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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불평등은 인류의 문명이 시작한 이래로 계속되고 있는 문제다. 이 문제는 산업혁명 이후 과학, 기술의 발전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된 지금 더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는 세계 최강국이자 최고 경제 대국인 미국에서도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현대 세계질서의 근간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이런 상황은 큰 역설이라 할 수 있다. 미국 하면 가장 부강하고 부유한 나라, 아메리칸드림이라 불리는 기회의 나라라는 이미지가 여전하지만, 미국 국민들의 삶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의 빈부 격차는 OECD 국가 중 2위의 상대적 빈곤율과 4위의 소득 불평등으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장 발전한 경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의문에 대한 연구의 권위자인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도 주목하고 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그는 불평등과 관련한 문제를 경제학적 관점으로 연구하고 해법을 모색해온 학자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역설 


그는 EBS 위대한 수업에서 3번의 강의를 통해 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불평등에 대해 살피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 

스티글리츠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핵심 요소인 기술발전이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고 주장한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했다는 보편적 인식과는 차이가 있다.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도 기술 발전이 사회적 풍요로움을 가져온다는 게 통설이다. 

저명한 경제학자 쿠즈네츠의 이론과 같이 경제발전 초기에 신기술을 잘 이용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부유해지는 건 불가피하고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면 그런 불평등이 완화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경제규모의 확대는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자유로운 경쟁을 지향하는 자본주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승자의 독식 구조가 심화됐다. 이런 독과점은 결국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연결된다. 이런 독과점의 힘을 가진 기업들은 중세 봉건사회에서 볼 수 있었던 넓은 땅을 가지고 지대를 받는 영주처럼 변질되고 그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다. 대신 이에 맞설 수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는 오히려 더 축소되는 게 현실이다. 

 

 

 

 

미국 경제 호황기 속 심화된 불평등


이와 관련해 스티글리치는 그가 태어나 자랐던 지역을 예로 들었다. 그는 미국의 전통적 공업지대인 5대 호 연안의 남쪽 지역인 미시간호와 접한 철강도시에서 태어났다. 5대 호 지역은 철강,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미국이 2차례 세계대전 과정을 거치고 이후 급속한 경제 발전을 하는 과정에서 중심 공업지역이었다. 당연히 지역 경제는 큰 호황을 누렸다. 그는 자라면서 그 흐름과 함께 했다. 

그는 그 이면에서 심화되는 불평등과 빈곤의 문제에 주목했다. 당시 그 지역에는 남북전쟁 이후 노예해방이 이루어졌음에도 극심한 차별과 폭력에 시달린 미국 남부지역의 흑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공업지대가 밀집한 미국 동부와 북부로 대거 이주했다. 1910년대부터 있었던 이 현상을 미국에서는 흑인 대이동이라 부른다. 

이를 통해 이주한 흑인들은 경제 호황기의 혜택을 누려야 했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 흑인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빈곤에 시달려야 했다. 그 삶은 대를 이어 계속됐다. 이는 흑인들의 문제를 떠나 미국 노동자 전체의 문제가 됐다. 미국의 기업들이 경제 호황기 막대한 이익을 실현하고 경영자들이 큰돈을 버는 사이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오히려 감소했다. 경제발전에 따른 인플레이션만큼 임금 인상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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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자본의 힘 축소되는 노동자의 권리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 결성이나 노동운동을 하기도 했지만, 미국의 노동운동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 내 노동자들의 노조 결성률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또한, 각종 법 제도와 법원의 판단도 친 기업적인 성향으로 흐르고 있다. 

스티글리츠는 이에 더해 정치와 돈의 관계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미국의 정치는 각종 선거 등에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선거 등에서 미디어 활용이 늘어나고 광고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은 더 많은 정치자금을 필요로 한다. 그런 정치권의 자금 수요를 부유한 이들이 충족시켜주는 게 미국 정치다.

