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스케일과 호화 캐스팅, 인기 작가의 집필 등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지리산이 총 16부 중 10부가 마무리되며 후반부의 절정으로 향하고 있다. 드라마는 지리산을 배경으로 계절별로 바뀌는 대자연의 멋진 풍경과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대자연을 즐기려 지리산을 찾는 이들의 평화로운 모습과 연쇄 살인사건이라는 대비되는 장면을 대비시키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지리산의 자연과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을 주 임무로 하는 국립공원 해동분소를 주 무대로 해 여성이지만, 누구보다 지리산을 잘 알고 뛰어난 운동능력까지 겸비한 레인저 서이강과 신입이지만, 정의롭고 산과 사람을 사랑하는 레인저인 강현조가 중심이 돼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서이강과 강현조는 모두 지리산에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서이강은 과거 지리산에서 일어난 대홍수 때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그는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게 한 지리산에 원망과 두려움을 마음 가득 안고 있다. 어릴 적부터 산에 오르고 산과 함께 자란 그였지만, 부모님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산에 대하 강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에 그는 지리산을 잊기 위해 삶의 터전인 떠나 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기도 했지만, 뭐하나 제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
시행착오로 가득한 청춘의 시간을 보낸 서이강은 다시 지리산으로 돌아왔다. 할머니의 강권에 의해 레인저로서 지리산에 정착했다. 그는 레인저 일을 거부했지만, 마음의 고향인 지리산을 마음속에서 비워내지 못했다. 이후 그는 지리산 해동분소의 에이스 레인저로 이력을 쌓았다. 매일매일 힘든 산행을 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의 위험 속에 노출된 삶이지만, 그는 지리산에 더 정을 붙이고 그 일을 즐겼다. 사람들과 산을 지키는 일은 그의 숙명으로 여겨졌다.
이런 그의 옆에 과거 군인 장교 출신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강현조가 다가왔다. 신입 레인저인 강현조는 어리숙하지만, 산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인물이었다. 그는 남들이 선호하는 본사나 수도권 대신 지리산 근무를 자원했다. 그는 초기 미숙함을 딛고 서이강의 도움을 받으면서 진짜 레인저로 성장했다. 이런 강현조에게는 남모를 비밀이 있었다.
강현조는 과거 군인 장교 시절 지리산에서 작전 수행 중 부하가 사망하는 아픈 기억이 있었다. 서이강과 마찬가지로 그는 지리산에서 소중한 이를 잃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렸고 군 생활을 접었다. 하지만 사회인이 된 그에게는 자꾸만 이상한 환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두 지리산에서 조난 당하는 이들의 모습이었다. 그는 그 사람들을 구해야 하는 강한 이끌림으로 지리산으로 돌아왔다.
강현조는 자신의 비밀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과학이나 상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을 이해할 이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본 환영 속 장면들이 현실이 되고 실제 조난당한 이들을 구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그 예지력에 대해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는 레인저 생활을 함께 하면서 강한 신뢰를 쌓은 서이강에게 그 비밀을 털어놓았고 함께 사람들을 구할 것을 제안하다. 서이강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강현조의 말이 자꾸만 현실이 되면서 그의 말을 외면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그들이 함께한 사건들 중 상당수가 통상적인 조난 사건이 아님을 직감했다. 우연한 사건과 사고가 아닌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인 행해진 살인 사건임이 분명해 보였다. 서이강과 강현조는 그 범인이 지리산을 아주 잘 알고 해동분소는 물론이고 지리산을 관할하는 국립공원 업무도 잘 아는 인물임을 파악했다. 두 사람은 강현조의 환영속에서 본 예지 된 조난 사건들 속 인물들을 거듭 구하면서 그 확신이 더 강해졌다. 이는 국립공원 직원이나 인근 마을 주민 모두가 용의자가 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서이강과 강현조는 그들의 알고 있는 사실을 남에게 털어놓을 수 없었다. 누구도 믿을 수 없기도 했고 그들의 말을 설명한 방법도 없었다. 그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용의자를 추적했다. 하지만 용의자는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고 교묘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살해했다. 심지어 산불을 일으키는 대담함도 보였다. 또한, 자신을 추격하는 서이강과 강현조를 상대로 그들을 죽음의 위기로 몰아넣기도 했다. 눈에 보이지 않은 범인과의 대결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초기 산행객들을 상대로 한 범죄는 레인저와 마을 주민들로 확대되며 서이강과 강현조를 더 긴장시켰다. 범을 잡아야 했다.
