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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야구 국가대표팀이 쓸쓸히 귀국했다. 4강 진출이라는 목표로 큰 희망 속에 출범한 대표팀은 그 어느때 보다 많은 준비를 했다고 자부했지만, 결과는 역대 최악이었다. 상대팀에 대한 전력 분석 부재와 더불어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가 겹치면서 2라운드 진출조차 하지 못했다. 양적팽창에만 고무되어 간과했던 우리 야구의 경기력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러 분석이 쏟아지고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선수구성이나 경기운영의 문제 등이 지적되고 있지만, 1라운드 탈락은 현실이다. 하지만 빼어난 실력으로 제 역할을 다해준 선수에 대한 재조명도 이루어지고 있다. 생애 마지막 국가대표로 맹활약한 이승엽, 유일한 해외파로 4번 타자의 역할을 해준 이대호,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1번 타자로 활약한 이용규도 이름값을 해주었다.

 

이런 타자들과 함께 대표팀 불펜의 중심을 이룬 박희수와 오승환도 역시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 시즌 리그 홀드왕과 세이브왕을 차지했던 두 투수는 국제경기에서도 그 위력이 여전했다. 박희수는 대표팀의 승리한 두 경기에서 승부처에 투입돼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고 오승환은 1라운드 세경기 모두 마무리 투수로 나서며 돌직구의 위력을 뽐냈다. 

 

두 선수는 WBC 대표로 선발되었지만, 기대와 우려를 함께 받았다. 박희수는 지난해 무리한 등판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데 애를 먹었다. 부상이 겹쳤고 팀 스프링 캠프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다. 개인 훈련으로 몸을 만들어 대표팀에 합류한 박희수였다. 박희수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늦깍이 대표선수였지만, 누구보다 강한 의욕으로 대회애 임했다. 

 

 

 

 

 박희수

 

 

 

막상 경기에 나선 박희수는 홀드왕의 모습 그대로였다. 좌완투수로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는 자신감은 타자들을 압도하게 하는 큰 무기였다. 첫 국제경기라는 부담감도 스스로 떨쳐냈다. 주 무기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은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혼란스럽게 했다. 박희수는 불펜의 필승카드로 중용되었고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이는 승리로 가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그를 네덜란드전에 투입하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올 시즌 SK의 마무리 투수로 풀 타임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박희수로서는 더 큰 자신감을 가지고 2013시즌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부상에 대한 우려도 씻어냈다. 대표팀은 좌절했지만, 재 발견된 박희수는 앞으로 대표팀 불펜의 핵심으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소중한 경험을 한 대회였다. 

 

박희수와 달리 오승환은 그 명성 그대로였다. 올 시즌 연봉계약 과정에서 소속팀 삼성과 해외 진출문제 등으로 매끄럽지 못한 연봉 계약을 한 오승환이었다. 대회준비에 차질이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타자들이 알고도 치지 못한다는 직구의 위력은 외국 타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었다. 오승환의 거침없는 투구는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허공을 가르게 만들었다. 

 

그동안 오승환은 국제 경기에 꾸준히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했지만, 그 활약은 명성이 미치지 못했다. 2006년 제1회 WBC 대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오승환이었지만, 이후 국제 경기에서 부진했다. 부상과 피로가 겹친 상황에서 대회를 치르면서 그 위력이 반감되었기 때문이었다. 국제 경기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생길 수 있는 모습이었다.

 

이번 WBC는 달랐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위력적인 투구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대회를 위해 컨디션을 충분히 끌어올린 모습이었다. 해외리그 진출이라는 큰 목표가 있는 오승환으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알릴 수 있었다. 3년 연석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시제패라는 목표에 도전하는 삼성으로서는 팀의 마무리 투수의 건재함이 기쁘기도 하면서도 그에 대한 해외 팀들의 관심이 더 커진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 되었다. 

 

오승환으로서는 자신의 직구가 더 큰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큰 수확이었다. 연봉협상 과정에서 나온 팀과의 불협화음도 날려버린 투구였다. 올 시즌 역시 최고 마무리 투수로서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이렇게 우리 야구의 경기력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하는 WBC 결과에도 박희수, 오승환은 타이틀 홀더로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상당수 선수들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과정에서도 이들은 충실히 몸을 만들었고 국가대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두 선수의 건재함은 대표팀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게 했다. SK와 삼성의 중심 선수로 올 시즌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하는 모습이었다.

 

올 시즌도 상위권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과 SK에서 두 투수는 마무리 투수로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은 만만치 않은 경쟁자를 만난 셈이고 박희수는 홀드왕에서 세이브왕으로의 변신을 꿈꾸는 시즌이기도 하다. WBC 대회의 활약은 두 선수가 시즌을 잘 치르는 데 있어 중요한 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WBC에서 빛난 두 투수의 올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다음 메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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