 한번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곳에 사는 분들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겠지요.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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