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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 연휴는 모처럼 따뜻함 속에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추위 핑계로 여행을 꺼려하던 저도 모처럼 바깥 나들이를 하게 해주었습니다.

설 다음날 무작정 남쪽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그리도 김해의 작은 농촌마을에 도착했습니다. 
항상 가보고 싶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그곳에 있는 누군가가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마을 입구의 작은 안내소에서 여행은 시작됩니다.
아직 한 겨울이지만 이날은 그 햇살이 봄날의 그것과 같았습니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고 노무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넓은 광장에는 많은 이들이 남긴 글로 길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잘 알려진 사람들부터 소시민까지 다양한 이들의 글은 같은 모양으로 그를 추모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비석이 표시하고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소에 도착했습니다.
따뜻한 날씨 탓일까요? 그 모습에서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생전에 엄청난 비난과 열렬한 지지를 함께 받았던 그였습니다.
죽어서도 편안함 잠을 잘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지만 이날만큼의 비난과 비판에서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그의 편안한 영면을 다시 한번 기원했습니다.





마을 뒷산으로 향합니다.
그 언젠가 큰 사건이 있었던 부엉이 바위가 있었던 산으로 말이죠.
작은 표지판과 어떤 이들이 만든 또 다른 표식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마을 뒷산에서 사저와 묘소가 있는 광장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과거와 같은 열기는 아니지만 많은 이들이 아직도 이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김해의 넓은 평야는 잠시 잠들어 있었습니다.
봄이오면 이곳도 활기를 찾을 수 있겠지요.


고 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 서 있었을 부엉이 바위입니다.
그 짧은 순간 그는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교차했을까요?
무엇이 그를 이 곳에 서게 했던 것인지 저도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마을로 내려와 사저 앞에 자리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습니다.
예전 우리 시골마을의 작은 초가집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 집은 작았지만 그의 꿈은 크고 먼 미래를 보고 있었겠지요.


관람객들이 하나하나 밝혀놓은 촛불들은 전시관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작은 촛불들이 모이다 보면 더 좋은 세상으로 가는 길을 비쳐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불꽃속에 담긴 작은 소망들이 꺼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또 다른 길을 떠났습니다.


마을 산 어귀에 있던 노란색의 바람개비를 담았습니다.
이 바람개비가 일으키는 바람이 더 큰 바람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그 언젠가 그가 일으킨 바람은 처음에는 작고 보잘것이 없는 바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태풍이 되어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큰 파동을 일으켰지요.
그 바람이 지금은 희미한 미풍으로 바뀌었지만 언젠가 우리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는 날이 올것만 같습니다. 

이젠 조용한 시골 마을과 같은 봉하마을입니다. 
몇해 전 엄청난 추모인파가 자리했던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마을은 고요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이 평화로운 마을에 마음속에 담겨있는 무거움을 덜어내고 다시 방문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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