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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구단의 어두운 단면을 거침없이 보여주고 있는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이번에는 민감한 문제인 병역 문제를 에피소드에 넣었다. 그동안 야구를 비롯한 스포츠에서 병역 문제는 항상 뜨거운 감자였다. 특히,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야구를 비롯한 축구, 농구, 배구까지 프로스포츠에서 병역 문제는 큰 관심의 대상이었다. 

리그 상위권 레벨의 선수들에게 병역 문제는 항상 큰 고민거리였다. 예체능 특기자에 대한 병역혜택은 프로 선수들에게는 꼭 잡고 싶은 희망의 티켓이었다. 선수로서 병역 의무 이행을  위한 2년여의 공백은 선수들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이었다. 기량이 정점에 오른 시기 경기 공백은 금전적으로도 앞으로 선수 생활을 위해서도 피하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실제 군 복무 후 예전 기량을 되찾지 못하고 사라져간 선수들도 있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국가대표 선발과 국제경기 입상에 온 힘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야구에서는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 외에는 병역혜택을 받을 길이 없다. 과거 WBC 1회 대회에서 4강에 오르며 병역혜택을 받기도 했지만, 이는 특별한 경우였다. 

 



이러한 사정은 국가대표가 병역혜택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는 요인이 됐다. 아시아에서 제대로 야구를 하는 나라가 한국, 일본, 대만 정도인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야구는 3개국만의 리그지만, 선수들과 구단의 관심은 그 어느 대회보다 크다. 병역 면제라는 큰 당근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메이저리거 박찬호, 추신수도 시즌 후 대표팀에 합류해 금메달 리스트가 되기도 했다. 나라를 위해 국가대표로 나서는 건 분명 반가운 일이었지만, 과연 병역 혜택이 없었다면 이들이 국가대표 선수로 나설 수 있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도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 선발을 둘러싼 큰 잡음이 있었다. 선수 선발의 객관적 기준이 모호했고 과연 실력 위주의 선발이었지에 대한 의문을 시작으로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논란이 있었다. 해당 선수는 금메달 멤버였지만, 상당한 여론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그렇게 자리한 비호감 이미지는 여전히 그 선수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그 비난보다는 병역혜택의 기회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때, 프로야구를 강타했던 병역 비리에 상당수 선수가 연루된 것도 선수들의 절박한 심정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최근 그런 뉴스는 사라졌지만, 프로야구에서 선수로서 병역의무를 다할 수 있는 기회가 프로야구 2군 소속의 상무 외에는 더 없다는 점은 선수들을 검은 유혹에 빠져들게 하는 요인이다.

드라마에서는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한 과정 속에 새로운 변수로 이 문제가 불거졌다. 백승수 단장을 중심으로 한 드림즈 구단 관계자들은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들은 현지에서 수준 높은 기량을 지니고 있지만, 알려지지 않았던 외국인 투수와 접촉했다. 그 투수의 기량을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계약 규모다 크지 않았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암초가 그들을 가로막았다. 그들만 알고 있을 거라 여겼던 그 투수는 국내 타 구단의 레이더망에도 들어이었다. 

이런 영입 경쟁은 재정적으로 열악한 드림스에 절대 불리한 환경이었다. 그 투수에 대한 계약금 규모는 크게 치솟았다. 백승수는 금전적 조건 외 드림스만의 장점을 설명했지만, 이면계약까지 불사한 경쟁 구단과의 경쟁을 이겨낼 수 없었다. 2순위 외국인 투수에 대한 영입 시도 역시 타 구단과의 경쟁 속에 실패로 돌아갔다. 자신들의 예산 내에 있는 투수는 기량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희망 가득한 여정의 시작이었지만, 빈손 귀국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백승수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를 눈여겨보고 있었고 그와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부담이 큰 계약이었다. 그 외국인 투수는 과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가 미국인으로 귀화한 전력이 있었다. 그는 청소년 대표 시절 크게 주목받는 투수였지만, 국내 구단의 제의를 뿌리치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택했다. 이후 메이저리그에 자리를 잡는 듯 보였지만,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고 더는 선수로 복귀하지 못했다. 그 사이 그는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 국적을 취득했고 병역을 회피한 선수로 큰 비난을 받았다. 그에게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지만, 병역회피를 위해 국적을 버렸다는 낙인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그의 이름도 잊혀져갔다. 

이후 미국에서 야구 선수가 아닌 국내 구단을 위한 현지 스카우트 일을 하던 그에게 백승수가 손을 내밀었다. 백승수는 그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고 충분히 프로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에 대한 징계 문제도 외국인 선수로 입단하면 문제없음도 확인했다. 무엇보다 그의 야구에 대한 열망과 절실함을 확인했다. 그는 그에게 선수로서 기회를 주고자 했고 재정적으로 큰 한계가 있는 구단 사정도 고려했다. 

이런 결정은 구단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마주하게 했다. 병역을 회피한 선수를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결정은 국민 정서에도 반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백승수는 자신만의 논리로 이를 정면돌파하려 했다. 국적 포기의 이유와 불가피한 사정을 설명하며 비난의 시선을 극복하려 했다. 하지만 병역 문제에 민감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구단 고위층마저 이에 반감을 보이는 상황은 백승수의 입지를 흔들리게 할 위험도 높이고 있다. 이는 구단을 개혁하고 강한 팀으로 만들려는 그의 계획이 시작하기도 전에 좌초하게 할 수도 있다. 백승수의 타개책이 무엇인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설정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만약 병역을 회피하기 위해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선수가 외국인 선수 자격으로 입단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 해당 구단은 사회적 비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그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는 스포츠와 병역의 문제를 이 에피소드를 통해 정면으로 다뤘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나 올림픽 동메달이라는 한정된 기회를 통해 병역혜택을 받아야 하는 현실에서 병역혜택이라는 목적이 없다면 과연 국가대표로서 자긍심을 자긍심을 가지고 국제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아시안게임, 올림픽 외 야구 국가대항전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는 사뭇 다른 것이 사실이다. 병역혜택을 받은 이후 국가대표 선발에 미온적인 선수들이 상당수고 어떤 메이저리거는 자신의 아들들의 한국 국적을 포기하기로 하면서 비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공평하게 지워져야 할 의무가 병역의 의무다. 스포츠 스타들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병역혜택이 선수의 목표와 목적이 되는 현실은 분명 문제가 있다. 드라마의 에피소드지만, 스포츠와 병역의 문제에 대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장면들이었다. 

사진 : 드라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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