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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과 LG의 금요일 경기는 양 팀 통틀어 26개의 안타가 나온 치열한 타격전이었다. 양 팀 선발투수는 모두 초반에 무너졌고 불펜은 바쁘게 움직였다. 넥센은 6명이 LG는 9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가용할 수 있는 라인업이 총동원되었다. 절대 져서는 안 되는 승부였다. 두 팀의 대결을 왜 엘넥라시코라 하는지 보여주는 접전의 승자는 넥센이었다.

 

넥센은 패색이 짙었던 8회 말 공격에서 4번 박병호의 극적인 동점 홈런과 신출귀몰한 작전, LG 불펜진의 난조를 틈타 5득점 하면서 전세를 뒤집었고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12 : 10으로 LG에 승리했다. 넥센은 최근 포수로 출전하지 않았던 이성열을 경기 막판 포수로 기용해야 할 정도로 연패 탈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승리로 결실을 맺었다.

 

LG는 초반 화력대결에서 앞서며 리드를 꾸준히 유지했고 승리 가능성을 높였다. 9번 이병규는 역대 최고령 선수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4안타 5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불펜이 막판 넥센의 공세를 넘지 못했다. 무려 10개의 사사구를 남발한 것이 문제였다. LG는 선발 투수인 우규민을 불펜으로 투입하고 마무리 봉중근을 동점 상황에 등판시키며 넥센 못지않게 강한 승리 의지를 보였지만,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이병규의 사이클링 히트도 팀 패배속에 묻히고 말았다.

 

 

 

(빛바랜 싸이클링 히트, 이병규)

 

 

선발 투수의 초반 난조 경기는 난타전으로

 

양 팀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로 맞대결했다. 비로 경기 일정이 밀린 영향이었다. LG 리즈, 넥센 벤헤켄 모두 팀의 1선발 투수였다. 투수전을 예상할 수 있는 경기였지만,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반대로 타자들의 방망이는 후덥지근한 날씨가 더 뜨겁게 불탔다. 양 팀은 초반 득점을 주고받았다. 경기는 난타전으로 이어졌다.

 

LG는 1회 초 2사 후 4안타를 집중하며 3득점 했고 넥센은 1회 말 LG 선발 리즈의 제구력 난조에 편승 2득점 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후 경기는 LG가 앞서 가면 넥센이 추격하는 양상이었다. LG는 3회 초 9번 이병규의 3점 홈런을 앞세워 3점을 추가했고 넥센은 박병호, 강정호 두 중심 타자가 2루타를 때려내며 2점을 추가했다.

 

초반 타격 대결과정에서 양 팀 선발 리즈, 벤헤켄은 타자들의 기세에 눌려 제대로 된 투구를 하지 못했다. 벤헤켄은 2이닝 5실점, 리즈는 2.2이닝 4실점은 부진한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양 팀은 장맛비로 힘이 비축된 불펜진을 초반 부터 가동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불펜진이 만족스러운 투구를 하지 못했다.

 

4회 초 LG는 손주인, 오진환의 장타와 현재윤의 재치있는 번트로 2점을 다 추가 득점했다. 8 : 4 LG의 리드, 상대적으로 불펜에 자신감이 있는 LG로서는 승리에 대한 기대를 할는 점수차였다. 4점 차로 리드를 당했지만, 넥센도 포기하지 않았다. 한 때 LG의 불펜진에 타선이 소강상태에 빠지기도 했던 넥센은 6회 말 문우람이 2점 홈런을 때려내며 LG를 2점 차로 압박했다.

 

최근 2군에서 1군에 콜업된 문우람은 자신을 겨냥한 좌투수 류택현을 상대로 2점 홈런을 폭발시키며 최근 그를 왜 3번 타순에 기용했는 지를 보여주었다. 넥센은 문우람의 깜짝 홈런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LG는 필승 불펜 조를 조기에 가동해야 했다.

 

 

이병규의 사이클링 히트, 승기 잡은 LG 

 

넥센의 추격이 거셌지만, LG는 경기 후반까지 리드를 유지했다. LG는 7회 초 9번 이병규의 사이클링 히트 완성으로 경기 분위기를 확실하게 주도했다. 이병규의 타구는 단타로 끝날 것 같았지만, 넥센 중견수 이택근의 다이빙 캐치가 실패하면서 대기록을 완성하는 타구가 되었다. 3루타로 출루한 이병규가 득점하면서 9 : 6으로 리드 폭을 넓혔다, 특급 마무리 봉중근이 대기하고 있는 LG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아진 순간이었다.

 

하지만 넥센은 끈질겼다. 이런 넥센 타선을 잠재워야 할 LG 불펜은 불안했다. LG는 7회 말 정현욱에 이어 이동현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이동현의 제구가 불안했다. 이동현은 만루에서 넥센의 대타 유한준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넥센은 승부처에서 거듭된 대타 작전으로 역전을 노렸다.

