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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두산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는 2년간의 부진을 이겨낸 이재곤의 깜짝 선발 호투가 가장 빛났다. 롯데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한 이재곤의 6.1이닝 무실점 호투와 불펜진의 효과적인 계투, 손아섭, 박종윤의 적시타를 묶어 두산에 3 : 0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5할 승률에 복귀했고 4위 두산과의 격차를 한 게임 차로 줄였다. 힘겹게 시즌을 이어오던 롯데에 상위 진출의 희망을 되살린 소중한 1승이었다.

 

롯데 선발투수 이재곤에게 너무나 의미 있는 경기였다. 이재곤은 올 시즌 수차례 선발 등판기회가 있었지만, 비로 무산된 기억이 있었다. 롯데의 미래를 이끌 선발투수에서 수년간 부진으로 1군과 2군을 오가는 처지에 있었던 이재곤이었다. 1군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누구보다 소중한 이재곤이었다. 하지만 선발 등판기회가 계속 무산되면서 이재곤은 올 시즌 주로 2군에 머물러야 했다.

 

이런 이재곤에 롯데 선발진의 부진은 기회로 다가왔다. 4, 5선발진에 구멍이 뚫린 롯데는 2군에 눈길을 돌렸고 김수완, 이재곤을 1군에 콜업했다.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2010년 큰 활약으로 신인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침체기에 있었던 공통점이 있었다. 김수완은 5월들어 꾸준히 로테이션에 포함되며 선발승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지만, 이재곤은 최근에 1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멋지게 살려냈다. 그 상대가 강타선을 자랑하는 두산이었고 두산의 에이스 노경은과의 맞대결이었다는 점이 기쁨을 더했다. 

 

선발투수 비중에서 두산은 꼭 승리를 거둬야 하는 경기였다. 전날 불펜이 무너지며 완패한 두산은 연패를 막아야 했고 이를 위한 카드로 노경은을 선택했다. 노경은은 시즌 초반 주춤했지만, 최근 에이스의 위력을 되찾는 중이었다. 시즌 첫 등판하는 롯데 선발 이재곤에 비해 무게감이 훨씬 앞서는 선발 카드였다. 이는 두산의 승리 가능성을 높여 주었다.





(2년을 기다린 선발 승, 롯데 이재곤)



 

하지만 경기 흐름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롯데는 1회 말 손아섭의 적시 안타로 1점을 선취득점했지만, 이후 노경은의 투구에 밀리며 더는 점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두산 역시 이재곤 공략의 해법을 찾지 못했다. 두산 타선은 5회까지 볼넷 3개만을 얻어냈을 뿐이었다. 이재곤의 싱커는 날카롭게 떨어졌고 외각을 찌르는 슬라이더, 커브도 제구가 잘 이루어졌다. 2010시즌 중반 언더핸드 선발 투수로 8승을 거두며 혜성같이 등장했던 모습이 재현된 듯한 투구였다.

 

이에 맞서는 노경은도 1회 1실점 이후 역투했지만, 롯데의 1 : 0 리드는 계속 이어졌다. 전날 패배를 당했던 두산으로서는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앞서 가는 롯데 역시 불안한 리드였다. 롯데의 추가점과 두산의 동점 중 어느 쪽이 먼저 나오느냐가 경기 흐름을 좌우할 수 있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은 흔들림이 없었고 양 팀의 줄다리기는 계속 되었다.

 

리드를 당하는 두산은 4회와 6회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다. 4회 초 두산은 롯데 유격수 문규현의 실책과 볼넷이 연이어 나오며 잡은 1사 1, 2루 기회에서 홍성흔, 윤석민 두 중심 타자의 한 방을 기대했지만 두 타자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무산시켰다. 6회 초에서는 1사 후 민병헌의 안타와 도루로 잡은 득점기회에서 김현수, 홍성흔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두산이 자랑하는 강력한 중심타선이 역할을 하지 못했다.

