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728x170

내년 시즌을 위한 전력 구성을 하고 있는 프로야구 각 구단이 그 마지막 퍼즐인 외국인 선수 영입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의 활약 여부가 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각 팀의 선택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역할이 미미했던 팀들은 흙 속에서 진주를 찾 듯 전력 상승을 도모할 선수를 찾아야 하고 외국인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둔 팀들은 그 선수를 잔류시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그 선수에 대한 해외 구단의 관심이 높다면 더 힘겨운 과정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그 과정에서 속속 외국인 선수 계약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 팀들은 내년 시즌 함께 할 외국인 선수를 확정하지 못 했다. 이런 흐름과 달리 올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2위 팀 넥센은 빠른 일처리로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확정했다. 넥센은 시즌 종료 후 외국인 투수 밴헤켄과 소사는 재계약, 외국인 타자 로티노는 교체를 결정했고 LG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스나이더를 그의 대체자로 일찌감치 영입했다. 넥센 팀 구성에 딱 맞는 영입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영웅들과 1년 더, 넥센과 재계약 확정한 밴헤켄)

 

문제는 올 시즌 선발진의 원투 펀치 역할을 했던 두 외국인 투수의 거취였다. 시즌 20승을 거둔 밴헤켄과 시즌 중반 합류했지만, 두 자릿 수 승수와 승률 1위에 오른 소사 모두 놓치기 힘든 투수들이었다. 다만 올 시즌 이들의 빛나는 성적은 상당한 연봉 상승 요인이었다. 이들에 대한 국내외 구단의 관심이 높은 재정 사정한 머니 게임이 힘든 넥센을 고민하게 할 수 있었다. 잔류 협상이 길어질 수 있었다.

넥센은 우선 올 시즌 팀의 에이스였던 밴헤켄을 예상보다 일찍 잔류시켰다. 국내 FA 시장의 과열 양상과 최근 외국인 선수의 영입 금액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계약이었다. 일본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었던 밴헤켄은 좀 더 금전적으로 좋은 조건에 팀을 옮길 수도 있었지만, 변화보다는 넥센과의 인연을 더 이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이 계약으로 넥센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넥센은 밴헤켄의 잔류 성공에 이어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소사의 잔류를 기대했지만, 협상은 순탄치 않았다. 넥센은 그를 더 설득하기 보다 대안 찾기에 눈을 돌렸고 소사를 과감히 자유계약으로 풀면서 새로운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 영입을 발표했다.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 영입과 마찬가지로 전격적인 발표였다.

넥센은 큰 키에 변화구 구사가 가능한 좌완 선발 투수를 영입해 밴헤켄과 함께 1, 2선발을 구축하도록 했다. 150킬로 이상의 강속구와 이닝 이터로서 팀 기여도가 높았던 소사와의 작별이 아쉬웠지만, 넥센은 저비용 고효율의 선택을 했다. 올 시즌 밴헤켄의 성공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밴헤켄 역시 큰 키의 좌완 투수로 각도 큰 변화구와 한층 빨라진 직구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도하는 투구를 했다. 우리 리그에서 익힌 그의 포크볼은 마구와 같이 타자들 앞에서 춤을 췄다. 여기에 넥센 강타선의 지원까지 받은 밴헤켄은 타고 투저의 폭풍 속에서도 시즌 20승의 대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상승세는 포스트시즌 호투로까지 이어졌다.


 

넥센으로서는 밴헤켄과 비슷한 유형의 피어밴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본 것으로 보이다. 하드웨어적인 장점에 생소함이 더해진다면 소사 이상의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라 이루어진 영입이었다 할 수 있다. 이로써 넥센은 밴헤켄, 피어밴드 좌완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에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투구를 한 오재영까지 선발진이 좌완 투수 3명을 배치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올 시즌 9승의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담당한 우완 문성현에 희소성 있는 언더핸드 선발 요원 김대우, 불펜에서 선발 전환을 예정하고 있는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한현희, 그 밖에 군 제대 유망주들까지 더해 선발투수 라인업을 풍부하게 했다. 내년 시즌 휴식일 이 없다는 점에서 선발 투수진의 강화는 필수적이고 넥센에 부족한 좌투수 자원을 늘렸다는 점에서 새로운 좌완 외국인 투수의 영입은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밴헤켄이 내년 시즌에도 올 시즌 같은 위력을 보일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피어밴드 역시 아직은 미지의 선수다. 비슷한 유형의 외국인 선발 투수를 보유한다는 점은 상대 팀에 익숙함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또한 해마다 실패했던 토종 선발 투수진 육성이라는 과제가 내년 시즌 성과를 거둘지 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가능성 있는 자원이 있음에도 홀드 1위 투수 한현희의 선발 전환을 시도하는 것도 기존 토종 선발진의 부진이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긍정과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넥센은 빠른 결정으로 내년 시즌을 위한 선수 구성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넥센으로서는 한정된 재정으로 영입을 위해 긴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선수 구성을 빠르게 확정하고 시즌 준비를 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긍정 효과가 많았던 넥센이기에 이와 같은 과감한 결정이 더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넥센이 새롭게 구성한 좌완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가 내년 시즌 넥센을 더 강하게 할 요인이 될지 주목된다.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