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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는 인간의 삶에서 있어 중요한 3요소다. 옷과 먹을 것과 집은 선사시대부터 인간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문제였다. 이 중 '의' 즉, 옷이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의미가 있다. 당연히 먹거리는 생명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요소이고 집은 날씨의 변화와 천적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다. 선사시대를 기준으로 옷은 먹을 것과 집 이상의 가치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석기 시대에도 돌로 만든 도구를 사용해 실을 뽑고 옷을 만들어 입었다. 선사시대인들에게도 의복을 만들어 입는 건 중요한 일이었다. 이는 연약한 피부를 외부의 각종 위험 요소들로부터 보호하는 의미도 있고 자신을 가꾸고 드러내는 수단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의복은 화려해지고 자신의 신분과 직위를 상징하는 요소로 자리했다. 생존만으로 족했던 선사시대가 지나 문면 시대로 접어들면서, 더 나은 삶을 찾으려는 역사발전 단계가 진행될수록 옷은 다양해지고 그 종류도 늘어갔다.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이는 데 옷은 중요한 수단이 됐다. 

현대 사회에서도 옷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다. 비판도 있지만, 외모가 중요한 경쟁력이 되는 시대, 옷은 나를 표현하고 돋보이게 할 수 있다. 어느 순간, 사람들은 소위 '명품'에 열광한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조차 방송이 미디어에서는 정장과 메이크업을 하고 등장하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타임과 사회가 자신을 보는 시선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고 매일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어떤 스타일링을 할지 고민한다. 이는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그 한편에서 사람들은 유행에 크게 민감하게 되고 특정한 시기에 유행하는 복식이나 두발 등을 칭하는 패션의 흐름에 귀를 기울이고 그 패션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그 사람들의 수요로 인해 패션은 거대한 산업이 됐고 많은 돈이 움직이고 있다. 거대 패션 기업들의 영향력 또한 매우 크다. 그들의 제품은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매우 고가에 소비된다. 

 

 

 



이런 명품과 달리 유행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소비자들의 필요해 대응하며 쉼없이 새로운 패션 아이템을 만들어내고 소비를 이끌어내는 '패스트 패션'도 패션의 중요한 한 축이 됐다. '패스트 패션'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패스트 푸드'를 연상하면 된다. '패스트 푸드'는 주문 후 빠르게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메뉴의 종류도 다양하다. 중요한 외식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패스트 패션'은 패션을 개념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유행의 흐름이 보통 계절별로 변하지만, '패스트 패션'은 계절 안에서도 빠르게 신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 놓는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고 소비자들을 불러모은 후 빠르게 그 제품을 팔고 빠르게 신상품을 내놓는다. 빠른 회전과 함께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으로 트랜드 변화가 민감한 소비자들의 마음을 파고든다. 그 회사들은 자체 생산라인과 유통망, 전용 매장을 만들고 빠르게 제품을 유통한다. 이런 '패스트 패션'을 주도하는 기업들의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익숙해졌다.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의 최신 패션 의류와 악세사리를 빠르게 사용할 수 있고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제품의 회전 주기가 빠른 탓에 희소성을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뛰어난 가성비의 패션 아이템을 수시로 착용할 수 있다.  패선 기업들은 그 가성비를 위해 저개발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생산을 하는 탓에 제품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이 '패스트 패션'은 중요한 패션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이제 사람들은 최신 유행의 옷을 아주 손쉽게 구입할 수 있고 패션 리더속에 포함될 수 있다. 또한, 유행이 지난 옷을 과감히 버리고 또 다른 신상품을 살 수 있다. 그 속에서 옷은 쉽게 소비되고 버려진다. 

하지만 이런 '패스트 패션'의 흐름은 많은 의류 제품의 생산으로 이어지고 그에 따른 재고의 증가를 불러온다. 이미 지구에는 수많은 패션 브랜드와 제품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다. 소비의 주기가 단축된다는 점은 의류 관련 재고와 버려지는 폐기물이 늘어남을 의미한다. 

실제 의류 폐기물의 양은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미 처리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빠르게 생산하고 소비하는 만큼 빠르게 버려지고 있는 의류다. 그렇게 버려지는 의류는 중요한 쓰레기가 되고 있다. 문제는 의류 폐기물의 재료는 상당 부분 플라스틱을 기반으로 하는 폴리에스터라는 점이다. 플라스틱은 수백년의 세월이 흘러도 자연분해가 되지 않는다.

의류 쓰레기 폐기물 역시 마찬가지다. 쌓이는 의류 폐기물은 지구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구에서는 년간 엄청난 량의 옷과 의류가 생산되고 폐기되고 있다. 생산과 소비 폐기의 순환 구조는 지구의 생태계 흐름에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 플라스틱이나 온실가스, 각종 공해물질처럼 지구를 위협하는 위험 물질로 축적되고 있다. 인간의 기본 욕구인 의복, 그 의복을 만드는 패션산업이 이제는 지구를 병들게 하는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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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결책으로 재활용 등 활용방안이 있지만, 그 양은 제한적이다. 아파트 단지나 동네 등에서 폐 의류 수거함이 있고 국가 차원에서 그 활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처리 용량에는 한계가 있다. 의류 수거 업체는 그 의류를 선별해 저개발국가가 수출하기도 하고 산업용으로 재 처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당수는 폐기 절차를 밟는다. 이전 보다 크게 늘어난 의류폐기물의 양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저개발국 역시 한계를 초과했다. 오히려 의류 폐기물 및 각종 산업 폐기물들은 수출의 명복으로 저개발국에 그 처리를 떠넘기는 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이런 폐기물의 처리와 함께 생산 과정에서도 패션 산업은 많은 자원을 소모한다. 탈 탄소가 인류의 중요한 이슈가 되는 현실에서 패션 산업은 이에 역행하고 있다. 실제 의류 한 벌을 생산하는 데 있어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고 공장을 가동하는데 있어서도 다량의 화석연료가 필요하다. 의류의 중요한 재려 중 하나인 면화 생산에도 많은 물이 필요하고 다량의 농약 등이 살포된다. 특히, 패션 생산을 전담하는 저개발국가에서 다량의 탄소 발생과 환경오염의 문제를 떠 앉고 있다.

