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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미 사측의 집요한 노조 파괴작업은 급기야 폭력사태까지 초래했다. 황주임에게 인격 모독을 서슴치 않으며 집요하게 괴롭히던 신임 과장은 언행에 황주임은 평정심을 잃었다. 황주임과 신임 과장은 충돌이 빚어질 위기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황주임의 절친 주주임은 신임 과장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말았다. 이는 사측에서는 노조를 공격할 중요한 빌미가 됐다.

 

사내 폭력사태의 책임을 물어 사측은 주주임에게 해고를 황주임에 정직 처벌을 했다. 가뜩이나 노조활동이 어려움에 봉착한 상황에서 푸르미 일동점 지부장 황주임의 해고는 큰 타격이었다. 황주임은 노조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었고 흔들리는 노조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비열한 방법까지 동원한 사측의 처사에 이수인은 파업결행을 더 확고히 했다. 하지만 푸르미 본사 노조는 파업에 미온적이었다. 그들은 사측과의 교섭까지 파업 유보를 원했다. 이수인은 사측과의 교섭에 마지막 희망을 가졌지만, 사측은 노조와의 교섭을 교묘하게 결렬시키며 대화의 창구를 닫았다. 이는 극한 대립을 불가피하게 했다. 이수인이 주도하는 파업을 본사 노조가 반대할 명분은 없었다.

 

 

 

 

 

본사 노조는 파업에 찬성하는 대신 다른 외부 세력과의 연대를 조건을 달았다. 지금까지 노조활동의 조력자 역할을 했던 구고신과 방법론에서 대립했던 이수인은 새로운 노동사무소와 손을 잡았다. 그들은 구고신보다 더 적극적으로 파업을 진행했다. 구고신은 마지막까지 파업에 신중할 것으로 조언했지만, 이수인은 듣지 않았다. 결국, 이수인과 푸르미 노조는 불안한 마음을 누르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런 노조의 파업에 사측은 기다렸다는 듯 대체 인력을 곧바로 투입하면서 맞섰다. 이에 노조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물리적 충돌이 생겼고 파업의 양상은 이수인이 애초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파국으로 극심한 대립으로 이어졌다. 이수인 역시 이전과 달리 강하게 사측의 노조활동 방해에 맞섰다. 노조 파업을 주도하는 세력은 투쟁의 강도를 높여 사측에 대응하도록 노조원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사측은 직장 폐쇄와 함께 노조원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및 재산에 대한 압류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가뜩이나 생계 어려움으로 고심하던 노조원들은 힘든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전열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사측이 사주한 청부폭력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야외 천막 농성을 이어가던 푸르미 노조는 싸움의 힘을 잃어갔다.

 

노조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조를 조직하고 파업까지 이끌었던 이수인은 갈등했다. 그는 파업진행과정에서 강한 추진력과 거친 언행도 마다치 않았지만, 파업이 노조원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는 현실에 갈등했다. 게다가 그들과 연대한 외부 세력은 파업을 정치적인 관점에서 진행했다. 이념 투쟁의 양상으로 파업을 이용하는 듯한 그들의 모습에 이수인은 회의감이 들었다.

 

이수인은 외부 세력에 파업진행을 위임하고 실제 파업에 미온적인 본사 노조 위원장을 탄핵하고 자신이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외부세력과 연대를 끝내는 한편 노조원들의 현장 복귀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 그를 끝까지 따르던 주주임과 황주임 등도 그를 떠났다. 이수인은 홀로 단식농성을 진행하며 사측과 맞섰다. 이수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갔지만, 흔들리는 자신을 독려하며 고군분투했다. 

 

이수인이 힘겨운 싸움을 하는 사이 그와 함께 노조활동을 했던 구고신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다른 노동운동 현장에서 동조 단식을 했고 더 많은 일을 하면서 복잡한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 구고신은 이수인이 걱정됐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구고신은 극심한 과로와 지병이 악화하며 위급한 상황에 처했다. 이수인은 그가 걱정됐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밝히지 못한 채 각자 안타까운 마음만을 나눌 뿐이었다.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던 푸르미 노조에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푸르미 프랑스 본사에서 인사담당 임원이 한국 방문소식은 노.사 대립에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노조 탄압을 주도하던 인사 상무는 이런 상황을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협상 테이블이 마련됐고 이수인은 고용 안정과 근무환경 개선을 골자로 한 노조의 요구 조건을 관철했다. 이 과정에서 이수인은 한직으로의 전출을 받아들였다. 이로서 이수인이 애초 노조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던 부당해고는 더는 이루어지지 않게 됐다. 그가 지켜주려 했던 노조원들 역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와 함께했던 노조원들은 고용불안 없이 일할 수 있게 됐고 노조의 주축을 이뤘던 주주임과 황주임은 독립해 그들의 가게를 만들었다. 구고신 역시 건강을 회복했다. 이런 행복한 결말과 반대로 이수인은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지만, 새로운 곳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렇게 이수인은 그만의 방식으로 그리고 정당한 방법으로 그가 하고자 했던 일을 해냈다. 그는 누구도 다치게 않게 하겠다는 노조원들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하지만 그의 싸움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응원하는 이들에 새롭게 힘을 얻었다. 이수인은 자신에 대한 사측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 푸르미 본사에 직접 항의하며 새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한번 시작한 싸움의 끝은 없었다. 다른 점이 다면 전에는 외롭게 홀로 싸웠지만, 이번에는 그를 믿고 따르는 노조원들과 지인들이 있고 그를 항상 걱정하는 가족,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노동자를 이해 싸우고 있는 구고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는 점이다.

 

애초 이수인은 홀로 주머니를 뚫고 나온 송곳이었지만, 이제는 단단한 거목으로 자랐다. 앞으로 그가 해나가야 할 싸움이 끝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그가 했던 것처럼 약자를 존중하는 불의에 맞서는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드라마 송곳은 따뜻하지만,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물론, 현실에서 이런 결말과 이수인과 같은 인물을 만나기는 어렵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라도 이런 인물과 결말을 만날 수 있었다는 건 무거운 주제와 이야기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이었다. 

 

사진 : 송곳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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