마침내 범인의 윤곽이 드러났다. 마을의 청년인 세욱이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떠올랐다. 강현조는 여러 사건들의 공통점을 찾아냈고 살해 수법의 동일성도 확인했다. 그는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얻어낸 범인의 특징을 통해 세욱이 독버섯을 이용해 산행객과 마을 사람들을 독살하고 조난을 유발해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은 사제 폭탄을 이용해 사람들을 살해했음을 알아냈다.
하지만 세욱은 검거되지 직전, 산으로 도주했고 여러 살인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그 과정에서 세욱에게 범죄를 사주하는 또 다른 조력자가 있고 그에 의해 각종 증거들이 인멸되는 모습도 보였다. 세욱은 진짜 범인과 공범이었고 사실의 플레이어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를 잡았다면 사건의 실체에 다가설 수 있었지만, 세욱은 지리산에서 싸늘한 시신이 되고 말았다. 그 역시 살인사건의 희생자가 됐다.
유력한 살인사건의 용의지가 사라진 지리산은 잠시 평화가 찾아왔다. 산불 진화 과정에서 레인저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각종 사건 사고로 닫혔던 마을 주민들의 마음이 다시 열렸다. 레인저들과의 관계도 다시 개선됐고 살인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서이강과 강현조도 잠시 편안하게 지리산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사건사고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연쇄살인 사건과는 무관한 일이었다. 일상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는 더 큰 폭풍이 오기 전의 고요였다. 연쇄 살인범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살인범은 더 치밀하게 또는 대담하게 범행에 나섰다. 하지만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서이강과 강현조도 그 표적이 됐다. 겨울 지리산에서 서이강과 강현조의 의문의 조난 사고를 당해 큰 부상을 입었다. 그들이 쫓던 연쇄 살인범의 소행임을 짐작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서이강은 하반신 마비의 중상을 강현조는 큰 코마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들의 왜 겨울 설산에 올랐는지 밝혀지지 않은 채 현실의 세계로 돌아온 해동분소에 서이강이 돌아왔다. 그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인이 됐지만,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해동분소로 복귀했다.
그는 그가 없는 기간 일어난 각종 조난 사건들의 기록을 살피던 중 그와 강현조만이 알고 있는 표식을 기록 곳곳에서 발견했다. 과거 지리산에서 활동했던 빨치산들이 사용한 표식은 지리산의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어김없이 조난 사고가 있었다. 서이강은 그 표식을 통해 여러 미제 사건을 해결하고 조난자를 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서이강은 알 수 없는 그 무엇이 그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음을 직감했다. 한편으로는 연쇄살인 사건이 여전히 진행형 임도 확인했다.
서이강은 사건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몸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그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해동분소의 레인저 대장인 조대진의 미심쩍은 행동이 그를 더 긴장하게 했다. 조대진은 서이강과 강현조가 연쇄살인사건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있는 날 비번이었고 사건 현장의 증거물을 몰래 보관 중이었다. 오랜 세월 지리산에서 레인저로 일했고 누구보다 레인저들과 마을 주민들을 잘 아는 그였기에 서이강의 의심이 커졌다. 하지만 쉽게 그 의심을 표현할 수 없었다.
대신 서이강은 그를 향한 지리산의 신호의 실체를 파악하기로 했다. 서이강은 그 신호가 강현조가 보낸 것임을 느꼈지만, 병원에서 의식불명의 상태로 누워있는 강현조임을 고려하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강현조의 신호가 맞다면 강현조의 영혼이 그 일을 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실제 강현조의 영혼은 겨울 조난 사건 이후 그 영혼의 그의 육신을 빠져나와 지리산을 헤매고 있었다. 그의 강현조의 영혼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지리산을 벗어날 수 없었다. 연쇄살인범을 잡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도 그의 영혼이 지리산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이 길어질수록 강현조의 몸 상태는 악화되고 있었다.
