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17회] 이몽룡, 성춘향의 이야기가 있는 남원에서 만난 사람들

문화/미디어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1. 4. 15. 07:30

본문

728x90
반응형

전북 남원은 지역의 삼국시대 백제와 가야의 영역에 있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던 시기에는 고구려 유민들이 부흥운동을 전개하는 과정에 과거 백제 영역이었던 익산에 세운 보덕국이 망하면서 그 유민들 다수가 남원으로 이주했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남원은 삼국시대 모든 나라의 영향력 미치는 독특한 역사적 전통이 있다. 

또한, 남원은 조선시대 고전소설이자 한글소설인 춘향전의 무대로 크게 알려져 있다. 난 원하면 떠오르는 이름인 성춘향과 이몽룡은 소설 춘향전의 주인공이다. 이런 역사적 전통이 함께 하는 남원은 지리산 자락의 청정 자연과도 함께 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도시 기행 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는 남원을 지켜가고 있는 이웃들을 만나고 그들이 이야기와 함께 했다.

여정의 시작은 남원을 상징하는 광한루원이었다. 소설 춘향전에서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났던 장소로 등장하는 광한루는 전통 한옥과 멋진 정원으로 꾸며져 있고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광한루원은 넓은 면적과 함께 곳곳에 번잡한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힐링의 공간이 있었다. 남원의 랜드마크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남원의 이웃들을 만났다. 

원도심의 길을 걷다 이른 아침부터 손님들이  서 있는 오래된 빵집을 발견했다. 이 빵집은 남원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찾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 아몬드가 가득 들어간 아몬드 빵과 크림 가득한 곰보빵은 다소 투박해 보이면서 사장님의 정성이 가득한 정겨움으로 다가왔다. 36년간 이 빵집을 운영하는 사장님 부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몬드로 맛을 내는 이곳만의 빵을 만들고 있었다. 수십 년의 노력의 결정체인 아몬드 빵은 이제 많은 이들의 그 맛을 인정하고 있다. 맛있을 빵을 위한 진정성이 통한 결과로 보였다. 

 



그 빵집을 나와 지역의 박물관인 남원 다우 미관을 찾았다. 이곳은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 살필 수 있었다. 특히, 근. 현대사의 격벽기 속 남원의 모습을 상세히 살필 수 있었는데 과거 생활사를 알 수 있는 전시물과 과거 남원의 거리를 느낄 수 있는 멀티미디어 인력거가 인상적이었다. 

박물관은 나와 봄기운이 완연한 시골길을 걸었다. 어느 마을 한편에서 전통주에 꼭 들어가는 누룩을 만드는 마을 사람들을 만났다. 이곳의 누룩은 전통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누룩은 특별함이 있었다. 조선시대 각 지역과 가정에서는 그들만의 전통주가 있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우리 전통주는 상당수 그 명맥이 끊어졌다. 일제 강점기 제2차 세계 대전의 와중에 중일 전쟁과 미국과의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제는 전쟁을 위해 식민 지배를 하던 우리네에서도 각종 인적, 물적 수탈을 자행했다. 그 과정에서 주 식량이 쌀의 수급도 철저히 통제됐다. 당연히 쌀을 주재료로 하는 전통주의 제조도 크게 위축됐다. 해방 이후에도 식량 부족이 지속하는 가운데 전통주의 제조는 어려웠다. 

남원의 한마을에서는 그런 시대적 배경 속애 사라져가는 전통주의 명맥을 이어가는 차원에서 전국 각지의 누룩 제조 방법을 다시 복원하고 지켜가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들도 계승되는 누룩은 단순히 술의 재료가 아닌 우리 문화의 흐름을 이어가는 일이었다. 