 

이 과정에서 넥센은 포수 엔트리 2명을 모두 소모하는 강수를 던졌다. 바뀐 포수 박동원을 대신해 대타로 출전한 유한준의 밀어내기 타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불운이 넥센의 추격의지를 막아섰다. 대타 오윤의 잘 맞은 타구가 직선타로 병살 처리되면서 넥센의 공격 흐름이 끊어졌다. 넥센의 추격도 그만 멈출 것 같았다.

 

 

LG 불펜 무너뜨린 넥센 타선의 집중력

 

 

LG가 가까스로 위기를 넘긴 넥센의 7회 말 공격은 역전의 서막에 불과했다. 넥센의 공세는 멈춤이 없었다. 넥센은 8회 말 1사 후 문우람의 안타와 이어 나온 박병호의 극적인 2점 홈런으로 9 : 9 동점에 성공했다. 뒤지던 경기를 동점으로 만든 넥센의 기세가 더 거셀 수밖에 없었다. LG는 연이은 불펜 투입으로 넥센 공격의 흐름을 끊으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넥센은 이어진 공격에서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묶어 추가 3득점에 성공했고 12 : 9로 경기 첫 리드를 잡았다. LG는 9 : 9에서 마무리 봉중근을 조기 투입했지만, 그도 넥센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넥센은 LG 불펜의 최후 보루까지 무너뜨리며 끌려가던 경기를 자신들의 승리 분위기로 바꿔놓았다.

 

LG로서는 넥센의 분위기가 고조된 동점 상황에서 신예 임정우를 불펜 투수로 내세운 것이 아쉬웠다. 임정우는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봉중근이 급하게 투입되었지만, 상황이 좋지 못했다. 넥센은 만루 상황에서 2루 주자와 3루 주자간 약속된 플레이로 득점하는 조직력을 보여주었다. 2루 주자가 일부러 런다운에 걸린 사이 3루 주자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노련한 LG 배터리도 예상 못한 작전이었다.

 

넥센의 기민한 주루 플레이는 오윤의 2타점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렇게 12 : 9로 역전에 성공한 넥센은 9회 초 LG의 공세를 마무리 손승락이 1점으로 막아내며 길었던 접전의 주인공이 되었다. 넥센은 포수 엔트리를 소모한 자리를 포수 경험이 있는 이성열로 메웠지만, 오랜만에 포수로 출전한 이성열은 포구에 어려움이 많았다. 9회 초 실점도 연이은 포구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

 

이런 이성열의 어려움을 덜어준 것은 마무리 손승락이었다. 손승락은 변화구 포구에 어려움을 겪는 이성열을 잘 이끌며 팀 승리를 지켜내는 노려미를 과시했다. 최근 팀 전체가 내림세에 빠져있던 넥센으로서는 분위기 반전을 이룰 승리였다. 그 상대가 최근 가장 강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LG였고 초반 열세를 극복한 승리라는 점이 의미를 더했다. 

 

 

 

(역시 4번 타자 극적 동점 홈런, 박병호)

 

 

 

엘넥라시코의 전통은 계속 이어진다.

 

넥센은 3번 타순에 기용된 신예 문우람이 4안타 2타점, 4번 박병호가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 5번 이택근이 2안타 2타점, 6번 강정호가 3안타 1타점으로 모처럼 중심 타선이 함께 폭발하면서 득점력을 높일 수 있었다. 경기 후반 등판한 불펜 투수 한현희는 1.1이닝 무실점 투구로 역전의 디딤돌을 놓아주었다. 하지만 1선발 벤헤켄이 최근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LG는 불펜 총력전으로 리드를 지키려 했지만, 뜻하지 않은 불펜의 난조로 다 잡은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노장 이병규의 사이클링 히트도 기뻐할 수 없는 뼈아픈 패배였다. 들쑥날쑥한 일정에 투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선발투수 리즈도 다르지 않았다. 리즈는 초반 타선의 지원에도 제구가 흔들리며 스스로 무너졌다. LG로서는 팀이 상승세를 유지하는 동안 나오지 않았던 마운드의 불안 요인이 터져 나왔다는 패배를 더 아프게 했다.

 

경기만 하면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넥센과 LG는 이번에도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다. 올 시즌 양 팀은 상위권 판도를 바꿀 팀으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가을 야구로 가기 위해 양 팀은 서로를 넘어서야 한다. 이미 접전의 경기를 자주 하면서 양 팀은 알게 모르게 라이벌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상위권 경쟁자로 두 팀이 앞으로 펼칠 또 다른 승부가 기대된다.  

 

사진 :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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