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가을날 서울 근교로 산행을 나갔습니다. 적당한 바람과 따스한 햇살이 함께한 10월은 가을임을 실감케 했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들른 어느 식당에서 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이렇게 멋진 집에 살고있는 이 친구는 조용히 어느 곳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우리 전통견 삽살이 같은데 순종인지는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털복숭이 친구에게 가을은 그리 답갑지 않은 모양입니다. 사람이 다가가도 그저 묵묵부답,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수북한 털에 그의 얼굴을 가린 탓인지 그 표정을 읽을수가 없었습니다. 삽살이가 원래 순한개라고는 하지만 가을의 고독을 홀로 즐기려는 듯 너무나 조용하더군요. 제가 사진을 찍어도 그저 딴 짓입니다. 아마도 제가 그의 사색을 방해한 듯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이 견공은 무..
어느 오후 저와 동거동락 하는 강아지를 또 한번 담아보았습니다. 이날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지 하루종일 힘이 없어 보이더군요. 카메라를 들이대자 또 시작이야? 하는 표정입니다. 나른한 오후의 휴식을 제가 방해한 셈이지요. 조금 지나가 카메라가 있건 말건 또 다시 졸기 시작입니다. 주말이라 제가 먹을 많이 주긴 했습니다. 역시 과식은 졸음을 부르는군요. 저에게 윙크를 보내는군요. 눈을 깜빡이다가 우연히 이렇게 된 것 같은데요. 저는 윙크을 했다고 우기고 싶네요. 늘 보는 강아지지만 날마다 새로운 모습이 보이네요. 앞으로 새로운 표정이 나오면 잘 담아두어야 겠습니다.
충주 한 농가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닭 쫓던 개가 지붕을 쳐다보는 옛 우화의 모습이 있더군요. 양계장 안에서 닭이 사과를 특식으로 먹고 있습니다. 사과의 고장답게 닭들도 사과로 비타민을 보충하고 있었습니다. 여기 어미닭이 병아리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왔습니다. 그 모습이 평화롭게 보입니다. 그런데 저 닭들 뒤편으로 그들을 주시하는 눈빛이 있습니다. 견공이 닭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장난을 치고싶은 표정입니다. 그런데 메여있는 몸이군요. 얼마나 몸이 근질근질 할까요? 대신 병아리들은 어미닭과 함께 마음 놓고 가을 햇살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 견공은 그저 바라볼 뿐입니다. 쫓던 닭이 지붕으로 올라가면 쳐다보기만 해야하는 우화속의 개처럼 말이죠. 우리 농촌의 재미있는 이야..
충주 하니마을이라는 체험농가에서 만난 견공을 소개할까 합니다. 절대 유기견은 아니고요. 마을 곳곳을 누비면서 털이 좀 지저분해 졌습니다. 닭 사육 농가에 있는 친구인데 절대 닭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하네요. 낯선 사람이 다가가도 짖기는 커녕 반가워할 뿐이었습니다. 체험 농가라 사람들의 방문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요? 제가 카메라를 들이대도 도망가지 않고 나름의 포즈를 취하더군요. 첫 포즈는 민망한 모습이네요. 가려운 곳을 긁고 있는데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그윽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리기도 합니다. 나름 우수에 찬 모습 아닌가요? 늠름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살짝 미소를 짓는 듯 하네요. 장소를 바꿔도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해 주었습니다. 어느 모델 보다도 그 자태가 우아합니다. 충주 농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