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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치열한 순위싸움에 있던 프로야구의 열기를 조금 식혀주었습니다. 이른 무더위에 지친 선수들에게 보약과도 같은 비였습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들은 아쉬움이 있겠지만, 대부분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말 2경기는 숨 고르기를 한 팀들 간 접전이 예상됩니다.

 

팀 간 순위싸움뿐만 아니라 각종 타이틀 경쟁 역시 치열합니다. 이채로운 것은 지난해 타이틀 홀더들이 대부분 경쟁에서 멀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투수 부분에서 타이틀을 독식했던 윤석민은 컨디션을 되찾고 있지만 각 부분에서 1위와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투수 각 부분은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졌습니다. 공격 부분 역시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와 삼성의 최형우가 주도하던 것에서 여러 선수가 타이틀을 나눠갖는 모습입니다.

 

이 중에서 도루 부분은 기존의 강자들이 대부분 순위권에서 밀려나 있습니다. 현재 5위 안에 있는 선수들을 보면 이용규가 25개로 1위, 정수빈, 박용택, 김선빈, 김상수가 차례로 그 뒤를 추격하고 있습니다. 매년 좋은 활약에도 도루왕 타이틀과 인연이 없었던 이용규가 도루왕의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노장 박용택이 상위권에 자리한 것도 이채롭습니다.

 

범위를 넓혀 10위권을 살펴봐도 기존의 강자들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지난해 도루왕 오재원은 물론이고 도루하면 생각나는 이름인 이대형, 김주찬 역시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이들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도루왕 경쟁이 큰 변화를 가져온 것입니다. 이런 변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선수들의 부상에 있습니다.

 

 

 

(김주찬, 부상 딛고 반전 이룰까?)

 

 

 

오재원, 이대형, 김주찬 모두 부상으로 시즌 초반부터 결장하는 경기가 많았습니다. 경기 출전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도루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중 이대형은 1할대의 극심한 빈타에 시달리면서 주전 경쟁에서조차 밀리고 있습니다. 올 시즌 이대형은 수시로 2군을 오가는 상황입니다. 그의 자리는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LG의 중심선수였던 이대형이지만 젊은 선수들에 과감히 기회를 제공하는 김기태 감독의 선수운영 방침에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만약 자신의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2군에 머물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이대형과 달리 김주찬과 오재원은 부상의 후유증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김주찬은 해마다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입은 부상 탓에 과감한 주루 플레이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과감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햄스트링 부상의 여파는 도루 시도 자체를 줄였습니다. 김주찬은 최근 좋은 타격감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지만 줄어든 도루 개수는 롯데의 뛰는 야구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거듭된 부상은 분명 큰 부담입니다. 해마다 그런 부상이 반복된다는 점은 도루에 필요한 과감성에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올 시즌 이후 FA가 되는 김주찬으로서는 부상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롯데의 중요한 공격옵션인 김주찬의 발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것은 아쉬움이 있을 것입니다. 경험이 많은 선수이니만큼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깜짝 도루왕에 오른 오재원 역시 부상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결장하는 경기가 너무 많았습니다. 최근 타격감을 회복하면서 라인업에 본격 가세했지만 1위 그룹과 너무나 멀어져 있습니다. 그가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두산의 내야진은 고영민의 예전의 기량을 되찾으면서 2루수로 자리를 잡았고 허경민이라는 젊은 선수가 가세한 상황입니다. 오재원으로서는 팀 내 경쟁도 이겨내야 합니다.

 

하지만 워낙 근성이 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이니만큼 좋은 활약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도루왕 타이틀과는 다소 멀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이렇게 올 시즌 도루왕 경쟁은 기존의 강자들이 주춤하면서 판도가 크게 변했습니다. 변수가 있지만, 지금의 격차는 기존 강자들이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노장 박용택이 체력적인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용규, 김선빈, 정수빈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용규는 풍부한 경험이 강점이지만 타격에서 지난해보다 못하는 점이 마음에 걸립니다. 0.265의 타율은 그답지 못합니다.

 

 

 

(이대형, 슈퍼소닉의 질주는 이대로 끝나는가?)

 

 

 

다만 출루율 0.379가 일 말해주듯 상대 투수들과 승부에서 끈질긴 면을 보인다는 것은 큰 강점입니다. 해마다 겪는 부상 공백만 최소화한다면 도루왕 타이틀에 가장 근접한 선수임이 틀림없습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정수빈은 빠른 발과 센스로 엄청난 도루 능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타격 능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0.246의 타율과 0.285의 출루율은 다소 실망스로운 성적입니다.

 

김선빈은 타격 능력에서 여타 경쟁자들보다 우월한 모습이지만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해야 하는 것에서 오는 체력부담을 극복해야 합니다. 한 여름 무더위를 잘 극복할 수 있을지가 도루왕으로 가는 길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팀의 이용규와 도루 기회를 나눠야 하는 것도 불리한 점입니다. 2번 타순에 있는 김선빈이 1번 타순의 이용규보다 도루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재편된 도루왕 타이틀 경쟁이지만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소속팀의 성적과 부상 등 변수는 남아있습니다. 부상의 위험성은 도루왕 타이틀 경쟁에서 피할 수 없는 위험요소입니다. 최근까지 크게 주목받던 뛰는 야구가 다소 주춤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루는 팀 공격에 있어 매력적인 수단임이 틀림없습니다. 상대 투수를 흔들리게 하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작지만 예리한 단도와 같은 무기입니다. 도루왕 경쟁에 나선 선수들은 팀 공격의 첨병과도 같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팀 공헌도가 높은 서수들이기도 합니다. 도루왕 경쟁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과연 지금의 도루왕 지형도가 그대로 유지될지 기존의 강자들이 그들의 존재감을 시즌 후반 보여줄지 그 경쟁의 결과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LG 트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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