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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전력상 최약체라는 평가를 비웃듯 상위권에서 선전하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에 뜻하지 않은 악재가 발생했다. 이장석 구단주의 횡령, 배임혐의 수사가 그것이다. 아직 혐의가 확인된 것이 아니고 무혐의로 결론이 날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언론에 사실이 보도된 대로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려졌다면 쉽게 해결될 사안으로 보기 어렵다. 



프로야구 구단 운영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찬사를 받았던 이장석 구단주의 수사는 분명 팀에 큰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메인 스폰서를 비롯, 각종 광고, 부대수입으로 운영되는 넥센의 사정을 고려하면 구단 이미지가 실추되는 사건의 발생은 구단의 존립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 외에도 넥센은 과거 팀 운영 초창기 자금난을 겪을 당시 외부 투자자로부터 지원받은 금액의 성격을 두고 벌어진 다툼이 송사로 이어지며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투자자는 자금지원의 성격이 투자이고 이에 상응하는 구단의 지분을 원하고 있고 구단은 단순 대여금임을 주장하고 있다. 일단 1차적인 법적 판단은 지분투자로 결론이 난 상태다. 만약 그것이 현실이 된다면 독자적인 구단 운영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렇게 두 가지 사건은 모두 구단 운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이는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도 야구 전문기업으로 어렵게 다졌던 입지를 순식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일이기도 더 나아가10구단 체제가 안정화되어 가는 프로야구 전체에도 그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넥센은 다수의 주력 선수들이 이탈과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옮긴 고척돔에서 사실상 제2의 창단이라 해도 될 정도로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 수년간 넥센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었던 선수들이 해외진출과 FA 계약으로 팀을 떠나면서 생긴 전력 공백은 상당했고 엄청난 운영비를 부담해야 하는 고척돔은 국내 최초 돔구장이라는 메리트에도 가난한 구단에 큰 부담이었다. 시즌 전 메인 스폰서 계약시 일본계 금융그룹과 계약을 고려했던 것도 커진 이 때문이었다. 



이런 어려움에도 넥센은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중위권 팀들이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치고 두산의 독주가 이어지는 과정에도 넥센은 3위 자리를 지키며 자기 페이스를 유지했다. 마운드와 타선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다수 등장하며 팀 체질개선과 세대교체 팀 성적까지 모두 잡는 모습도 보였다. 



여기에 우려와 달리 고척돔 정착도 순조롭게 이루어지면서 넥센은 홈구장 고척돔은 올 시즌 올스타전이 개최되는 등 애물단지가 아닌 구단 운영에 있어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외부로부터의 바람이 점점 거세지면서 순조롭던 구단 운영을 흔들고 있다. 



이 악재들이 기업 운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갈등이 아니라 구단의 구조적 문제와 연관된다면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넥센 히어로즈의 성과물은 모래성 위에 지은 집처럼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그들만의 리그와 같았던 프로야구에서 자생력을 갖춘 구단으로 새로운 롤 모델을 제시했던 넥센 히어로즈지만, 이것이 실패의 사례로 기록된다면 구단의 자생력을 키우는 쪽으로 구단 운영의 트랜드가 변화하고 있는 프로야구에도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넥센을 둘러싼 이 사건들은 넥센팬들 뿐만아니라 야구팬들 모두에게도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팀의 외적 변수와 함께 구단 운영에 직접 관계는 없지만, 넥센 출신 메이저리거들의 소식도 팀을 더 우울하게 하고 있다. 홈런왕 박병호의 계속된 부진과 마이너 강등, 여기에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에서 중심 타자로 활약하던 강정호의 성범죄 혐의 수사 소식은 팬들에게는 큰 충격이다. 사실이 아니라 해도 그의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해보인다. 최근 강정호가 성적 부진과 함께 경기 출전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은 우려되는 일이다. 



넥센은 올 시즌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성적으로 막대한 투자에도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구단들을 머쓱하게 하고 있다. 모두가 구단, 코치진,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이룬 결과물이다. 하지만 현재 넥센을 둘러싼 외부의 상황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건 분명해 보인다. 



사진,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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