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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는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다. 하지만 높아진 관심과 달리 불평등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의 급격한 발전, 경제 규모의 확대로 이전보다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불평등은 오히려 더 심화되고 있다.

소수의 사람들에게 부가 집중되는 불평등은 사회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청년들의 박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학창 시절부터 겪게 되는 치열한 경쟁, 나날이 치솟는 물가와 집값, 개선되지 않는 취업난에 최근 우리 청년들은 기성세대들 보다 경제적으로 더 힘든 첫 세대가 되고 있다. 이는 청년들의 미래 희망마저 사라지게 하고 있다.

이에 청년들에게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는 의미인 3포 세대, 더 나아가 집과 경력까지 포기한 5포 세대, 희망과 취미,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7포 세대, 신체 건강과 외모마저 포기하는 9포 세대라는 절망적 신조어로 특징되기도 한다. 이는 청년들 스스로 만들어낸 신조어들이고 이 안에는 자신들의 힘으로 극복하기 힘든 현실에 대한 인식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런 현실에서 청년들이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는 계획을 세우는 등의 밝은 미래를 그리는 건 어려운 일이다. 당장 우리는 심각한 출생률 저하와 인구 감소의 위기를 맞이했다. 희망이 사라지는 세상은 그 나라의 미래마저 어둡게 한다. 

 

 

AI생성 이미지

 




불평등의 심화, 미래를 꿈꾸기 어려워진 청년 세대


미래에 대한 꿈마저 꾸기 힘든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라 할 수 없다. 이는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사회를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그것도 나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특정 집단에 대한 증오와 혐오에 극단적이고 극우적인 포퓰리즘 정치 세력이 세계 곳곳에서 득세하는 이유도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다수 대중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는 가난한 이들은 물론이고 부자들에게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불평등의 해소는 모두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런 불평등의 문제에 대해 데이터에 근거한 실증적 연구를 통해 해법을 마련하는 경제학자가 있다. 인도 뉴델리에서 출생한 인도계 미국인인 신진 경제학자 라즈 체티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현상에 대한 실증적 연구 분석을 기반으로 사회적 의제를 마련하고 제안하는 학자다. 그 속에서 이전에는 없었던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획기적인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의 연구와 제안은 오바마 정권에서 참고되기도 했다. 그는 EBS 위대한 수업 불평등 특집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한 불평등의 이유와 개선책을 제안했다. 

라즈 체티가 주목한 건 계층간의 이동 활성화와 이를 통한 사회적 격차 해소와 그 방법론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기회의 사다리를 더 늘릴 수 있고 궁극적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그 속에서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가 나올 가능성을 늘린다고 있다. 이는 사회 발전의 가능성까지 높일 수 있다. 

그는 세계 최고의 경제 대국이지만, 상대적 빈곤율이 세계 2위이고 소득 불평등이 4위일 정도로 불평등의 나라가 된 미국의 현실을 심각하게 바라본다. 이는 미국이 가지고 있었던 기회의 땅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켰다. 이제는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열려있는 아메리칸드림으로 미국을 특징할 수 없게 했다. 특히, 청년들에게 아메리칸드림은 더 먼 이야기가 됐다.

 

 




기성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더 힘들어지고 있는 청년 세대 


실제 1940년 이후 미국에서 미국에서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자녀들의 비율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에게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의 대물림이 심화되는 걸 넘어 세대를 지나 부가 축소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라즈 체티는 이런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 각 지역 가정의 소득 수준을 분류하고 각 가정 자녀들의 소득수준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부모 세대가 평균 이상의 소득 수준을 가진 가정의 자녀들이 부모 세대보다 나 나은 삶을 사는 비율이 높았다. 그 반대로 소득 수준이 평균 이하이면 자녀들의 소득은 더 줄어드는 흐름이 있었다. 

더 나아가 소득 수준 외에 환경적 요인도 자녀들의 소득 수준에 영향이 있음에 그는 주목했다. 특히, 인종의 차이가 그 결과에 중요하게 작용했다. 흑인 가정의 자녀들 중 부모의 소득 수준을 뛰어넘지 못하고 축소되는 비율이 높았다. 즉, 흑인 고소득 가정이라 해도 보통의 계층 이동의 흐름과 달리 계층 상승의 사다리고 그 자리에서 자녀에게 다시 이어지지 못하고 자녀들은 그 아랫단으로 밀려나는 일이 많다고 있다. 

이는 여전히 미국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과 그에 근거한 구조적 문제가 흑인 자녀들에게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라즈 체티는 인종적 문제에 더해 계층간의 이동 제한과 불평에 있어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했다. 또한, 그 환경적 요인인 광범위하게 작용하기도 하지만, 국지적 양상을 보인다고 했다. 같은 도시에서도 계층의 이동성이 강한 곳이 그렇지 못한 곳이 혼재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난다. 소위 말하는 학군에 따라 중요한 교육의 척도인 대학 진학률이 달라지는 게 현실이다. 강남이나, 목동 등 우수한 학군의 지역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환경에 다수의 학원이 밀집되어 입시 교육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다. 명문대 입학이 그나마 계층 이동과 유지에 중요한 조건인 우리 현실에서 교육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교육 환경이 지역의 생활 수준 등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계층 이동의 조건도 상당 부분 적용될 수 있다. 

