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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18회] 봄향기 가득한 경북 김천에서 만난 사람들

문화/미디어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1. 4. 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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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은 지리적으로 여러 시군과 맞닿아 있는 내륙의 도시다. 서쪽으로는 충북 영동과 전북 무주, 동쪽으로는 경북 구미, 남쪽으로는 경남 거창, 북쪽으로는 경북 상주와 경계를 하고 있다. 이런 지리적 특성 탓인지 김천은 교통의 요지로 경부선 철도와 경부 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가 지난다. 최근에는 한국 도로공사가 이전하면서 혁신 도시가 조성되고 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마련됐다. 

이런 지리적 특성과 함께 김천은 소백산맥 지류의 금오산과 황악산이 동서로 시를 감싸고 낙동강 지류의 하천인 비옥한 토지를 조성해주고 있다. 이는 김천 곳곳에 멋진 경관을 만들어 주었다. 또한,  김천은 삼국시대 신라를 기원으로 하는 천년 고찰 직시사가 있고 그 직지사는 여러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연과 역사의 흔적, 새로운 희망이 함께 하는 도시 김천을 도시 기행 프로그램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에서 찾았다. 그곳에서 김천의 이모저모와 이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을 만났다. 

여정은 김천의 새로운 명소 부항댐 짚라인에서 시작했다. 국내 최대 높이인 94미터에서 부항댐의 경기를 보며 내려오는 짚라인은 아찔함과 함께 봄빛으로 문들어가는 김천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즐거움이 함께 했다. 짚라인을 따라가며 보이는 풍경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짚라인의 흥분을 뒤로하고 김천의 동네 곳곳을 찾았다. 

첫 마을은 봄꽃 그림들로 마을 집들의 벽을 채운 마을이었다. 전국 각지에 벽화마을이 조성되고 있지만, 김천의 벽화마을을 봄과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림들이었다. 봄꽃 그림을 따라 걷다 보니 주물 작업인 한창인 공업사가 보였다. 그곳에서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철로 만든 대문 문고리가 보였다. 이곳은 철 문고리나 오래된 가구 등에서 볼 수 있는 경첩, 손잡이, 모서리 등에 사용되는 정석을 만드는 곳이었다. 지금은 아파트가 주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현대식 문이 다수를 이루면서 전통 방식의 정석 수요는 크게 줄었다. 그 때문에 이일을 하는 공업사도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이 공업사는 50년 넘은 세월을 견디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제 팔순을 넘어선 아버지에게서 그 아들로 그 기술이 전해지며 가업으로 계승되고 있었다. 이 부자는 강한 장인정신과 자부심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장년층들에게는 추억의 장면이 될 수 있는 사자 모양의 문고리를 비롯해 다양한 모양의 문고리 틀로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이 공업사는 잊히는 우리 전통을 지키는 또 하나의 보루였다. 

공업사를 떠나 김천의 오래된 전통 시장을 찾았다. 전통 시장 곳곳에는 봄에만 만날 수 있는 산나물과 봄꽃 들이 곳곳에 있어 지금이 봄임을 실감하게 했다. 전통시장의 또 다른 재미인 먹거리 탐방을 위해 시장길을 따라 걸었다. 먹자골목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가게가 보였다. 이 순대는 보통의 순대와 다른 피순대 가게로 20년째 전통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금 사장님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만들어주던 피순대 방식 그대로 순대를 만들어 팔고 있었다. 지금도 그 맛을 잊지 않고 오랜 단골들이 이 가게를 찾고 있었다. 수십 년을 이어온 내공의 맛은 세월의 지나도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었다.

이 순대집의 사장님은 과거 사업 실패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 순대집 가게는 통해 재기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이 순대가게는 그의 또 다른 삶을 열어준 공간이기도 하고 그리운 아버지가 체취가 남은 소중한 공간이기도 했다. 그런 마음이 가득 담긴 김천 전통시장의 순대는 더 특별해 보였다. 시장을 나와 김천의 또 다른 명소를 찾았다.

