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토브리그 8, 9회] 혼자만의 싸움에서 함께 하는 싸움으로

이전 회에서 드림즈의 선수단 연봉 총액 30% 삭감이라는 어려운 미션을 받아든 백승수 단장은 예상대로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이 순탄치 않았다. 백승수 단장은 선수 방출이라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이를 철회하고 모든 선수들은 안고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수년간 최하위에 그친 팀 성적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주력 선수들이 쉽게 이를 이해하지 않았다. 여기에 전 스카우트 팀장 고세혁이 드림즈 주전 선수 상당수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협상 대리인으로 나서면서 상황은 더 어렵게 흘러갔다. 구단주 대행과 연결고리가 남아있는 고세혁은 비리 협의로 자신을 해고한 백승수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구단의 협상 정보를 내부 공모자로부터 전달받은 고세혁은 구단과 강하에 대립했다. 

벽승수는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연봉 협상의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백승수는 에이전트를 배제한 직접 협상으로 선수들과 고세혁의 틈을 파고들었다. 이와 함께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선수 포지션에 대한 트레이드설과 2차 드래프트 지명 가능성을 흘리며 선수들을 압박했다. 팀에 대한 충성심이 큰 선수에 대해 감성으로 다가가기도 했다. 노골적인 반감을 가진 선수에게는 더 단호하게 대처하기도 했다. 

 

이 협상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백승수와 구단 운영팀은 프로야구 구단 중 가장 먼저 연봉협상을 마무리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백승수 단장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무리한 연봉 삭감에 대해 백승수는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언론을 활용해 구단을 움직이기로 했다. 그는 구단의 상식 이하의 비용 절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구단의 자금원인 그룹을 압박했다. 결과적으로 백승수는 삭감폭을 다소 완화할 수 있었다. 백승수는 그 자금을 최저 연봉 선수들의 연봉 인상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했다. 이는 해당 선수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대폭 연봉 삭감에 반발하며 은퇴를 선언했던 베테랑 투수 장진우와 극적으로 계약하며 젊은 선수들의 멘토가 될 선수를 잃지 않았다. 장진우는 자신의 자존심보다는 야구와 팀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포기할 수 없었다. 최저 연봉을 받으면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젊은 투수들의 멘토로서 역할도 스스로 받아들였다. 

이렇게 성공적인 연봉협상을 했지만, 이 과정에서 백승수는 구단주 대행과 강한 대립각을 형성하게 됐다. 구단주 대향을 야구단 운영에 큰 열정이 없었다. 그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야구단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보다는 결과적인 해체를 원하고 있었다. 백승수 단장이 맡았던 팀들이 우승 후 해체되었던 이력에 주목한 것도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백승수 단장의 과감한 개혁과 팀 체절 개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전력 강화가 이루어지는 상황은 구단주 대행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연봉 총액 30% 삭감도 백승수 단장이 이 미션을 실패하거나 이 과정에서 구단 내부의 신망을 잃기를 기대한 계략이었다. 백승수가 이를 극복하고 오히려 자신에게 반기를 들자 구단주 대행의 백승수에 대한 반감을 더 커졌다. 

그는 백승수를 강하게 압박하며 그의 퇴진을 시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악재가 불거졌다. 병역기피 논란 속에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길창주의 언론사 인터뷰가 악의적으로 왜곡되면서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다시 거세졌다. 백승수가 반대했지만, 전략 분석팀에 입사한 그의 동생과 관련한 입사 부정 의혹이 터져 나왔다. 구단주 대행은 이를 빌미로 백승수의 해고를 결정했다. 

부당한 일이었지만, 고용된 단장 백승수는 이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는 그의 구단 운영 계획을 남기도 구단을 떠났다. 이는 그의 능력을 인정하던 구단 직원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구단 직원들의 그의 복귀를 원했지만, 구단도 백승수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백승수가 어렵게 구축한 구단 운영 시스템도 흔들렸다. 이는 드림즈가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을 의미했다. 

이 상황을 극복한 건 구단 직원들의 노력이었다. 이세영 운영팀장을 중심으로 구단 직원들은 백승수 단장의 복귀를 위해 필요한 일을 했다. 그들은 백승수 단장의 프로세스를 활용해 성공적인 2차 드래프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백승수 단장과 관련 잘못된 언론 보도를 바로잡았다. 백승수가 영입한 길창주는 시즌 후 국적회복과 군 입대를 선언하며 비난 여론을 반전시켰고 그의 동생에 대한 입사 과정이 공정했음도 밝혀졌다. 또한, 동생의 능력을 주목되면서 입시 부정 의혹도 사라졌다. 이는 그룹 고위층을 움직이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백승수의 복귀는 쉽지 않았다. 그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구단주 대행은 여전히 그의 복귀를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백승수는 그의 복귀를 원하는 구단 직원들의 바람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는 프로야구 개막전까지 시한부 단장직을 구단주 대행에게 제안했고 이를 숨기고 구단에 돌아왔다. 

이제 백승수는 그에게 남겨진 몇 개월의 시간을 가지고 그가 꿈꾸던 드림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한 준비를 하게 됐다. 어려운 일이이지만, 백승수는 구단 직원들의 지지와 그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다. 이전까지 그는 외로운 싸움을 했지만, 앞으로는 함께 목표를 위해 싸울 수 있어 외롭지 않게 됐다. 또한, 홀로 짊어져야 했던 삶의 무게를 나눠질 동료를 얻었다. 

백승수는 동생의 경기 중 부상으로 불구의 몸이 되면서 파생된 부친의 건강 악화로 더 어려워진 가정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이혼한 부인과는 유산의 아픔도 겪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백승수는 더 냉철하고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감추는 로버트와 같은 인물이 됐다. 

하지만 드림즈 단장이 되면서 그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대한 소중함을 조금씩 알게 됐고 사라졌던 따뜻한 감성도 찾아가고 있다. 그가 구단주 대행의 방해와 힘겨운 대결을 하면서도 구단에 복귀한 것도 그를 걱정하고 응원하는 이들이 있어 결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백승수와 구단 직원들이 그들의 꿈을 위해 앞으로 계속 나가기 위해서는 어려운 과정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에서는 여전히 그룹사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 프로야구 구단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100억이 넘는 계약금이 오고 가는 프로야구 현실에서 최소 연봉에 허덕이며 꿈을 키우는 선수들의 어려움도 보여주었다. 또한, 선정적이고 진실을 외면하는 언론의 보도 행태도 보여주었다. 백승수의 싸움은 드림즈라는 구단에서의 싸움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드라마지만, 그를 응원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사진 : 드라마 홈페이지,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