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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에게 부상은 꼭 피해야 할 적이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안고 가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야구 선수 역시 다르지 않다. 특히 특정 신체 부위를 집중적으로 반복 사용해야 하는 투수에 부상 위험을 늘 상존한다. 과거 프로야구 초창기 지나친 혹사로 선수 수명이 단축된 예를 우리는 많이 봐왔다.


 

그런 투수에게 특히 어깨, 팔꿈치 등 부상은 치명적이다. 수술로서 좋아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재활 기간도 길고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긴 시간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한다. 부상 재활 과정에서 좌절하고 쓸쓸히 선수 생활을 접는 경우도 많다. 이 점에서 과거 롯데의 젊은 에이스로 각광받았던 조정훈은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정훈은 2009시즌 말 그대로 혜성과 같이 등장해 14승 9패 방어율 4.05를 기록하며 롯데 제1선발 투수로 떠올랐다. 무려 182.1이닝을 투구했고 그 해 포스트시즌 롯데의 제1선발 투수 역시 조정훈이었다. 조정훈은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고 리그를 대표하는 영건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2005시즌 롯데에 입단한 이래 성장하지 못하는 유망주에서 놀라운 발전을 보였다.






 (2015시즌 명품 포크볼 다시 볼 수 있을까?)

 

 


 

 

당시 조정훈은 젊은 투수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과감한 승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유한 이닝이기도 했다. 선발 투수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보내는 당시 로이스터 감독의 성향과도 잘 맞는 투수였다. 특히,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고속 포크볼은 알고서도 당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조정훈은 투구의 상당 부분은 포크볼, 스플리터로 구사했다. 이는 조정훈이 최고의 선발 투수로 거듭나는 데 있어 큰 무기였다.


 

하지만 조정훈의 화려한 시간은 더는 이어지지 않았다. 그를 최고 투수로 올려놓은 포크볼의 잦은 사용은 몸에 무리를 가져왔다. 그 다음해 조정훈은 부상으로 시즌 중반 수술대에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조정훈은 2010시즌 11경기에만 등판했고 5승 3패의 성적을 남겼다. 2010시즌 성적이 지금까지 조정훈의 마지막 1군 기록이 될지는 그때는 몰랐다. 이후 조정훈은 수술과 재활을 반복했다. 나을만하면 재발하는 통증은 그의 재활을 어렵게 했다.


 

남들은 1~2년도 견디기 힘든 재활 기간이지만, 조정훈은 올해까지 무려 4년을 견뎌야 했다. 그 사이 그는 3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해야 할 시기를 그는 재활로 보내야 했다. 그를 아는 롯데 팬들은 마운드에 다시 서는 조정훈을 기대했지만, 조정훈은 돌아오지 못 했다. 그 사이 롯데 선발진에서 조정훈은 잊혀진 이름이 되어갔다.


 

2014시즌 조정훈은 드디어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시즌 막판 자체 연습경기이긴 했지만, 조정훈은 실전 마운드에 올라 구위를 점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통증으로 공을 잡지도 못 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이라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그를 괴롭히던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조정훈은 내년 시즌 롯데 선발진에 플러스 요소로 자리했다.


 

실제 롯데 선발진은 새로운 얼굴이 절실하다. 오랜 기간 롯데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다. 장원준이 FA로 팀을 떠났고 토종 선발투수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송승준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구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5선발 체제에서 토종 선발 투수 2자리가 여전히 미지수다. 기존 유먼, 옥스프링을 내보내고 새롭게 영입한 두 외국인 선발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토종 선발 투수들의 뒷받침이 없다면 힘겨운 시즌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는 올 시즌 1군 선발투수 경험이 있는 이상화, 홍성민 등에 기대를 하고 있지만, 풀타임 선발 투수 경험이 없다는 점이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상당한 모험이 뒤따르는 선발 로테이션 운영을 피할 수 없다. 이젠 꽤 오랜 기억이 됐지만, 과거 롯데 에이스였던 조정훈의 부활 여부는 내년 시즌 롯데 선발진 운영에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물론, 긴 재활을 마친 투수에게 당장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긴 공백이 있었던 만큼 실전에 대한 적응기간이 필요하고 몸 상태에 대한 세세한 점검이 필수적이다. 자칫 어려운 팀 사정을 고려해 복귀를 서두르다 보면 부상재활의 가능성이 높다. 이전에도 조정훈은 복귀를 앞당기려다 일을 그르친 경험이 있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이면 5년째 경기에 등판하는 못하는 상황은 조정훈 개인에게 답답함을 줄 수밖에 없다. 떨어진 경기 감각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만약 2015시즌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면 선수 생활 지속 자체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롯데 역시 더는 기다리기 어려울 수 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한건 사실이다. 조정훈이 부상을 털고 선발 로테이션에만 자리해도 롯데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2015시즌은 조정훈 개인에게 오랜 시간 그의 부활을 기다렸던 롯데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시간이다. 과연 조정훈이 롯데 팬들의 바람대로 긴 재활의 시간을 이겨내고 돌아올 수 있을지 그의 명품 포크볼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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