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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KIA의 목요일 경기는 장맛비로 인한 긴 휴식이 어떤 영향을 줄지가 승부를 가를 중요 요인중 하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휴식의 효과는 홈팀인 KIA가 더 많이 얻었고 경기는 KIA의 5 : 1 강우 콜드게임 승이었습니다. 긴 휴식으로 힘을 비축한 건 같았지만 편안한 휴식을 가질 수 있었던 홈 팀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한 것입니다. 비는 KIA의 리드를 더 확실하게 굳혀주었습니다. KIA가 비가 가져다 준 혜택을 제대로 받은 경기였습니다.

 

오랜 휴식은 선수들의 경기감각에 악 영향을 주었습니다. 투수들보다 야수들에게 더 나쁘게 작용했습니다. 경기 초반 양 팀의 공격과 수비에서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하면서 난전 양상으로 경기가 이어졌습니다. 득점 기회에서 득점타는 나오지 않았고 주루 미스와 어설픈 수비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경기는 조금 더 집중력을 빨리 회복한 KIA의 우세 속에 전개되었습니다.

 

선취득점은 롯데로부터 나왔습니다. 그 역시 KIA 수비진의 실책이 빌미가 되었습니다. 롯데는 1회 초 전준우의 빗맞은 안타와 견제 악송구, 폭투를 묶어 1점을 먼저 얻었습니다. KIA 선발투수 소사는 1회 초 수비에서 자신의 장점인 직구 대신 변화구 사용빈도를 높이면서 역으로 볼 배합을 가져갔지만, 제구력이 흐트러지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에 행운이 롯데에 이어지면서 롯데가 먼저 리드를 잡았습니다.

 

롯데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롯데의 선발투수 사도스키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아쉬운 수비가 더해지면서 롯데의 1회 초 선취득점은 그 의미가 크지 않게 되었습니다. 1회 말 KIA는 선두타자 이용규의 안타 출루로 반격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KIA 역시 떨어진 타격감을 고려, 보내기 번트로 동점을 만드는데 더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

 

 

 

(너무 많이 쉬었나? 또 한번의 패전 기록한 사도스키) 

 

 

여기서 나온 포수 강민호의 수비 실책은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는 빌미가 되었습니다. 정상적인 번트가 수비였다면 1사 2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1점을 실점하고 무사 3루의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어진 김원섭의 내야 안타로 KIA는 가볍게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KIA 타선 역시 집중력에서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KIA는 대량 득점이 가능했던 추가 기회를 무산시키면서 상대 추격의 여지를 남겨주었습니다.

 

한 차례 위기와 찬스를 주고받은 양 팀은 이후 무득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같은 무득점이었지만 그 내용은 크게 달랐습니다. 롯데는 직구 위주로 투구패턴을 바꾼 소사의 강속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반면 KIA는 사도스키는 상대로 계속 득점기회를 잡았습니다. KIA가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면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습니다.

 

롯데 선발 사도스키는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제구가 들쑥날쑥하고 공의 구위가 좋지 못했지만, KIA 타자들이 이것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KIA는 2회 말에 주루 미스로 볼넷 2개와 안타 하나를 조화시키지 못했고 4회 말 무사 2루의 기회도 그대로 날려버렸습니다. KIA 역시 경기감각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계속된 득점 기회의 무산은 1점 차의 리드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KIA의 부담은 소사의 역투로 누그러졌습니다. 소사는 1회 초 1실점 이후 흔들리지 않는 투구로 롯데 타선에 완벽하게 막았습니다. 롯데 타자들의 떨어지는 배트 스피드는 소사의 직구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소사는 직구가 통하면서 더 자신감을 가지고 타자들을 상대했습니다. 빠른 동점을 만들어야 하는 롯데였지만 롯데의 공격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롯데의 공격이 잠잠한 사이 KIA는 5회 말 2득점으로 경기 흐름을 자신들 것으로 확실하게 가져왔습니다. 그 시작은 김선빈의 볼넷 출루였습니다. 이어 나온 김원섭의 번트 안타는 추가점의 기대를 더 높였습니다. 하지만 KIA의 보내기 번트 때 롯데가 멋진 수비 시프트로 2루자를 3루에서 잡으면서 KIA의 득점기회가 또 한번 무산되는 듯 보였습니다.

