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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네바다주에 위치한 도시 라스베가스는 도막과 화려한 쇼로 대표되는 환락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실제 라스베가스에는 대형 카지노를 비롯해 도박장이 곳곳에 있고 그 도박장을 근거로 호텔과 각종 유흥 시설이 혼재하고 있다.

특히, 라스베가스 야경의 화려함은 이 도시가 어떤 곳인지를 상징하고 있다. 지금도 라스베가스에는 수 은 판돈이 오가는 도박장에서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엇갈리고 도시의 화려함을 즐기기 위한 여행자들도 북적이고 있다. 이에 라스베가스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고 성공의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화려한 단면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어두운 이면도 함께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라스베가스의 성장과 발전은 세게 최강국 미국의 발전사와 내면의 문제들을 함께 한 도시라 할 수 있다. 실제 라스베가스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의 과정은 한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라스베가스 일대는 연중 강수가 거의 없고 척박한 사막 지형의 황무지였다. 모하비 사막과 여름철 엄청난 더위가 엄습하는 곳으로 유명한 데스벨리도 이 지역에 있다. 라스베가는 이 지역에서 물이 있는 오아시스가 있었고 그곳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물론, 열악한 접근성과 환경으로 남북전쟁 이후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에도 주 거주자는 원주민들이었다. 백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불모지가 라스베가스였다. 

 

 

 




불모지에서 환락의 도시로 


이 지역에 변화가 생긴 건 19세기 후반,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한 모르몬교들의 등장이었다. 모르몬교는 일부다처제를 허용하는 독특한 교리와 금욕주의로 인해 미국의 주류 사회에서 배척됐다. 이에 모르몬교 신자들은 주 활동 지역인 뉴욕을 떠나 서부로 이동했다. 그러던 중 일부가 라스베가스에 정착을 시도했다. 하지만 초기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원주민들과의 관계가 무리한 선교활동 등으로 어긋났고 열악한 환경 등이 겹치며 완전 정착에는 실패했다. 

이렇게 백인들에게는 미지의 땅이었던 라스베가스였지만, 이곳 역시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1900년대 들어 미국 서부의 대표 도시 LA와 동부를 연결하는 철도가 부설되고 서부지역에 금광이 발견되면서 많은 이들이 서부로 향했다. 마침 라스베가스에 철도역이 만들어지고 라스베가사는 서부로 향하는 관문으로 많은 유동인구로 생겨났다.

그들 중에는 철도 공사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금광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이들 등이 혼재했다. 유동인구의 증가는 상권의 발전을 촉진했다. 상주하는 인구보다는 거쳐가는 이들이 많았던 탓에 그 많은 유흥업소나 식당, 클럽 등이 상권의 주류를 이뤘고 이는 라스베가스를 유흥의 도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상주인구가 없는 발전은 경제 상황 등 외적 변수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1929년부터 미국 경제를 큰 혼란 속으로 몰아넣은 경제 대공황과 철도 파업 등은 라스베가스의 큰 위기가 됐다. 이 위기는 경제 대공황 극복을 위한 대규모 토목공사 실시로 대표되는 뉴딜 정책을 통해 반전됐다. 

마침 라스베가스 인근에 대형 수력발전소를 겸하는 후버댐 공사가 시작됐고 많은 노동자들의 증가로 라스베가스 경제에 훈풍이 불었다. 때맞춰 후버댐 배후 도시의 개발 계획은 라스베가스 부흥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이 계획은 무산됐지만, 라스베가스는 지역의 늘어난 인구를 기반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 했다. 환락과 도박의 도시로의 특화였다. 

 

 




카지노 산업의 중심지로


1931년 라스베가스가 속한 네바다 주는 주법으로 술 판매와 도박을 허용하는 법령을 공포했다. 당시는 여전히 연방정부 차원에서 금주법이 지속 시행중이었던 상황으로 매우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이후 라스베가스에는 대규모 도박장인 카지노와 유흥업소가 혼재하는 환락의 도시로 특화되어 발전했다. 1936년 후버댐의 완공과 풍부한 전력 공급은 라스베가스를 밤에도 그 불빛이 꺼지지 않는 환락의 도시가 되도록 했다. 인근의 도시에서 수많은 이들이 유흥을 즐기기 위해 라스베가스를 찾았다. 지역의 경기도 크게 부흥했다. 

