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728x170
봄이 벌써 온 것일까요?
낮에는 따뜻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아직 대지는 봄의 옷을 입기에는 시간이 좀 이른 듯 합니다.




언젠가 기차를 타고 찾았던 임진각 공원입니다.
넓은 잔디밭이 인상적인 곳이지요. 이른 봄의 풍경은 쓸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넓은 대지위해 서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광할한 공간에서 나만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계단을 올라가는 길에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낡고 빛 바랜 모습은 시간의 흐름이 묻어납니다.
저는 이 길을 따라 과거의 어떤 순간과 함께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넓은 공원 한편에 서 있는 건물들이 반갑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 작은 연못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역시 공원은 푸른 잔디밭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작은 틈으로 세상을 바라 봅니다.
넓은 공간을 이렇게 좁게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제가 세상을 보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바람개비는 바람을 받아 힘차게 돌아갑니다.
이들에게서는 미래의 어느 시점을 연상합니다. 지금보다 더 빠른 어느 시간을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거대한 조형물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겨울의 비 바람을 견디고 이 조형물은 거대한 석상처럼 우뚝 솟아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저들과 함께 공원을 조망해 봅니다.


쌀쌀한 바람이 불지만 아이들은 그들만의 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미를 찾는 아이들이 부러워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체면과 형식에 메몰된 내 자신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지도요.


임진각을 떠나 어느 기차역에 내렸습니다.
저만의 과거 이야기를 실어다 준 기차는 사라지고 기차역은 적막합니다.

공원 저편에 남북 분단의 아픈 상처가 현재형으로 남아있는 임진각, 이곳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저는 잠시 시간을 거슬러 감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기차역에 내리면 또 다른 내일을 위한 발걸음을 해야겠지요.
그것이 나만을 위한 것이든 누군가를 위한 것이든 말이죠.

쓸쓸함이 사라지면 임진각을 다시 또 한번 찾고싶습니다. 좀 더 밝고 활기찬 모습을 담을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요.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발길 닿는대로 >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룻배 타고 봄으로 봄으로  (4) 2010.03.03
봄을 미리 가져오다.  (1) 2010.02.26
대조, 대비  (0) 2010.02.21
수원성에서 과거로 통하는 통로를 찾아서  (2) 2010.02.08
겨울 바다는 말이 없고...  (6) 2009.12.10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