 

자칫 꼬일 수 있는 흐름에서 안치홍의 적시안타는 KIA에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어렵게 추가 실점을 막았던 롯데는 조금 힘이 빠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어 나온 조영훈의 적시타는 추가점에 목말라 있던 KIA에 단비와 같았습니다. 롯데가 5회 말 위기마저 무실점으로 막았다면 점점 힘이 떨어지는 소사를 상대로 반격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5회 말 2득점은 KIA가 승리로 가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여유를 가지게 된 KIA는 소사의 호투 속에 경기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소사는 투구 수 80개 전후에서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흔들림 없는 투구로 팀의 리드를 지켜냈습니다. 롯데는 5회 초 주루 플레이 실수로 6회 초 무사 1루에서 나온 병살타 등으로 공격의 맥을 스스로 끊으면서 KIA 선발 소사의 투구 이닝수를 늘려주었습니다.  

 

불펜에 대한 확신이 없는 KIA의 사정을 고려하면 소사를 좀 더 물고 늘어질 필요가 있었지만 떨어진 타격감을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안타를 산발로 처리되었고 응집력을 발휘되지 못했습니다. KIA 선발 소사는 직구의 구위와 롯데 타선의 부진에 편승, 6.2이닝 7피안타 6탈삼진 1실점(무자책)의 빛나는 역투를 하고 마운드를 불펜에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후 KIA는 신인 불펜투수 박지훈이 무실점 투구로 마운드를 확실하게 지켜주었고 낫 아웃으로 출루한 안치홍을 팀 배팅으로 홈까지 불러들이면서 5 : 1 리드를 잡았고 승리를 더 확실하게 굳혔습니다. 이후 경기는 KIA의 승리 분위기로 빠르게 전개되었습니다. 롯데는 수비적인 면에서 부진했던 강민호를 교체하고 주력 불펜을 아끼면서 주말 3연전에 대비하는 경기를 했습니다.

 

 

 

(아쉬웠던 수비, 강민호)

 

 

결국, 경기는 8회 말 KIA 공격 때 내린 갑작스러운 폭우로 더는 이어지지 못하고 KIA의 5 : 1 승리로 마감되었습니다. 이전까지 분위기만 놓고 본다면 롯데의 반격 가능성이 낮았습니다. 롯데로서는 다시 먼 이동을 해야 함을 고려하면 전력 소모를 줄이고 경기를 마무리 한 것이 다행일 수 있을 정도로 공수에서 부진한 경기였습니다.

 

반대로 KIA는 5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했다는 의미와 함께 롯데전 약세를 벗어날 계기를 마련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전력의 소모를 줄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에이스 윤석민을 주말 3연전에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남은 한 주를 더 좋은 분위기 속에 마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승리의 의미가 더 큰 경기였습니다.

 

롯데는 목요일 패배로 1위 삼성과의 격차는 2경기로 벌어졌고 3위 두산에 반게임 차로 쫓기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주말 3연전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중위권 접전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떨어진 집중력을 살려내는 것이 시급해졌습니다. 이에 비해 KIA는 우천 휴식으로 힘까지 비축하면서 선두 삼성과 치르는 3연전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비로 인한 휴식은 양 팀 모두에 달콤했지만, 경기의 명암은 극명하게 달라지게 했습니다. 이 두 팀의 차이에서 보듯 장마가 지속하는 싱황에서 들쑥날쑥한 일정을 누가 더 잘 극복하고 선수들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가 여름철 순위싸움에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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