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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가 끝나고 시작한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키움의 이정후였다. 그가 FA 시장에 나온 것도 아니었지만, 시즌 시작 전부터 예고했던 메이저리그 포스팅 결과 때문이었다. 이정후는 데뷔 때부터 천재성을 발휘했고 소속팀을 넘어 KBO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또한, 국제 경기에서도 국가대표 선수로 큰 활약을 했고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에 더해 이정후는 성실성과 친화력, 팬 서비스 등 인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애초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선수였던 이종범의 아들로 팬들에게 알려졌지만, 화려한 선수 이력을 쌓으면서 이정후 그 자체로 우뚝 선 남다른 스토리도 함께 하고 있었다. 이런 이정후의 해외 진출은 기정사실로 여겨졌고 그 역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2023 시즌 이정후는 시즌 중 부상으로 상당 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것이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그에 대한 가치 평가도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결과는 예상 그 이상이었다.

이정후는 6년간 최대 1억 달러가 넘는 초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당당히 메이저리거가 됐다. 오래전부터 그를 주목했던 메이저리그 구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큰 배팅을 했다. 이정후와 관련해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다수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고 이런 경쟁구도는 그의 가치를 높였다.

 

 

 




이정후의 화려한 메이저리그 데뷔에 가려진 강백호


이정후는 대형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데뷔부터 주전 선수로 그 입지를 단단히 할 수 있게 됐다. 소속팀 키움 역시 큰 포스팅 비용을 받게 되면서 구단 재정에 한층 더 여유가 생겼다. 이정후는 4년 후 옵트아웃, 스스로 FA가 될 수 있는 권리까지 얻어 4년간의 활약에 따라 더 큰 계약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이정후의 화려한 메이저리그 데뷔 이면에 관심에서 멀어진 야구 천재가 있다. KT 강백호도 그렇다. 이정후보다 1년 늦은 2018 시즌 KT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강백호는 특유의 호쾌한 스윙과 콘택트 능력을 겸비한 타자로 신인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강백호는 입단 당시 150킬로의 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 겸 타자로 화제를 모았고 야수로서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고교 시절 보여주기도 했다. 강백호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선수였고 그 천재성은 데뷔 시즌인 2018 시즌 29개의 홈런과 84타점의 기록으로 발현됐다.

강백호는 이정후와 같은 우투 좌타의 외야수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같은 서울 연고 선수라는 공통점에 신인 시절부터 팀 중심 타자로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에 두 선수는 묘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고 이는 두 선수의 발전에 큰 자극제가 됐다.

강백호의 발전은 눈부셨다. 2018 시즌 데뷔 이후 2021 시즌까지 강백호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며 완성형 타자로 거듭났다. 2021 시즌에는 0.347의 타율에 16개 홈런, 102타점, 0.521의 출루율에 0.450의 출루율까지 최고 시즌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말 그대로 힘과 기술을 겸비한 타자의 전형이었다. 그 해 KT는 정규 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우승하며 챔피언 자리에 올랐고 강백호는 우승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다. 이는 이정후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야구 천재 그리고 논란과 부진, 거듭된 부상 


이렇게 탄탄대로를 걸었던 강백호였지만, 그의 커리어는 2022시즌과 2023 시즌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거듭된 부상이 결정적이었다. 강백호는 두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인성과 관련한 논란이 겹치면서 강백호는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강백호는 프로 데뷔 시즌부터 자신감 넘치고 자신의 감정 표현을 주저하지 않은 거침없는 성격으로 주목받았지만, 그런 자신감이 비판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국가대표로 나선 국제 경기에서의 경기 자세와 실수들이 더 크게 부각되면서 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고 말았다. 어느새 강백호에게는 게으른 천재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이 상황은 강백호를 심리적으로 흔들리게 했다. 부상이 거듭되는 상황에 경기 외적 논란까지 겹치는 상황에서 강백호는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일 수 없었다. 경기 출전수와 성적 역시 그에 대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2022 시즌 강백호는 1군에서 62경기만 출전했고 2023 시즌에도 71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2023 시즌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로 선발돼 금메달 멤버가 되긴 했지만, 대표팀 선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강백호는 아시안게임에서 중심 타자로 의미 있는 활약을 했고 병역혜택을 받으며 선수 생활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듯 보였다. 이는 포스트시즌에서 강백호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이런 기대는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당한 부상으로 허무하게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의욕 과잉이 부른 일이었다. KT는 강백호 없이 포스트시즌에 나서야 했다. KT는 포스트시즌 돌풍의 팀 NC에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LG에 힘의 차이를 절감하며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KT는 한국시리즈에서 거듭된 경기로 투수들이 크게 지친 것도 패인이었지만, 타선의 힘에서 LG에 크게 밀린 것도 패배의 또 다른 원인이었다. 건강한 강백호의 존재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시즌을 마무리한 강백호는 한때 그와 라이벌 관계였던 이정후의 성공을 멀리서 지켜보는 처지가 됐다. 강백호가 온전히 시즌을 계속 치렀다면 그 역시 2024 시즌 후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도전할 수 있었지만, 최근 2시즌 연속 부진과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또한, 2023 시즌을 앞둔 연봉 협상에서 대폭적인 삭감을 당했던 그로서는 2024 시즌 연봉 협상에서도 그의 주장을 펼치기 힘든 상황이다. 강백호에게는 여러 가지로 암울한 2023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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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 시급한 2024 시즌 


2024 시즌 강백호는 더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천재 타자라는 명성에 크게 금이 갔고 그에게는 유리몸이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까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의 인성과 관련한 논란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2024 시즌 반등하지 못한다면 부담은 한층 더 가중될 수 있다. 

하지만 강백호는 충분히 능력이 있는 타자로 그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그가 건강함만 되찾는다면 반등 가능성은 충분히 가지고 있다. 아직 그는 20대 중반의 젊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 2시즌 계속 그를 괴롭히는 부상 방지와 관련해 보다 철저한 관리와 해결책이 필요하다.

강백호의 부활은 소속팀 KT에서 중요하다. KT는 2024 시즌 LG의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지만, 그 전제는 강백호가 본래 모습을 되찾아야 가능하다. 건강한 강백호가 돌아오면 KT는 돌아온 외국인 타자 로하스와 박병호, 황재균까지 강력한 중심 타선을 구성할 수 있다. 리그 최강의 선발 마운드가 있는 KT인 만큼 타선이 일정 생산력을 보유지한다면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이 점에서 강백호의 부활은 KT 전력 구상에 있어 핵심 요소로 할 수 있다.

강백호로서도 그가 꿈꾸는 더 큰 무대로의 도전을 위해 그의 건재를 입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그에게 드리워진 내구성에 대한 의문을 2024 시즌에는 걷어내야 한다.

강백호는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하고 있고 KT는 물론이고 KBO 리그에서 소중한 자원이다. 이런 강백호가 이런저런 문제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평가절하된 상황은 분명 아쉬움이 있다. 이제는 그런 부정적 굴레를 스스로 벗어나야 할 시점이다. 강백호가 2024 시즌 완벽히 부활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KT 위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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