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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끝났다고 여겼지만, 프로야구 5위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 경기만 더 패하면 5위 경쟁에서 탈락하는 롯데가 5위 경쟁팀 KIA와의 시즌 마지막 3연전 첫 경기를 승리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10월 11일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투수 노경은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불펜진의 무실점 이어 던지기, 1번 타자 민병헌의 3안타 2타점 활약, 전준의 쐐기 홈런포 등을 묶어 4 : 0으로 승리했다. 

전날 KT와의 더블헤더 2연패로 7위까지 순위가 밀렸던 롯데는 5위 KIA를 반경기차로 추격하며 6위로 올라섰다. 우완 에이스 헥터를 선발 투수로 내세워 5위 확정을 서둘렀던 KIA는 롯데의 반격에 막혀 5위 확정을 위한 총력전이 불가피해졌다. KIA는 선발 투수 헥터가 7.2이닝 6피안타 4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이 5안타 무득점의 부진으로 그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1패가 포스트시즌 탈락을 의미하는 상황에서 롯데의 부담감이 훨씬 더 큰 경기였다. 선발 투수로 나선 노경은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침체할 수 있는 분위기에 전날 급격히 식은 타선까지 상황이었다. 노경은은 최소한의 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켜야 했다. 


하지만 노경은은 침착했다. 노경은은 다양한 구종의 투구로 KIA 타선의 공세를 막아냈고 6회까지 3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노경은은 롯데의 4회 초 선취 1득점으로 만든 리드를 지켜내며 마운드를 불펜진에 넘겼도 롯데는 오현택, 구승민,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을 총 가동했다. 롯데는 8회 초 민병헌의 적시안타와 전준우의 2점 홈런으로 3점을 추가하며 긴장된 승부에 비로소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이처럼 노경은의 호투는 롯데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노경은은 10월 11일 KIA전 호투 외에도 후반기 롯데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였다. 롯데가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고 시즌 마지막까지 5위 경쟁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노경은의 선발 역투였다. 

노경은은 9월 이후 7번의 선발 등판에서 4승 1패를 기록했다. 한차례 대량 실점을 무너지긴 했지만, 나머지 경기에서 투구 내용은 안정적이었고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었다. 선발 투수진의 부진으로 고심하던 롯데에게 노경은은 한줄기 빛과 같았다. 이 때문에 롯데 팬들은 그의 이름을 본떠 노경은총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 그만큼 후반기 노경은의 팀 내 비중은 높았다. 

하지만 시즌 전만 해도 노경은의 이런 활약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2016 시즌 은퇴 번복이라는 해프닝을 겪으며 두산에서 롯데로 트레이 된 노경은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며 아쉬운 시즌을 반복했다. 2016 시즌 3승 12패로 부진했던 노경은은 2017 시즌 1군에서 2패에 방어율 11.66을 기록하며 더 퇴보한 모습을 보였다. 그 해 롯데는 후반기 극적 반전으로 정규리그 3위에 올랐지만, 이에 대한 노경은의 지분은 전혀 없었다. 

2017 시즌의 부진은 그의 입지를 크게 흔들었다. 2018 시즌 노경은은 1군 엔트리 진입 자체가 버거웠다. 실제 노경은은 시즌 개막을 1군에서 함께 하지 못했다. 선발 투수 경쟁에서 밀렸고 불펜진에도 자리가 없었다. 자칫 잊힌 선수로 시즌을 보낼 수도 있었다. 이는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노경은의 나이를 고려하면 선수 생활 지속의 위기로도 연결될 수 있는 일이었다. 

노경은은 이에 굴하지 않고 준비했고 시즌 도중 1군 콜업의 기회를 잡았다. 1군에서 그의 자리는 익숙한 선발 투수가 아니었다. 노경은은 불펜 투수로 긴 이닝을 책임지는 롱맨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익숙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노경은은 불펜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었다. 이는 선발 투수진에 문제가 발생한 롯데가 그를 선발 투수진의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노경은은 5월 이후 선발 투수 다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노경은은 이전의 직구와 포크볼 위주의 투구를 버리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구종의 다양성으로 투구 패턴을 바꿨다. 과거와 달리 직구의 구속은 줄이고 제구에 더 집중했고 속도의 조절을 통해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주자가 출루하면 움츠러들던 멘탈도 강해졌다. 어떻게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변신이었지만, 그 변신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노경은은 완벽한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선발 투수로서 몇 경기 부진에 박세웅의 부상 복귀 등 요인이 겹치면서 노경은은 불펜으로 밀리고 말았다. 노경은에게는 분명 어려운 시간이 될 수 있었지만, 노경은은 멀티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 투수로 그 역할을 잘 해냈다. 그에게는 투수로서 마운드에 서는 것이 중요했다. 그만큼 노경은에게는 절박함이 있었다. 

노경은의 반전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확실히 나타났다. 그 기간 노경은은 한층 더 발전된 투수로 돌아왔다. 롯데는 외국인 투수 듀브론트의 부진과 방출, 박세웅과 송승준의 부진, 김원중의 기복이 심한 투구, 지난 시즌보다 못한 레일리까지 선발 투수진이 사실상 무너진 상황에 몰렸다. 노경은에게 선발 투수의 기회가 다시 주어졌고 노경은은 선발 투수 중 가장 빼어난 투구로 자신의 존재감을 높였다. 

그의 호투가 쌓이고 쌓여 그의 승수는 9승으로 늘었다. 만약, 노경은이 시즌 내내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면 10승 이상의 충분히 가능했다. 실제 노경은은 10월 11일 등판까지 9승 6패의 성적에 4.08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고 132.1이닝을 소화했다. 그중 10번의 퀄리티스타트가 있었고 18의 다소 많은 피홈런이 있었지만, 이닝당 출루 허용률 1.19의 안정된 투구를 했다. 89개의 탈삼진에 30개의 볼넷으로 제구도 안정감을 보였다. 

또한, 득점권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피 타율이 0.235에 불과할 정도로 위기에서 스스로 흔들리는 모습도 사라졌다. 실제로 노경은은 이전과 달리 마운드에서 빠른 투구 패턴을 유지하고 있고 한결 더 여유가 있는 투구를 했다. 노경은으로서는 30살을 훌쩍 넘긴 나이에 자신에게 맞는 투구 패턴과 리듬을 찾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달라진 올 시즌이었다. 

이 활약으로 노경은은 롯데의 선발투수로 그 위치를 확고하게 했다. 실제 노경은은 에이스 역할을 해주었다. 이는 올 시즌 후 FA 되는 그의 가치를 한껏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노경은의 반전은 올 시즌 결과를 떠나 롯데에게 몇 안 되는 긍정적 결과물인 건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지후니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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