이런 라스베가스의 발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마피아다. 그들은 큰돈이 되는 도박, 유흥산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대규모 카지노 건설 등 개발에 적극 나섰다. 많은 현금이 오가는 도박장은 자금 세탁 및 불법 자금의 은닉 등에 용이하기도 했고 서부에 자리한 네바다주는 연방 경찰의 감시에 상대적으로 덜한 곳이기도 했다. 범죄 조직에 합법적 기업의 이미지를 더할 수 있기도 했다. 

마피아들은 라스베가스 인근 사막 지역을 매입해 개발에 나섰다. 이는 라스베가스의 외적 성장에 큰 계기가 됐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인물인 벅시 시걸인다. 마피아 조직의 일원이었던 그는 지금의 카지노호텔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대형 호텔을 1946년 완공했다. 도박 산업화의 시작이었다. 

그는 대형 카지노호텔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전에 없었던 색다른 마케팅과 내부 인테리어 등을 통해 기존 카지노의 도박장 이미지를 바꿔냈다. 현대적 카지노호텔의 모델을 만들었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벅시 시걸은 호텔 건설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를 받았고 그에 비해 초기 사업이 부진하면서 호텔 경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아직은 대규모 카지노호텔이 대중들에게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벅시 시걸 -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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벅시 시걸 그리고 전성기로 


이 시점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947년 벅시 시걸의 의문의 피살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그의 호텔은 또 다른 마피아 조직으로 넘어갔다. 그의 죽음과 관련해 금전 관계 등이 원인이 됐다는 설이 우세하지만, 사건의 배후 등은 완벽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벅시 시걸은 범죄자이었음에도 라스베가스의 발전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건 분명하다. 

사업 부진 등이 원인이 되어 벅시 시걸이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지만, 라스베가스의 도박 산업은 이후 크게 발전했다. 대규모 자본이 지속 유입되고 대형 카지노호텔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카지노 산업의 중심지로 라스베가스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일확천금의 기회를 잡기 위해 어디서도 경험할 수 있는 유흥을 즐기기 위한 발길이 미국 각지에서 이어졌다. 

카지노 호텔들은 이에 발맞춰 과학적인 카지노 설계와 영업, 하이롤러라 불리는 큰 손 고객들의 적극 유치 등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했다. 또한, 도박과 유흥 외에 프랭크 시나트라와 엘비스 프레슬리 등 당대 최고 슈퍼스타들의 장기 공연 유치와 다양한 공연으로 볼거리를 더했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더해진 도시로 발전했다.

다른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즐길 거리가 가득한 라스베가스는 미국인들에게는 한 번쯤은 가고 싶은 선망의 도시가 됐다. 특별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라스베가스를 찾는 이들도 늘어나면서 도시는 도박과 유흥 외에 관광 도시로도 그 영역을 넓힐 수 있었다. 

 

 

 

 




도박과 환락의 도시에서 미국 대표하는 관광지로 


1980년대 들어 라스베가스는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했다. 미국 동부 조지아주에서 새로운 카지노 도시가 건설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라스베가스는 이 시점부터 도박과 유흥산업에 더해 가족단위 여행자들도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서 발전을 도모했다. 호텔마다 놀이 시설을 운영하거나 수시로 대형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등 각종 이벤트를 열면서 여행자들의 방문을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박람회라 할 수 있는 라스베가스 전자제품박람회, CES는 IT, 전자산업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행사로 관련 산업 종사자는 물론이고 이에 관심있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또한, 라스베가스 호텔에서 여는 대형 공연은 라스베가스를 상징하는 장면들이기도 하다. 이에 라스베가스는 도박이나 유흥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여행지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서부 여행을 계획하면 라스베가스는 대부분 방문 리스트에 포함된다. 

이 외에도 라스베가스는 주법에 따라 아주 간편하게 빠르게 결혼과 이혼을 할 수 있도록 한 결혼법과 이혼법을 활용한 독특한 마케팅으로 도시에 대한 인지도와 흥미를 높이고 방문자를 이끌어내기도 하고 있다. 

이처럼 라스베가스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독특함, 그들의 환경과 여건에 특화된 마케팅을 통해 미국 서부 지역의 대표적 여행지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그 한편에서는 도박 중독의 문제와 이로 인한 노숙자 발생과 자살률의 증가 등 어두운 면을 함께 하고 있다. 화려한 빛 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곳에서 함께 하고 있다. 이에 라스베가스는 인간의 탐욕을 자극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도덕적인 비난도 피할 수 없다. 

그 점에서 라스베가스는 자본주의 사회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기회의 땅이지만, 성공과 실패의 극명한 차이가 존재하는 아메리칸드림의 명. 암이 함께 하는 도시다. 따라서 라스베가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눈에 보이는 면이 아닌 보다 입체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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