미국은 공공연하게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하고 로비를 할 수 있다. 그 속에서 정치권은 정치자금을 후원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는 미국 정치에 경제적 부를 가진 이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게 했다. 이는 정책과 법 제정 등에서 친 기업적인 성향을 가지게 한다. 이런 상황은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정치를 자본가들 편향적으로 흐르게 하고 있다. 자본가들로서는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경제 시스템을 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의 그늘


친 기업적 정치는 1980년대 들어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대두된 신자유주의에 의해 더 심화된다. 신자유주의는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복지를 축소함과 동시에 세계화에 근거한 자유무역을 지향한다. 자본주의 경제의 시장을 한 나라에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로 확대한다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이를 통해 경제의 파이를 한층 더 키울 수 있고 경제를 성장시키고 더 많은 이들의 삶아 나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미국의 주도로 세계 각국은 국가 간 그리고 다자간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 이를 통해 모든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이 열렸다. 세계 경제의 규모는 커졌고 세계 각국이 협업하는 글로벌 공급망이 구축되기도 했다. 이는 모든 이들에게 더 큰 기회의 문이 열린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유 무역의 수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이 대부분 독식했다.

일부 저개발 국가들에게는 경제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저개발 국가들은 선진국들의 생산기지로 전락했다. 급속한 시장 개방은 오히려 그들 나라 국민들의 삶의 질을 더 악화시켰다. 경제 시스템 전반에 그 나라에 실정에 맞지 않는 서구 선진국의 시스템이 마치 표준처럼 도입되면서 독자적 경제발전의 기회도 줄었다. 자국 산업이 붕괴되는 후유증도 있었다. 예를 들어 선진국들의 취약한 산업에 대해 정부가 보조금 등을 지원하며 이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저개발 국가들은 그럴 여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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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스티글리츠 <불평등 특집 1부 진단> 3강 게임의 규칙을 바꿀 수 있을까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세상이 언제나 불평등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단언하면서도 희망은 있다고 말한다. 불평등은 단순히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인간의 법칙이기 때문. 즉 불평등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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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시 준비 안된 시장 개방의 후유증을 겪었다. 특히, 취약한 자본시장의 상황은 1990년대 후반 IMF 경제 위기로 이어졌고 한동안 경제 주권을 잃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사회적 합의나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했고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겪어야 했다. 특히, 일반 노동자들의 고통이 컸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무너졌고 파견직과 계약직 등이 보편화되면서 노동여건도 더 악화됐다. 그 속에서 빈부의 격차가 더 심화됐다. 

이런 고통을 겪지 않는 미국도 신자유의 문제점을 노동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문제가 두드러졌다. 자본가들은 저임금의 저개발 국가에 공장을 세우고 제품을 생산했고 그것이 이익 창출에 훨씬 더 도움이 됐다. 그 사이 미국의 제조업은 크게 퇴보했고 산업의 중심은 서비스업으로 넘어갔다. 이에 미국 제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 등 노동환경이 더 악화됐다. 이를 통한 불평등의 확대는 노동자들에게는 큰 상실감과 분노를 불러왔다. 

더군다나 서비스업 종사자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 것으로 평가받았던 IT, 산업 역시 앞서 언급한 독점구조가 생기면서 과거 미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했던 문제를 답습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잘 아는 빅 테크 기업들 역시 IT 산업의 핵심 요소였던 혁신은 사라지고 보다 많은 수익 창출을 위한 광고 알고리즘 개발이나 사업 확장을 더 골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더 심화된 불평등과 낙수효과의 허상 