 

 




불평등 심화의 원인 소득 사회적 요건 그리고 주거 환경 


미국은 우리나라와 같은 조건이 적용되긴 어렵지만, 경제적인 여건은 물론이고 인종과 주변 생활 여건 등이 현 가정의 생활과 미래 세대의 삶을 달라지게 한다는 건 유사성이 있다. 이는 환경적 여건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의 자녀들은 그만큼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다. 과거에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일정 현실이 됐지만, 이제는 그런 일은 매우 드문 일이 됐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매우 한정적이고 그마저도 소득 수준과 환경 요인에 의해 더 나은 삶을 사는 이들에게 더 많이 내려지고 있다. 

이는 사회적 불평등을 현재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절망감을 가지게 한다.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출발점이 다른 이들의 경쟁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높은 계층에서도 경쟁은 그 안에서 차이를 만들고 절대 상위층들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심각한 불평의 사다리가 만들어 수 있다. 

라즈 체티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난한 이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나서 계층 이동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정책은 보다 정교하고 실질적일 필요도 있다. 과거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현금 지원이 주류를 이뤘다.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등의 보다 적극적 정책도 있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가난한 미래세대에 대한 정책이 부족했다. 

라즈 체티는 계층 간 이동성을 높이고 그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주의 이동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미 정부에서도 시행 중인 이 제도는 저 소득층 가정에 현재 집보다 생활 여건이 훨씬 나은 지역으로의 이주 정착을 돕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환경을 개선할 수 있고 이는 자녀들에 보다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 정부는 현재 거주지를 벗어나 더 나은 환경의 거주지로 이동 시 주택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라즈 체티는 여기에 각종 컨설팅 등 맞춤형 지원을 더한다면 그 효과가 클 수 있다고 했다. 가난한 이들은 상대적으로 각종 정보가 부족하고 자신의 일 외에 다른 분야에 관심을 가지기 어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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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 체티 <불평등 특집 3부 빅 데이터 분석> 7강 왜 격차를 해소해야 하나

기회의 평등을 확대하는 것은 공정과 정의의 측면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다. 불평등이 심화되면 잠재력이 있는 아이들은 제 꿈을 펼칠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고, 전 세계는 인재를 잃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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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회로의 이주 정책 


예를 들어 기회로의 이주를 위해 주거지를 결정하고 주택을 구입하는 일에 있어 전문가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사기 등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지원금이 다른 쪽으로 사용되는 일도 방지할 수 있어 정책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주택 정책에 있어 일반 주택 지구에 다가구 주택 건설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다양한 계층이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규모 부동산 개발 시 장기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건축하도록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적 배려와 지원에도 각 계층별 거주자들의 융합하지 못하고 차별적 분위기가 만연한다면 기회로의 이주는 더 큰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파트 단지 내 임대주택 단지 주민들은 이동 동선이나 공공시설 이용에 있어 차별을 받는 일이 있다.

한 지역에 살면서도 자신의 처지에 따라 그 대우가 달라지는 현실은 더 큰 좌절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는 자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려는 애초 취지를 퇴색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정책은 지역민들의 폭넓은 의견수렴과 상호 이해가 매우 중요하고 이는 정책 당국의 역할이기도 하다.

라즈 체티는 이런 문제점에도 기회로의 이주와 같은 계층 이동의 기회를 늘리는 게 필요한 이유로 사회의 지속 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 했다. 흔히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과 인재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차이에 있어 각자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통설이었지만, 그 사람이 나서 자라는 가정과 환경,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게 현실이다. 라즈 체티의 연구에서도 능력 외에 다른 요소들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이는 각 개인이 극복하기 어렵다.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능력 있는 인재들이 그 꽃이 피기도 전해 자신의 처한 환경으로 인해 좌절하게 할 수 있다. 이는 능력 있는 이들을 평범한 삶을 살도록 한다. 인종적, 성별,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능력자들이 사라지는 건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불평등의 해소는 사회 발전의 지속성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앞으로 사회는 천재들이 다수의 대중들을 잘 살게 할 수 있는 사회다. 보다 많은 천재들이 충분한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건 국가 사회 발전을 지속하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라즈 체티는 유년기의 환경이 계층 상승 가능성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처지로 인해 그 가능성을 잃게 하지 않는 게 국가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라즈 체티는 그런 주장의 근거로 현대 사회가 될수록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이 늘어났고 여성 발명가의 수가 늘었다는 데이터와 그중 여성 발명가들의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여성발명가가 많다는 점, 초등학교 시절 학업 성적이 비슷한 이들이라 해도 인종에 따라 성인이 됐을 때 발명가가 되는 수가 다르다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런 연구가 모든 면에서 절대적으로 적용될 수는 없겠지만, 삶의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과다. 

라즈 체티의 연구와 주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시사점이 있다. 현재까지 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사고 전환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의 해소가 왜 중요한지도 알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이 단기적인 처방이 아닌 장기 계획으로 방향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불평등의 해소와 기회의 문을 넓히는 건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그들만의 리그가 대립하거나 서로를 증오 대립하는 관계가 아닌 보다 열린 사회로 공정한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본 게시글은 EBS 스토리 기자단 18기 자격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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