강현조는 지리산을 떠돌며 나름의 방법으로 위험을 알리고 있었다. 서이강이 돌아올 때까지 그 신호를 알아채는 이가 없었다. 서이강이 돌아왔음을 알게 된 강현조는 온 힘을 다해 그와 소통하려 했지만, 보이지 않은 영혼이 그와 만나기 어려웠다. 서이강과 강현조는 서로의 존재를 알면서도 소통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순간 그들 사이에 메신저가 등장했다. 순수함 가득한 신입 레인저 이다원이 서이강의 진심을 알고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서이강은 강현조의 영혼이 활동하는 지역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강현조의 메시지를 찾으려 했다. 강현조의 영혼은 지리산의 흙과 돌, 수목을 만질 수 있었다. 가끔은 지리산에 온 이들에게 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이강은 강현조의 영혼을 목격한 마을 주민과 이다원의 말을 통해 강현조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만약, 서이강과 강현조가 소통할 수 있다면 연쇄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찾고 범인은 특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이강과 강현조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또 다른 살인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연쇄살인범이 그 움직임을 감지했다. 그는 서이강과 이다원의 동선을 파악하고 추격하고 있었다. 연쇄 살인범은 자신을 추격하는 서이강과 강현조의 시도를 막아야 했고 중요한 메신저인 이다원을 살해했다. 이다원은 지리산의 산중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다시 연쇄살인 사건이 미궁으로 빠질 위기에 처했다. 이에 서이강은 휠체어를 이끌고 지리산으로 향했다. 그는 강현조와의 만남이 절실했지만, 그가 오를 수 있는 범위는 한정적이었다. 강현조 역시 서이강과의 만남이 간절했지만, 지리산 밖으로 그 영혼이 나갈 수 없었다. 지리산을 사이에 두고 서이강과 강현조는 안타까운 마음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몇 가지 추가적인 사건 실마리가 등장했다. 애초 드라마 초기 사이코패스적 성향을 가진 이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연쇄살인 사건의 가능성이 컸지만, 시간이 갈수록 특정한 목적을 가진 의도적 범행임을 암시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여기에 과거의 사건들이 더해지며 연쇄살인 사건의 또 다른 동기가 있음을 보여줬다.
과거 해동분소가 관할하는 마을에는 케이블카 설치 등 개발을 위한 시도가 있어왔다. 그때마다 개발의 이익과 자연의 보호라는 명분이 충돌했다. 마을 주민 간에도 이에 대한 이해가 엇갈렸다. 국립공원에 포함된 이후 생계를 위한 활동이 제한된 마을 주민들로서는 개발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원하는 이들이 많았다. 또 한 편에서는 오랜 세월 살아온 살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일에 반대하는 의견도 강했다.
그런 대립이 격화되는 과정에 있었던 20여 년 전 지리산 산중의 마을에 살인이 의심되는 마을 주민의 조난 사망사건이 발생하고 알 수 없는 자연현상이 일어나면서 마을 주민들이 그 마을을 떠나는 일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마을에 남았던 이장은 거듭된 설득에도 이주를 거부하다 아들을 남겨둔 채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에는 그의 배우자가 조든 당해 사망한 충격과 마을이 사라지는 현실을 비관한 자살사건으로 종결됐지만, 의구심 가득한 일이었다. 이후 그 마을은 누구도 살지 않은 폐허 상태로 남았고 귀신이 출몰한다는 괴소문과 함께 레인저들조차 접근하기 꺼려 하는 공포의 장소가 됐다.
약 2년 전 서이강과 강현조는 그 마을에서 일어난 조난 사건을 해결하면서 마을 주변의 괴물체를 목격했다. 지리산 반달곰으로 판명 나긴 했지만,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불빛에 대한 실체는 여전히 미스터리였다. 강현조는 다시 한번 그 마을을 찾아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려 했지만, 그 현장에서 지역 사무소 직원인 김솔을 만났다.
김솔은 지리산의 사건 사고가 발생하며 누구보다 먼저 와서 그 현장을 사진으로 담고 기록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유독 지리산의 각종 전설과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지리산의 신령한 산이고 귀신의 존재를 믿는 모습이었다. 그런 그가 강현조와의 만남에서 자신이 폐허가 된 마을이 자신의 고향임을 밝혔다. 그는 왠지 모를 적재감이 흐른 강현조와의 헤어지는 과정에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애초 김솔은 초반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연쇄살인 사건의 또 다른 용의자로 주목받았다. 자원보존과 직원으로는 이레적으로 영적 존재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고 각종 조난 사건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많았다. 그런 그가 지리산 산중 마을에서 태어났음을 밝혔다. 지리산을 잘 아는 인물이라는 연쇄살인범의 특징 하나가 추가됐다. 어린 시절의 경험과 레인저의 경험이 더해진 김솔은 그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또한, 범인이 등장하는 장면마다 그를 특징하는 검은 장갑을 끼는 장면도 추가됐다.
여기에 추가로 10회 후반에 사망한 이장에게 어린 아들이 있었다. 그 아들은 마을이 외부의 개발바람과 국립공원 측의 마을 폐쇄 결정으로 고향 마을이 사라지고 그의 아버지가 사망한 모습을 봤다. 그 아들이 김솔임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다. 그렇다며 그 아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한 외지인들과 국립공원관리공단, 개발이익을 위해 개발에 찬성한 인근 지역 주민들에 대한 강한 원망과 복수심을 가질 있는 개연성이 있다. 그게 맞다면 연쇄살인범이 불특정 다수와 마을 주민, 레인저에게도 행해진 범행에 대한 강한 동기가 될 수 있다.