연화지라 불리는 연못이 그곳이었다. 이곳은 이름만 들으면 연꽃을 연상하게 하지만, 한자어는 솔개 연자와 변화할 화자가 결합되어 있다. 이 이름에는 특별한 전설이 함께 하고 있었다. 조선시대 이 지역의 수령이 꿈에서 솔개가 봉황이 되어 날아가는 꿈을 꾸었고 지금의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연화지는 그 유서 깊은 장소라 할 수 있다. 지금은 멋진 벚꽃 풍경이 함께 시민들의 휴식처로 봄이면 멋진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 오는 연인들이 발걸음을 하는 곳이 되었다. 위에서 본 연화지의 모습은 꽃반지를 연상시키고 있어 추억의 장소로 더 의미가 있었다. 

연화지를 벗어나 한 마을길을 걸었다. 그 길에서 중형 오토바이가 굉음을 일으키며 지나갔다. 그 오토바이를 따라 바이크족들의 성지를 찾을 수 있었다. 7년전 귀농한 이가 만든 이 공간은 바이크족들 사이에서는 숨겨진 명소로 이름을 높았다. 특히, 이곳의 주인은 바이크 헬멧은 새롭게 디자인하고 그림을 색을 입히고 그림을 그려 개성만점의 헬멧으로 만들어주는 헬멧 커스텀 장인이었다. 그의 손길은 그 누구보다 자신만의 멋을 추구하는 바이크족들의 취향에 맞는 헬멧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귀농 이후에도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그 꿈을 함께 하는 이들과의 공간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모습이 멋있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다시 낙동강 지류의 한 마을을 찾았다. 과거 낙동강 물길을 따라 각종 생필품을 싣고온 배들이  정박하던 나루터가 있어 배시내라고도 불리던 이 마을을 다른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쇠퇴기에 접어들었고 한적한 시골의 풍경으로 변했다. 하지만 이 마을에는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명소가 있었다. 그곳을 가보니 레트로 감성 가득한 커피 전문점이었다. 인테리어와 외관도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켰지만, 뻥티기 기계로 로스팅을 하는 커피와 놋그릇 잔까지 여느 커피전문점과는 다른 감성이 가득한 곳이었다. 

이 커피전문점의 사장님은 과거 사업 실패로 어려움을 겪던 중 이 마을로 들어오게 됐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커피 전문점을 열었다. 그의 간절함과 독특한 아이디어가 통하면서 이 커피전문점은 SNS 명소가 되면서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사장님은 나아진 형편에서 이 커피전문점을 지키며 지역민들과 이곳을 찾는 손님들과의 상호 소통과 교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들이 있어 자신이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었다는 고마움을 그는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행복을 이 곳에서 그는 찾았다. 커피전문점 한 편에 단골손님들의 사진으로 장식된 공간은 이러한 그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여정의 막바지 한 산골 마을의 농가를 찾았다. 그 농가에서는 산지에서 나는 봄나물과 어머니의 손길이 더해진 시골 밥상이 방문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정성 가득한 시골밥상에는 남다른 사연이 숨어 있었다. 노인이 된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딸은 힘든 담배 농사를 하는 부모님의 수고를 덜어들이고자 보다 농사가 용이한 포도밭을 조성해 드렸다. 하지만 딸의 호의는 포도 농사를 하던 아버지가 농기계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큰 아픔으로 돌아왔다. 이에 딸은 아버지 사후 외로운 시골 삶을 살아갈 어머니를 위해 귀농을 결심했고 그의 남편도 함께 했다. 그렇게 다시 만난 모녀는 시골 마을에서 하루하루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아픈 과거를 잊고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 채워진 모녀의 삶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유구한 전통의 도시 김천에는 남다른 사연을 간직한 이웃들이 곳곳에서 그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소중한 우리 전통을 지켜가는 장인, 가업을 이어가는 이들, 제2의 인생을 힘차게 열어가는 이들, 가정의 사랑으로 봄날 같은 삶을 사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의 모습은 모두 봄날의 햇살처럼 밝고 건강해 보였다. 이런 이들이 모여있는 김천의 봄 날씨는 그래서 더 따뜻하고 화사해 보였다. 

 

사진 : 프로그램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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