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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인과 구고신이 마침내 손을 잡았다. 푸르미 마트 사측의 부당한 직원 해고정책에 반발에 노조에 가입했던 이수인은 이후 사측의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점점 업무에서 배제됐고 불이익을 당했다. 그의 진심을 모르는 같은 부서원들 역시 그에게서 멀어져만 갔다. 이수인은 망망대해를 떠 다니는 조각배 같은 처지에 몰렸다. 


이수인은 우연히 그 존재를 알게 된 노동운동가 구고신에 도움을 요청했다. 누구보다 노동자들의 힘든 상황을 이해하고 직접 행동으로 그들을 도왔던 구고신이라면 이수인에게는 구원자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구고신은 이수인이 처한 어려운 상황과 푸르미마트 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이해했지만, 이수인에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구고신으로서는 가시밭길이 될 수밖에 없는 노조 운동에 이수인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 그의 정의감이 순간의 감정에 의한 것으로 여겼다. 구고신은 노동쟁의 현장을 직접 보게 하고 불공평한 노사관계에 대한 강의로 이수인에 처한 상황을 스스로 이해하게 했다. 구고신은 이수인이 현실을 인정하고 푸르미마트 사측과의 싸움에서 스스로 물러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수인은 끈질기게 구고신 주변을 맴돌았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기만 노사 관계에 대하 더 이해하고 자신의 결의를 다졌다. 이수인의 진심을 알게 된 구고신은 마침내 그의 조력자가 되기로 했다. 조직과 사회에서 아픈 송곳과 같았던 두 사람의 합작이었다. 


어렵게 힘을 합쳤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현실은 힘겨운 대결의 연속이었다. 자본에 유리하기만 한 사회 현실과 관행, 힘의 불균형에 노동자들을 지켜줄 노동법 등은 큰 힘이 될 수 없었다. 그럼에도 구고신의 도움을 받게된 이수인은 유명무실한 푸르미마트 노조를 활성화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노조 활동이 회사에 맞서는 것으로 인식되는 현실에서 푸르미마트에서 나오는 급여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직원들이 불이익을 감수하고 노조에 가입하기는 어려웠다. 이는 해고 위험에 노출된 하위직 근로자들도 다르지 않았다. 이수인은 이에 굴하지 않았다. 이미 사측의 부당한 대우에 정면 대응하기로 한 이수인은 사측과의 대립을 피하지 않았다. 


이수인과 사측의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과정에 중요한 변수가 등장했다. 신선식품부 황준철 주임이 함께 일하는 허과장의 무고에 비리 혐의로 해고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었다. 이는 회사의 직원 해고 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허과장이 평소 신임하던 동생과 같은 직원을 이용한 일이었다. 허과장은 자신의 비리를 황준철 주임에 뒤집어씌우는 비열함을 보였다. 그는 황준철을 회유하거나 협박하면서 자진 사직을 종용했다. 


이를 알게 된 이수인은 황준철에 대한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이수인의 행동에 마트내 젊은 직원들이 마음을 열었고 그와 함께 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함께하면서 이수인의 지점에 마침내 제대로 된 노조가 조직됐다. 이수인이 이끄는 노조원들은 황준철의 부당한 불이익을 직접 행동으로 맞섰다. 하지만 이를 돌리기에는 힘이 부쳤다. 사측은 납품업체에 압력을 행사해 황준철에 불리한 증거를 조작했다. 진실은 묻히고 상황은 점점 나빠져 가기만 했다. 


회사의 징계위원회에 선 황준철과 그를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수인은 거대한 힘에 어쩔 수 없는 자신에게 자괴감을 느껴야 했다. 이대로 황준철이 사측의 의도대로 회사를 떠나게 된다면 어렵게 시작된 노조 활동이 어려워지는 건 불가피한 일이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수인과 그를 돕는 구고신의 노력이 반전을 가져올 수 있을지 푸르미 노조의 첫걸음이 당장은 힘겹기만 하다. 


사진 : 송곳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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