다시 화창한 봄날의 길을 걸었다. 그 길에서 한 국숫집을 만났다. 여느 국숫집과 다를 게 없어 보이던 국숫집에서는 골뱅이 국수가 주메뉴였는데 제철 과일이 듬뿍 들어간 육수가 독특했다. 이 국숫집을 찾는 이들은 계절마다 바뀌는 과일향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국숫집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아들과 함께 국숫집을 운영하던 사장님은 아들이 사업 실패 등의 이유로 돌연 연락이 두절되면서 긴 기다림과 그리움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국숫집은 많은 이들이 찾는 등 맛집이 됐지만, 그의 삶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아들의 빈자리를 항상 사장님의 마음 한 편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 기다림이 사라지길 바라며 또 다른 길을 향했다. 

마을에서 벗아나 걷던 길 오래전 피역이 된 간이역이 보였다. 그 폐역은 1934년 운영을 시작한 서도역이었다. 2002년 폐역이 된 이후 지금은 그 역사가 보존되고 주변이 공원으로 조성되고 방문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폐역은 봄 햇살 아래 긴 세월의 기억을 품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다시 시골의 마을로 들어섰다. 그곳에서 물 박을 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할머니들을 만났다. 그 할머니들은 오랜 세월 한마을에서 살며 서로에게 남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 여성들에게 힘겹기만 했던 시집살이 어려움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쌓아온 세월은 할머니들을 더 강하게 묶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시집살이의 설움을 조금이나마 달래보려 힘껏 내리쳤을 물박이 지금은 그들만의 놀이로 자리하고 있었다. 할머니들이 삶은 앞으로 밝은 봄날의 햇살같이 따스함으로 채워지길 바라며 다시 길을 나섰다.

그 길에서 항아리 가마가 보였다. 가족들이 함께 꾸려가는 가마에서는 전통 모양의 항아리와 토기와 함께 어느 가마에도 없는 게 구워지고 있었다. 토기와 함께 구어지는 건 소금이었다. 그 소금은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김부각의 재료로 그 맛을 더 깊어지게 하고 있었다. 김부각은 내륙 지방이었던 남원에서 김을 보다 오래 보관하고 먹기 위한 방편으로 만들어졌고 지금은 별미 간식이 됐다. 한 연예인이 방송을 통해 부각을 알리면서 더 유명해졌다. 그리고 남원은 전국 김부각 생산량의 70%를 점할 정도로 지역의 명물이기도 하다.

이 가마에서는 도예가의 삶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 김부각을 만들어 팔았고 가마에서 구운 남다른 소금을 더하고 있었다. 전통을 지키면서 그 전통방식으로 또 다른 맛을 만들어낸 독특한 현장이었다. 도시에 살다 귀촌 한 부부는 그 김부각이 떠 다른 작품이었거 또 다른 삶을 열어가고 있었다. 

또 다른 마을에 들렀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독특한 전시물이 곳곳에 보였다. 그 전시물을 따라 들어간 집에서 주인을 만났다. 그는 과거 어머니를 모시고 살 때 어머니를 위해 다양한 모양의 작품들을 만들었다고 했다. 몸이 불편했던 어머니였지만, 아들이 만든 작품을 보고 즐거워했고 아들은 그런 어머니를 위해 재미있는 모양의 작품들을 계속 만들었다. 지금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아들은 그때의 추억을 잊지 못하고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그에게 이 정원은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함께 하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을 뒤로하고 마지막 여정을 이어갔다. 지리산에 자리한 민박집에 들렀다. 그 민박집은 봄나물 가득한 상차림이 방문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밥상은 풍성한 나물에 어머니의 손맛이 더해진 어머니 밥상이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어머니 나물 밥상은 한번 방문한 이들을 또 찾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거기에 방문객들을 위한 어머니의 각별한 마음까지 방문자들은 마음 가득 따뜻함을 안고 행복한 기억을 채워가고 있었다.

이렇게 역사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남원에는 우리 이웃들의 삶이 함께 녹아들어 있었다. 우리 전통을 이어가는 이도 있었고 가슴 아픈 사연을 마음에 묻고 살아가는 이들도 있었다. 각기 다른 삶이었지만, 그들은 모두 하루하루를 알차게 채워가고 있었다. 그런 이웃들의 삶이 모여 남원의 새로운 역사가 하루하루 만들어지고 있었다.

사진 : 프로그램 홈페이지, 글 : jihuni74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