지리산의 신령한 산이 된 건 일제강점기와 6.25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지리산에 무고한 이들의 죽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자연재해도 있었지만, 전쟁 도중 민간인 학살이 지리산에서 자행됐고 빨치산이 주 활동 무대였던 지리산에서 빨치산과 토벌대는 물론이고 전투에 휘말린 많은 양민들이 희생됐다. 이런 원통한 죽음을 당한 혼령들이 곳곳에 있는 지리산은 다른 산과 다른 신령함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 신령함을 지리산을 개발의 바람에서 비켜나도록 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지리산에 많은 외지인들이 찾고 더 많은 이익을 위한 개발이 진행된다면 지리산의 본래 모습이 사라지고 지리산과 함께 하는 영혼들이 안식처가 사라질 수도 있다. 김솔이 범인이라면 그의 연쇄 살인은 지리산의 영험함을 지키는 차원의 잘못된 신념이 작용한 일일 수도 있다.
물론, 아직 밝혀진 건 없다. 그에 대한 작은 의심이 확신으로 바뀔 가능성이 커진 것뿐이다. 레인저 대장인 조대진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조대진은 서이강과 강현조를 연결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던 이다원의 죽임 직전 만남을 가졌던 인물이었고 이다원은 그의 장갑을 손에 쥐고 죽음을 맞이했다. 이다원 죽음에 가장 강력한 용의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의 비번일 때만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조대진이 지리산의 개발에 매우 부정적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그와 오래전부터 함께 일했던 전 지역 사무소장인 김계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역시 지리산의 보존에 누구보다 관심이 크고 현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지리산을 떠나지 않았다. 또한, 지리산 산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이 있고 개발에 대해 매주 부정적이다. 레인저들의 대부로 큰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로 그 영향력이 크다. 그가 사건의 정점을 차지할수도 있다.
하지만 조대진은 서이강과 강현조가 위험에 빠졌던 산불발생 당시 진화를 진두지휘했고 조난 사고 현장을 지휘했다. 어쩌면 그는 서이강과 강현조가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사건을 남몰래 추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사건의 단서가 될 증거들을 수집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가 역시 또 다른 형태로 사건의 예시를 받았을 수도 있다. 또한, 그와 함께 일하는 해동분소 레인저들 역시 함께 그 사건을 추격했을 수도 있다. 김계희 소장 역시 무고한 죽음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사람을 살리는 레인저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 그런 그가 살인을 사주하거나 주도했을지는 의문이 든다.
아직은 가설에 의존해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김솔이라는 인물에 더 많은 시선이 가는 건 사실이다. 그가 주범인지 또 다른 조력자가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누가 범인이던 잘못된 신념이 동기에 되어 진짜 소중한 생명을 경시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자연과 사람을 지켜야 하는 레인저들이 꼭 막아야 할 일이다. 서이강과 강현조가 죽음의 위기에 내몰리면서까지 사건에 매달린 중요한 이유다.
이제 드라마는 서이강과 강현조를 지금의 상황으로 몰고간 이유가 된 설산에 올랐던 이유와 조난 사건 당시의 상황, 강현조가 본 범인의 실체가 무엇인지가 중요해졌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원망으로 깨진 레인저들이 신뢰가 다시 회복되고 사건 해결을 위해 힘을 합칠 수 있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 영혼이 지리산에 머물며 코마 상태에 있는 강현조의 의식 회복 가능성, 하반신 마비 상태인 서이강의 회복 가능성도 지켜볼 부분이다. 또한, 드라마 곳곳에서 던져진 과거 사건들과 현재 사건들의 연결 고리와 각 인물들의 관계로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드라마는 실체가 명확하지 않았던 범인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본격적인 대결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지리산은 다소 과도한 PPL과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오가는 전개, 부실한 CG 등으로 다소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과거와 현재의 각종 사건들을 연결하며 하나로 모아가면서 흥미를 유발하고 있고 지리산을 지키는 사람들의 헌신과 노력, 지리산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삶, 비극적인 과거 사건들을 재조명하는 등 나름의 순기능도 하고 있다. 앞으로 드라마 지리산이 후반부에서 드라마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상쇄할 수 있을지 증폭되는 긴장감은 기대감을 가지게 하고 있다.
사진 : 드라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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