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7, 8회] 정면 대결 선택한 푸르미 노조, 험난한 여정의 시작

푸르미 일동점 노조지부에 대한 푸르미 사측의 방해는 집요했다. 사측은 규정과 방침을 노조원들에게만 집요하게 적용하면서 그들을 압박했다. 사측의 압박에 푸르미 노조원들은 동요했다. 그들은 노조활동에 따른 불이익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노조 활동도 점점 위축됐다. 

푸르미 일동점 노조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이수인은 갈등했다. 노조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시작한 일이 그들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하지만 구고신 소장의 조언과 그를 따르는 노조원들의 응원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이수인은 사측에 강하게 대응해 수세 국면을 전환하기로 했다. 그는 사측이 규정과 원칙으로 노조를 압박하는 것에 준법 투쟁으로 맞섰다.

그는 관행처럼 무시되던 근무시간, 휴게시간을 준수토록 했다. 늘 지켜야 하는 일이었지만, 사측의 방침에 따라 지킬 수 없었던 근무시간과 휴게시간에 대한 권리를 노조원들은 행동으로 되찾았다. 규정을 빌미로 노조원들을 압박하던 사측으로서는 제대로 카운터 펀치를 맞은 셈이었다. 준법투쟁의 성과로 노조원들을 서로에 강한 신뢰를 하게 됐고 여타 직원들 역시 노조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주춤했던 노조 활동 역시 다시 활력을 되찾았다. 

이는 사측에 큰 위협이었다. 푸르미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노사 협의에 미온적이었던 사측으로서는 푸르미 일동점 노조의 성장은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 사측은 더 강하게 노조를 압박하려 했다. 이런 상황은 푸르미 사측에 행동대장과 같았던 정부장에게도 큰 위기였다. 그는 말단 사원에서 강한 영업력을 인정받아 부장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었다. 

그는 외국계 회사인 푸르미에서 필요한 외국어 능력도 없었고 학력도 높지 않았지만, 강한 생명으로 버티고 버텨 그 자리에 올랐었다. 그는 노조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본사 인사 상무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더 강하게 노조를 깨기 위한 작업을 해야 했다. 만약 이에 실패한다면 푸르미에서 그의 입지는 한층 줄어들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정부장은 노조와의 충돌을 고의로 조장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자해행위를 하는 비열함을 보였다. 이런 정부장이 방해에도 노조는 흔들리지 않았다. 노조원들은 사측이 강하게 그들을 압박하면 할수록 강하게 뭉쳤다. 노조원들에 대한 이수인의 진심에 노조원들은 그를 더 신뢰하기 시작했다. 프르미 노조는 더 조직적으로 사측에 맞섰다. 노조활동을 대.내외에 알리고 사측의 부당함에 맞섰다. 

푸르미 노조가 다시 전열을 정비하는 사이 사측 역시 정부장을 중심으로 더 교묘하고 강하게 노조를 공격했다. 본사 인사상무는 정부장을 더 강하게 질책하며 노조 파괴를 독려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인사상무의 라인에서 벗어나면 안되는 정부장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도 노조는 꼭 싸워 이겨야 하는 대상이었다.  

사측은 노조원들의 근무 현장 진입을 막는 한편, 각종 불이익으로 노조원들의 단합을 와해시키려 했다. 특히, 사측의 방해로 근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노조원들은 급여 산정에 있어 이런저런 명목으로 공제를 당하면서 상당한 금전적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이는 당장 생계가 급한 노조원들의 이탈을 불러왔다. 사측의 각종 방해와 고소에도 단합된 모습을 보였던 노조는 다시 노노간 갈등으로 노조 지속에 고비를 맞이했다. 

노조에게 사측과의 싸움과 함께 비조원과 근로자, 각각 상황이 다른 노조원들간의 갈등은 넘어야 할 또 다른 장벽과 같았다. 이수인은 흔들리는 노조원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하며 함께 할 것을 설득했다. 어려움에도 노조를 탈퇴하지 않았던 노조원들은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점점 집요해지고 교묘해지는 사측의 노조활동 방해는 노조가 존재하는 한 끝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이는 푸르미 노조원들의 싸움이 결코 쉽게 이길 수도 쉽게 끝날 수 없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수인과 구고신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수인은 마지막까지 혼자서라도 싸울 것을 더 강한 의지로 다짐했다. 그럴수록 그에게 닥칠 현실이 더 힘겨울 수 있음을 그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푸르미 노조에 계속된 시련에도 하나로 되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이수인과 구고신은 어떤 전략으로 사측의 공격에 대응할지 현실은 푸르미 노조의 미래가 아직은 짙은 안개 속에 있는 건 분명하다. 

사진 : 송곳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