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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12번째 여정은 물의 도시라 불리는 강원도 춘천, 그중에서 죽림동과 효자동이었다. 예로부터 춘천은 예로부터 젊음과 낭만의 여행지였다. 서울에서 춘천을 이어주는 경춘선은 각 역마다 대학생들의 MT 장소나 각종 단체들의 행사 장소로 사랑을 받았다. 

한강을 따라 만들어진 풍경과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이들은 함께 추억을 만들었다. 춘천은 그런 추억 만들기의 정점과 같은 곳이었다. 춘천하면 이상하게 마음이 설레고 꼭 한 번 가봐야겠다는생각이 들곤 했다. 지금은 고속도로와 고속 열차가 생기면서 수도권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여행지가 됐고 완행열차의 낭만과 추억을 사라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여가를 즐기는 여행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춘천의 첫 여행지는 소양호 전망대였다. 한 겨울 추위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고대, 즉, 서리가 얼어 만들어낸 장관은 소양호의 겨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춘천만의 풍경이다. 인기 애니메이션이었던 겨울 왕국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소양호 상고대를 따라 여정은 빙어 낚시가 한창인 상류로 이어졌다. 






이곳에서 강을 꽁꽁 얼린 얼음을 뚫고 빙어낚시를 즐기는 가족들을 만났다. 과거 전문 낚시꾼들의 전유물이었던 빙어낚시는 이제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레저로 발전했다. 만남을 가진 가족들 역시 온 가족이 강을 찾았고 겨울 놀이와 함께 빙어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매서운 한파와 칼바람이 부는 현장이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고 즐거워 보였다. 모두가 자연 속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그 가족들의 행복한 웃음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춘천 시내로 향했다. 춘천 시내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죽림동 성당이었다. 죽림동 성당은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건축물로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정도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곳이었다. 죽림동 성당이 더 의미 있었던 건 6.25 한국전쟁 당시 소실된 성당은 신도들이 힘을 합쳐 복원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시련을 이겨내고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성당의 한 편에는 6.25한국 전쟁 때 순교한 성직자들의 묘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런 희생과 의지가 있어 죽림동 성당은 100년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 

죽림동 성당의 엄숙한 분위기를 벗어나 여정은 최근 과거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춘천의 구도심 육림동 거리로 향했다. 이곳은 주변의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쇠락한 구도심에 젊고 현대적 감각의 상인들이 찾아들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 있었다. 수십 년 전 빛 바랜 간판의 가게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카페와 식당들이 공존하는 육림동 거리는 과거의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육림동 거리에서 수십 년의 한방 노하우와 집약된 한방차를 파는 한방 카페는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모색한 곳이었고 시대의 변화에도 우직하게 과거의 방식으로 메밀전을 만들어 파는 메밀전 가게는 잊혀가는 전통을 지켜나가는 장소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이런 과거의 현대의 조화는 과거를 추어하려는 장년층과 새로운 트렌드를 찾는 젊은이들 모두가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육림동 거리를 거듭나게 했다. 

구도심을 벗어나 발걸음을 물의 도시라 불리는 춘천을 대표하는 강 풍경을 조망했다. 그곳에서 춘천을 대표하는 동상인 소양강 처녀상은 매서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소양강 처녀상은 과거부터 강과 땔래야 뗄 수 없는 춘천을 대표하는 동상이었다. 

소양강 처녀상을 지나 강을 따라가다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들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킹카누를 타기위해 모여있었다. 킹카누라 불리는 이 카누는 국내에서 우리 실정에 맞게 제작되었고 탑승장에서는 사람들에게 탑승 방법들을 교육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었다. 멀리서 조망하는 풍경과 달리 카누를 타고 강 한 가운데에서 조망하는 춘천의 경치는 어디서도 느낄 수 있는 색다름이 있었다. 나 혼자가 아닌 함께 카누를 탄 사람들이 협동하여 노를 저어야 그 풍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여행의 재미를 더해주는 요소였다. 

강과 함께 하는 풍경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여정은 다시 춘천 도심의 조양동으로 이어졌다. 이곳에는 수십 년을 한자리를 지키고 있고 오래된 레코드 가게가 있었다. 이 레코드 가게에서는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카세트테이프도 다소 보유하고 있었다. 과거 카세트테이프 레코더로 음악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금방 추억에 젖게 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 레코드 가게는 각종 디지털 음원이 음악 시상의 대세가 되고 온라인 구매가 보편화된 음반시장의 변화 속에서다수의 동종 가게가 문을 닫는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그 명백을 유지하고 있었다. 레코드 가게 사장의 우직함은 이제 이 레코드 가게를 쉽게 구할 수 없는 과거 음반들을 구할 수 있는 음악 매니아들의 명소로 바꿔놓았다. 빠르고 편리하면서 첨단의 기술의 각광받는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이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음을 이 레코드 가게는 보여주고 있었다. 이 가게의 카세트테이프로 듣는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올드팝의 음악을 뒤로하고 발걸음은 벽화로 마을을 장식한 춘천 효자동 골목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부모님의가업을 이어받고 막국수집을 운영하는 3자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40여전 전 효자동에 집을 마련해 막국수집을 연 부모님이 돌아가진 이후 3자매는 그 모습 그대로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막국수를 만드는 방식도 예전 방식을 그대로 지키고 있었고 인테리어가 주방 용기도 과거 부모님이 사용하던 것을 이어 사용하고 있었다. 수십 년의 내공이 응축된 막국수는 지역민들에게도 별미로 인식되며 단골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게 하고 있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 중간중간 갈등이 있었지만, 3자매는 끈끈한 우애를 보이며 가업의 전통을 지키고 있었다. 이런 노력이 있어 이 막국수집은 수십 년을 이어온 맛도 지킬 수 있었다. 

이렇게 춘천은 과거는 물론이고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 모두가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쌓아가는 곳이었다. 그 추억들은 춘천을 감싸고 흐르는 강물과 함께 행복 가득한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춘천의 풍경들은 그 장면 장면이 모두 의미가 있어 보였다. 과거에도 지금도 춘천은 낭만, 행복이 함께 하는 추억의 여행지였고 여행지다. 앞으로도 춘천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여행지로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매력적인 도시였다. 


사진 : 프로그램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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