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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자리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역사의 유물들은 물론이고 알찬 콘텐츠로 가득한 배움의 장입니다. 저도 시간이 되면 그곳에 가서 역사 관련 지식을 쌓곤 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계절별로 특별 행사가 열리고 공연도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전당 같은 곳입니다. 저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 전시를 즐겨 찾습니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상설 전시관도 훌륭하지만, 특정 주제로 열리는 특별전은 더 깊이 있는 배움의 장이기 때문입니다. 유료 전시이긴 하지만, 충분히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합니다.

 

5월의 마지막 수요일 저녁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습니다. 월 마지막 수요일은 문화의 날로 지정되어 전시 관람료 등이 할인되는 혜택이 있고 박물관도 저녁 늦게까지 열리는 탓에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호모 사피엔스 진화와 관계 미래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전이 열리는 기획 전시실 입구, 하얀색의 주제문과 커튼이 이채롭습니다.

 

인류의 기원을 보는 듯 한 화면

 

원시 인류의 두개골 화석 모형 

 

이 두개골들의 수백만 년 전부터 이어진 인류의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인원과 비슷한 모습부터 점차 지금 우리 지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그 모습이 변해왔습니다. 두개골은 점점 커지고 골격도 변해왔습니다.

 

지금 우리의 직접 조상이라 할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는 현생인류로 불립니다. 연구자들마다 연대는 차이가 있지만, 20만 년 전쯤 이 땅에 출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유인원과 비슷하지만 직립보행을 하고 도구를 사용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시작으로 호모 에렉투스, 네안데르탈 등이 출현하며 다양하게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흐름은 호모 사피엔스가 진화의 마지막 단계가 아닌 비슷한 인류의 조상들과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진화론의 선구자인 찰스 다윈 역시 진화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무쌍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느냐 도태되느냐의 문제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인류의 직접 조상이라 하는 호모 사피엔스 역시 자연적인 진화가 아닌 열악한 자연환경을 이겨내고 그곳에서 발생한 경쟁을 견디며 적응하고 버텨내며 또 다른 미래를 열 수 있었습니다.

 

구석기 유적인 알타미라 동굴 벽화를 재현한 모습

다음 전시관으로 이동하며 그곳에서 원시 인류의 문화 예술적 흔적들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원시 인류의 유물과 시신의 매장 모습

 

마지막 전시관에서

 

현대인과 원시인류의 밀랍인형과 유골 모형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현대인들과 원시 인류가 결코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먼 과거와 우리의 삶이 연결되는 공간에서

 

지구는 우리에게 아주 넓은 터전이지만, 우주 전체에서는 먼지와 같습니다. 그 안에서 수백만 년에 거쳐 진행된 인류의 진화는 찰나의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 속에서 인류는 미개한 과거로부터 진화하고 엄청난 발전을 했다고 자평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선사시대라 칭하는 아주 오래된 과거가 없었다면 지금의 인류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거대한 우주에서 선사시대 원시 인류와 우리는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의 진화와 발전을 압축하여 보여주는 전시물

 

자연 속에서 천적들의 위협에 숨죽이며 그 삶을 이어가던 인류는 두발로 걷게 되고 힘을 대신하는 지혜를 얻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도구를 사용하면서 자연을 개척해 나갑니다. 처음에는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 이곳저곳을 유랑했지만, 한 곳에 정착해 농사를 짓거나 하면서 마을을 이루고 군락을 이루고 나라를 이루게 됩니다. 그렇게 모인 힘은 문화를 발전시키고 과학을 발전시키고 지구를 지배하는 인간으로 거듭나게 했습니다. 지금은 지구를 넘어 우주로 꿈을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인류는 자연과 생태계를 가장 많이 파괴하는 위험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원시 인류부터 현재 인류까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삶을 살고 있지만, 나날이 심해지는 기상이변과 그에 파생되는 기근과 전염병, 전쟁 등의 요인으로 미래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느리지만 뚜벅뚜벅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지금의 우리를 존재하게 해 준 원시인류가 상상했던 현실은 아닙니다. 지금부터라도 진짜 나은 삶이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 전시는 그런 철학적인 사고를 하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상설 전시관의 선사 유적

 

특별전 전시관을 벗어나 상설 전시관에서 만난 주먹도끼와 돌로 만든 도구 등 선사시대 유물이 그 어느 때 보다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이 유물들은 과거 미개하고 세련되지 않았던 시대의 흔적이 아닌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멀게만 느껴졌던  선사시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5월의 어느 저녁이었습니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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