 

롯데 선발 이재곤의 공이 그만큼 좋았다는 방증이었다. 이재곤은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도 침착했고 자신의 공을 던졌다. 과감한 승부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재곤이 호투를 이어가면서 롯데의 리드는 더 단단해졌다. 전날 호투한 불펜진을 고려하며 1, 2점 추가 득점이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롯데 공격 역시 원할하지 못했다. 두산 선발 노경은 역시 호투했기 때문이었다.

 

노경은은 초반 많은 투구 수가 부담이었지만 굴하지 않았다. 불펜진에 자신이 없었던 두산은 박빙의 상황에서 노경은에 의존해야 했다. 노경은 투구 수 100개를 넘긴 7회 말 선두 김대우에 2루타를 허용하며 큰 위기를 맞이했지만, 과감한 승부와 위기관리 능력으로 이를 벗어났다. 에이스다운 투구였다. 한 점이 절실했던 롯데는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세밀한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다. 


달아나지 못한 롯데는 불안한 리드였다. 롯데는 7회 1사 이후 강영식, 정대현 이명우를 차례로 올리며 1점을 지키는 야구를 했다. 7회는 무사히 넘겼지만 8회 초 또 한 번 고비가 찾아왔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이명우는 전날 등판의 부담이 있었다. 제구가 정교하지 못했다. 두산은 대타 최준석의 안타로 득점기회를 잡았고 보내기 번트로 2루에 주자를 위치했다. 타격감이 좋은 민병헌, 김현수에 동점타 이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승운은 롯데에 있었다. 민병헌은 중견수 깊은 플라이로 물러났고 김현수의 잘 맞은 타구는 3루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는 직선타가 되고 말았다. 롯데는 큰 고비를 넘겼고 두산은 승부처에서 빈손으로 물러나야 했다. 두산의 공세를 막아낸 롯데는 8회 말 힘이 떨어진 두산 선발 노경은을 상대로 무사 2, 3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역투하던 노경은이었지만 투구 수 120개 이상은 무리였다.


롯데는 손아섭의 볼넷과 강민호의 2루타로 잡은 2, 3루 기회에서 박종윤이 두산의 바뀐 투수 홍상삼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내며 리드폭을 넓혔다. 두산으로서는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최근 컨디션을 회복한 홍상삼이었지만, 1실점도 용납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등판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홍상삼의 탈삼진 능력에 기대를 걸었지만, 연속된 변화구 승부가 결정적 실점과 연결되고 말았다. 





(2안타, 하위 타선에 활력 불어넣어준 이승화)




3 : 0 리드를 잡은 롯데는 마무리 김성배가 9회 3타자를 가볍게 막아내며 팀 완봉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재곤은 2년의 세월이 흘러 선발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고 롯데는 3, 4위 팀을 바싹 추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재곤이 긴 침체를 딛고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확실하게 구축하게 된 점과 새롭게 주전 좌익수로 기용된 이승화가 2안타와 깔끔한 수비로 활약한 것도 긍정적이었다. 


롯데와 달리 두산은 4일 휴식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투.타의 엇 박자가 연이틀 이어지며 충격의 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한 때 선두권에 있었던 두산이었지만, 이제 치열한 3, 4위 경쟁을 펼칠 처지가 되었다. 무엇보다 뜨거웠던 방망이가 식어버린 것이 경기를 힘들게 했다. 팀 3안타로 노경은의 패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불펜진이 제 몫을 못한것도 패배를 더 아프게 했다. 


주말 삼성과의 3연전을 앞둔 롯데는 연승의 기세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 역시 1위 넥센과의 힘겨운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있다. 시리즈 스윕을 당한다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롯데는 송승준을 두산은 김선우를 목요일 경기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두 투수 모두 팀의 주축을 이루는 베테랑 선발투수다. 한 투수는 연승을 이어가야 하고 한 투수는 연패를 끊어야 한다. 


이들의 투구 내용이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불펜 소모가 많았던 롯데는 송승준이 긴 이닝을 이끌어 가야 하고 두산 역시 한 때 롯데 킬러로 이름을 높였던 김선우의 호투가 절실하다. 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롯데지만, 두산 역시 연패를 끊기 위한 선수들의 집중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국내파 선발 투수의 맞대결 결과와 함께 연승과 연패에 갈림길에 선 두 팀의 접전이 예상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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