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 더해진 젊음, 롯데 상위권 도약 동력 될까?

너무 전격적이고 충격적이기까지 했던 롯데와 kt의 시즌 중 대형 트레이드, 아직도 누가 더 이익을 봤는지 등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양 팀에서도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젊은 포수와 투수가 유니폼을 바꿔 입은 만큼 해당 팀의 팬들 역시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일단 대체적인 분위기는 약점인 마운드를 확실하게 보강한 롯데가 당장은 더 이득이라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물론, 강민호와 함께 리그 최강의 포수진을 구축했던 장성우의 공백은 크다. 강민호가 올 시즌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며 중심 선수로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 문제다. 백업 포수들과 기량 차가 크다. kt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안중열이 장성우의 자리를 대신하지만, 경험이니 공격력에서 비교할 바가 아니다. 

이 밖에도 유망주 외야수 하준호를 비롯 롯데가 그토록 잠재력 폭발을 기다렸던 강속구 투수 최대성의 이적도 아픈 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을 비롯 5명의 선수를 내준 댖가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던 롯데로서는 kt에서 받은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 3명의 젊은 투수들은 반가운 존재들이다. 

(심수창, 비운의 선발투수에서 불펜의 믿을맨으로?)

박세웅과 이성민은 유망주일 뿐만 아니라 올 시즌 kt 마운드의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던 즉시 전력감이었다. 박세웅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이성민은 마무리 역할까지 했던 불펜의 핵심 요원이었다. 두 투수는 트레이드 직후 곧바로 1군에 합류했다. 조현우는 비록 올 시즌 퓨처스에 머물고 있지만, 1이닝을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좌완 불펜 투수로 베테랑 이명우의 부진과 강영식의 부상 재활로 헐거워진 좌완 불펜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롯데로서는 젊은 투수 3명의 영입으로 마운드 보강과 더불어 젊은 힘을 더했다는 점도 큰 의미가 있었다. 롯데는 올 시즌 마운드 구성에 있어 30살을 훌쩍 넘긴 베테랑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경험 많은 투수들의 존재는 분명 필요하지만, 너무나도 더딘 마운드의 세대교체는 큰 고민이었다. 젊고 힘 있는 투구를 하는 투수가 절실했다. 

선발진에는 거의 10년에 가까운 기다림 끝에 이상화라는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이상화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이닝 소화능력까지 향상되면서 선발진 한자리를 확실히 차지했다. 구속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변화구도 제구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타자들과의 승부에 자신감이 높아졌다. 지난 넥센전 부진만 아니었다면 리그 상위권을 방어율을 기록할 정도로 성공적인 선발 데뷔를 했다. 

하지만 이상화를 제외하면 롯데 마운드에 젊은 투수들의 존재는 찾기 어렵다. 좌완 불펜 심규범이 꾸준히 등판하고 있지만, 좌타자 상대 원 포인트 이상의 투구를 기대하긴 당장 어렵다. 홍성민과 이인복 등이 있지만, 기복이 심한 투구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결국, 롯데 마운드의 주축은 30대 투수들로 채워졌다. 그동안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된 수많은 유망주 투수들의 존재는 이미 희미해진 롯데다. 

이런 베테랑 중심의 마운드는 특히 불펜 쪽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불펜의 주축을 이룬 투수들의 구위 저하가 뚜렷하다. 이는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어려움을 초래했다. 위기 상황에서 자주 등판하는 필승 불펜 진들의 투구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다. 린드블럼, 레일리, 송승준, 이상화, 심수창의 선발진은 든든했지만, 이들이 만들어 놓은 승리 기회를 불펜진은 번번이 날렸다. 계속된 실패는 불펜 투수들의 자신감마저 크게 떨어뜨렸다. 자신감 부족은 다시 등판시 부진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마무리 김승회는 거듭된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고 지난 시즌 회춘투의 진수를 보였던 이정민도 그 모습과 퇴색됐다. 로섿 좌완 불펜진의 핵심 투수인 이명우 역시 좌타자 상대 승부마저 버거운 모습이다. 그나마 안정적인 김성배 역시 타자들을 압도할 구위가 아니다. 두산에서 장원준의 FA 보상 선수로 영입한 정재훈 역시 2군에 내려간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여기에 불펜진에 힘을 실어줄 강영식, 정대현 두 불펜 투수들의 1군 합류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들이 예전 기량을 회복할지도 확신할 수 없다. 

뭔가 외적인 선수 수급이 필요한 롯데였다. 롯데는 트레이드 절대 불가 선수였던 장성우를 내주면서 마운드에 힘을 더하기로 결정해다. 당장 효과가 있었다. 5월 3일 한화전에서 롯데는 경기 초반 선발 이재곤의 부진을 불펜진이 메우며 연패를 끊었다. 경기 중반 마운드에 오른 이성민은 힘 있는 투구로 위기 상황을 벗어나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아주었다. 

NC에서 프로 데뷔 이후 특별지명으로 kt로 이적했던 이성민은 시즌 중 롯데로 이적하면서 신인급 선수로는 드물게 3개 팀 유니폼을 입는 변화를 겪었지만, 롯데 선수로 첫 등판에서 1.2이닝 무실점의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그동안 NC와 kt를 거치며 필승 불펜 투수로 경험을 쌓은 만큼 롯데에서도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선발 요원 박세웅의 영입은 롯데의 마운드 고민을 덜어줄 확실한 카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직 등판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퓨처스 리그와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박세웅은 꾸준히 선발 투수 수업을 받았다. 젊은 국내파 선발투수 기근 현상 속에 박세웅은 분명 주목받는 영건이었다. 젊은 투수임에도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고 경기 운영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에서 박세웅은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 투수였다. 

아직 기복이 있는 투구를 하지만, 4,5선발 투수로는 분명 활약할 능력이 있는 박세웅이다. 그가 선발진에 가세하면서 롯데는 선발 투수인 심수창은 불펜의 필승조로 이동시킬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심수창은 두 번의 불펜 등판에서 2이닝 이상 투구를 하면서 무실점 역투로 불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오버핸드와 스리쿼터를 오가는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구질은 상대 타자들을 혼란케 하기에 충분했다. 불펜 투수로 짧은 이닝을 투구한다면 그 위력을 더할 가능성이 높다. 

(기대감 높은 롯데에서의 첫 등판, 이성민)

심수창에게는 선발 투수에 대한 미련이 크겠지만, 새로운 불펜 에이스로서 심수창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박세웅 영입의 큰 효과라 할 수 있다. 팀 적응의 문제가 있지만, 전 소속 팀 kt보다 강한 타선의 지원을 받은 박세웅이라면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박세웅이 자리를 잡는다면 이상화와 더불어 선발진에도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열 수 있는 롯데다. 

올 시즌 롯데는 시즌 전 전망과 달리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면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강력한 타선의 힘은 리그 최상급이고 주전과 백업의 기량 차이가 줄면서 야수진의 선수층도 두터워졌다. 하지만 마운드, 특히 불펜진의 불안으로 인한 수차례 역전패는 순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잃게 했다. 이기고도 불안한 경기가 계속 이어졌다. 롯데 시네마라는 달갑지 않은 별칭을 얻기도 했다. 

타선이 시즌 내내 폭발할 수 없는 상황, 롯데는 마운드 보강을 위해 과감한 결정을 했다. 이는 올 시즌 상우권 성적을 위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일단 트레이드 이후 첫 경기 결과는 좋았다. 이 트레이드가 롯데의 전력 보강과 더불어 상위권 도약을 위한 신의 한수로 작용할지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