여기에 제품 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저개발국의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속에 놓여있다. 동대문 봉제거리에서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이 외침이 있었던 1970년대 동대문 봉제거리,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주로 일했던 1960년대와 70년대 섬유공장의 상황이 그곳에서 재현되고 있다. 이렇게 패션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저개발국가 국민들이지만, 그들에게 최신 패션과 트랜드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 국가와 노동자들은 불공한 공급망 시스템 속에 놓여 있다.  

 

방송링크

https://youtu.be/7-LcdtTGOGY

 



이런 패션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다. 의류 폐기물의 재활용과 관련한 시도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고 패션 산업의 환경오염 요인을 제거하고 제품 공급 유통과정에서의 불공정성을 완화하는 공정무역을 위한 노력이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중요시되고 있는 동물복지에 크게 역행하는 가죽패션에 대한 개선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기존의 인조가죽 외에 천연 소재를 이용한 비건 가죽도 점점 그 종류가 늘어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으로 발전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공정무역을 지향하거나 재활용 소재를 이용한 옷을 만들거나 생산과 유통 등에 있어 탄소발생을 억제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이런 노력을 하는 기업들에 호응하고 친환경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친환경과 저탄소의 기조는 미래 패션산업에서 생존하기 위한 기업의 중요한 전략이 되고 있다. 실제 몇몇 기업들은 그들의 제품 생산과 유통의 공급망에 공정무역을 중요한 가치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공정무역은 제품을 생산하는 저개발국에 대한 불이익 구조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권익과 생활수준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 해소, 환경 친화적인 제품 생산, 공정한 이익 분배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 실제 이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고 큰 호응을 얻기도 하고 있다. 

이에 더해 기업들을 그들의 저탄소, 친환경적 제품 생산을 추구하며 중요한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 실제는 그렇지 않으면서 친환경 이미지만 만들어 내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소비자 기만행위를 '그린워싱'이라 하는데 국제 환경 단체들은 이런 기업의 형태를 고발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 친환경 지수 평가표

 


대표적으로 글로벌 비영리 환경단체 스탠드 어스(Stand earth)에서는 최근 유명 패션브랜드들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을 평가해 그 결과는 그들의 사이트에 공표하기도 했다. 패션 스탠드 어스 (https://fashion.stand.earth/)  사이트에는 각 브랜드의 성적표를 학점으로 보여주고 있다. 기업들의 공언과 마케팅 활동 등을 고려하면 그 결과는 실망스러운 수준으로 공정무역과 친환경 생산을 표방하고 있는 브랜드 역시 C학점 수준이고 다수의 명품 브랜드는 낙제 수준의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어니 기업이 친환경 제품 생산을 구현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고 기업들 역시 마케팅 측면이 아닌 실질적인 움직음을 이끌어 낼 수 있어 보인다. 

이런 기업들의 노력 외에 소비자들의 변화가 요구된다. 이제는' 패스트 패션'에 대응하는 '슬로우 패션'이 대안으로 힘을 더 얻을 필요가 있다. 이는 말 그대로 옷의 생산과 소비를 늦추는 것으로 생산자는 유행보다는 오래동안 입을 수 있는 제품 디자인과 생산을 하고 소비자는 유행에 따르기 보다 자신의 개성과 취향에 맞게 옷을 선택한다. 또한, 옷을 쉽게 버리기 보다는 리폼을 하거나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에서 '슬로우 패션' 참여는 이익의 감소를 불러올 수밖에 이는 기업의 생존과 연결될 수 있고 기업 종사자들의 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들 역시 유행의 흐름을 외면하기 어렵고 리폼 등의 과정이 아직은 불편하다. 전 사회적인 인식 변화와 정책적 뒷받침 필요한 일이다. 환경부에서는 저탄소 생산 제품에 대한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재품 구매시 그 인증마크 등을 확인하는 것도 패션산업의 변화를 이끄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분명한 건 패션 산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지금의 쉽게 생산되어 소비되고 버려지는 산업의 흐름은 분명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빠르고 편리하고 간편한 일상은 분명 삶의 질을 높여준다. 그런 삶을 쉽게 변화시키기도 어렵다. 자칫 발전이 아닌 퇴보로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 기후위기 더는 미래의 문제가 아닌 현재의 문제가 되고 있다. 환경 오염의 피해가 우리 일상에도 미치고 있는데 현실이다. 무엇인지 행동해야 할 시점이다. '패스트 패션'의 '패스트', 속도를 늦추는 건 우리 삶을 지키는 일이다.

소비자들이 이 문제를 인식하고 소비행태를 바꾸는 등 그에 필요한 행동을 하나 둘 실천해 간다면 변화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회의 변화는 결국 시민들의 단결된 행동이 있어야 속도를 낼 수 있다.  'TBS 신박한 벙커' 는 패션 산업의 어두운 이면과 함께 미래 패션산업이 가야할 길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진 : 픽사베이/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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