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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의 단풍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비선대에서 왼쪽 능선을 따라가면 천불동 계곡을 지나 대청봉으로 오른쪽 오르막으로 가면 금강굴로 갈 수 있습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가장 거리가 짧은 금강굴로 향했습니다.



비선대에서 금강굴까지 거리는 600미터, 저 깍아지른 절벽에 작은 암자가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오르막 600미터는 평지의 그것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처음 시작부터 가파른 길이 이어집니다. 중도에 다시 내려가는 분들도 있고요.



철제 계단을 따라 올랐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니 너무나 아찔했습니다. 아름다운 단풍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구간은 콘크리트 계단이 있습니다.
그 경사가 상당하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올라왔는데 비선대까지의 길은 그저 하이킹 정도였습니다.
공원 관리소에서 비선대에서 금강굴까지 구간을 빨간색 난이도로 표시한 이유를 알겠더군요.





힘들게 가지고 온 카메라를 놀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저 멀리 천불동 계곡을 담았습니다. 계곡 양편에 나무들은 다양한 색을 한 양탄자 같았습니다.





한 순간 제 마음을 움직였던 아찔함도 잠시, 설악의 비경에 빠져들었습니다.
약간의 고소 공포증이 있어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이 두려웠지만 카메라의 파인더는 두려움을 없애 주었습니다.




금강굴 올라서 본 설악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이 아닐까요?

이런 곳에 작은 암자를 만들고 수행한 이들은 얼마나 불심이 깊기에 이런 고행을 마다하지 않았는지,
한번 올라오는 것도 힘들었던 저에게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제가 잠시 머문 순간에도 설악의 가을은 깊어가고 있습니다.
이 곳을 지키는 스님은 초연히 풍경을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수행하는 분에게 단풍의 아름다움은 지나가는 바람 정도겠지요?  

저에게 설악의 아름다움은 무서움도 잊게 해주었습니다.
이 곳에 또 오르라면 오를 수 있을지,
한 가지 분명한 건 좀 더 조심스럽고 경건한 마음으로 이곳을 오르게 될 것 같습니다.

설악의 아름다움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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