이러한 상황은 1980년대부터 전 세계 경제의 주요 흐름이었던 신자유의 경제에 대한 회의로 이어지고 있다. 여전히 신자유주의 경제 신봉자들은 경제 파이를 키우면 불평등 등의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 근간에는 낙수효과가 있다. 낙수효과는 고 소득층의 경제활동 촉진이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론이다. 부자들에 대한 감세와 친 기업적인 정책이 더 많은 일자리와 임금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최근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부자들과 기업들의 수익은 크게 증가했지만, 그렇게 축적된 부는 아래로 흐르지 않고 금융 시스템 내에서 또 다른 부를 창출하는 데 쓰이는 게 현실이다. 기업들도 늘어난 수익을 연구 개발에 투자하기 보다는 자산투자를 하거나 유보금으로 쌓아두고 있다. 이에 산업 각 분야에서 연구개발과 혁신을 위한 투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자본이 더 큰 자본을 창출하고 있다. 이에 부의 쏠림 현상은 더 심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회적 불평등을 더 크게 하고 있다. 이는 계층별 이동의 사다리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경제적 부의 차이는 교육에서의 차별을 불러오고 일반 서민들의 계층 상승의 가능성을 더 희박하게 한다. 일부 부동산과 주식 투자 등으로 돈을 버는 이들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자본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고 일반 개인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정보력으로 부를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다.

심화된 불평등은 결국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조정해야 할 정치권이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과격한 주장을 하는 극단주의가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정치 혼란과 함께 국가 시스템을 흔들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불평등한 사회 구조 가장 상단에 있는 이들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불안한 정치 사회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어렵게 하고 궁극적으로 수익 창출에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의 일부 상류층은 점점 불평등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특히, 조세정책과 관련해 일부 부유층들은 세금의 불평함을 자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인간의 선한 영향력에만 기대어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여전히 돈이 정치, 사회 전반을 움직이는 힘이 되는 현실이고 정치 역시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적 자본주의에 근접한 북유럽 


스티글리치는 불평등을 개선하고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세금제도의 개선, 교육 기회의 보장, 선분배 등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정부의 역할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와 소비 증대를 이끌 수 있고 궁긍적으로 전제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는 분수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부자들의 선한 의지에 의존하는 낙수효과는 대조적인 개념이다. 

그러면서 스티글리치는 이를 가장 근접해 실현하고 있는 북유럽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주목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부러워하는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은 앞서 언급한 대로 강력한 세금 정책으로 분배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고 국가 차원에서 전 국민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유럽 국가들은 인적자원의 확충과 함께 기초과학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기초과학의 연구는 장시간이 소요되는 일이지만, 향후 기술발전과 혁신의 근본이 된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국가적 관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북유럽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은 안정된 정치구조가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매우 투명하면서도 국민들이 적극 참여하는 민주주의 정치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선거 공영제 등 돈 안 드는 선거를 지향하다. 이를 통해 돈이 정치에 연관되는 일을 사전에 차단한다. 이는 국민들의 여론이 정치에 투영되는 토대가 된다.

이런 바탕 위에 북유럽은 평등과 분배도 병행하는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 이는 높은 수준의 복지와 사회 안전망 구축, 삶의 질 향상과 연결되고 있다. 건강한 정치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정치


북유럽의 사례를 근거로 스티글리치는 불평등 해소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첫 순위로 꼽았다. 이는 돈이 정치를 지배하는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정치가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다.하지만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과 법 제도의 정비는 정치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고 그 수혜는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 더 나은 세상은 기다린다고 찾아오지 않는다. 그것을 이뤄줄 메시아도 없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방법은 관심과 참여다. 

이는 미국이 아닌 우리에게도 결코 동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즉,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밥이 나오고 돈이 나올 수 있다. 이제 그 실체도 불분명해진 낙수효과에 기대 이따금 위에서 떨어지는 이익을 위해 을들이 서로를 밟고 올라서는 싸움을 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사회 현상에 보다 관심을 갖고 정치를 외면하지 않는 것이 돈에 지배되는 세상을 막고, 보다 많은 기회가 보장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본 게시글은 EBS 스토리 기자단 18기 활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https://naver.me/55RUTeRe

 

[EBS 위대한 수업] 심화되는 불평등에 대한 고찰, 경제학자 스티브 스티글리츠 강의

[BY 지후니74] 사회적 불평등은 인류의 문명이 시작한 이래로 계속되고 있는 문제다. 이 문제는 산업혁명...

m.post.naver.com

 


사진 : EBS,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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