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홀로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그 장소는 수원화성 그 옛날 정조 임금의 꿈이 서려있는 곳입니다. 지금은 도시 속에 포위되어 있지만 그 형태는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성의 높은 곳에 오르면 수원시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미래를 내려다 보는 듯 했습니다. 과거의 여러 흔적들이 숨어 있을 성을 걸으면서 혹시 있을지도 모를 과거로의 통로를 찾아보았습니다. 성곽을 이루는 돌들은 오랜 세월을 견뎌내면서 부서지기 보다는 더 단단해진 듯 했습니다. 대충 쌓은 것 같지만 저 돌들이 모여 튼튼한 성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거중기가 성 축조에 동원되었다고 하는데요. 최고의 하이테크 기술이 적용된 것이 수원 화성입니다. 길을 걸으면서 바람에 펄럭이는 깃발을 봅..
2009년, 농산어촌을 다니면서 많은 꽃들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연꽃의 모습들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연꽃은 더럽고 탁한 물에서 자라지만 그 꽃은 너무나 깨끗합니다.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기도 한데요. 오랜 고행을 거쳐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이 연꽃이 피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연꽃이 아름다운 건 열악한 환경을 이겨냈기 때문이겠지요. 하얀 연꽃은 마음을 차분하게 합니다. 세상에 찌든 마음의 때가 씻겨지는 듯 하고요. 비가 와도 연꽃은 피어납니다. 그 존재를 좀 더 알리고 싶겠지요. 촉촉히 젖은 모습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햇살이 그 연꽃을 비추고 있습니다. 연꽃이 날개를 펼치려합니다. 분홍색이 마음을 따뜻하게 하네요. 한편에서는 연꽃이 한잎 한잎 떨어지고 있습니다. 연꽃은 시들어 가면..
올 6월 찾았던 고창에서 지역의 명물 풍천장어의 양식장을 찾았습니다. 이 양식장의 대표님은 오랜기간 엔지니어로 일하다 퇴사 후 장어 양식을 시작했는데요. 그 시설이나 사료 등을 혼자 연구하고 만들어 가면서 특화된 장어를 양식하고 있었습니다. 고창의 특산물인 복분자를 사료에 배합해서 먹이면서 몸에 좋은 장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장어하면 힘을 연상하지요? 예로부터 스테미너 식으로 이름난 것이 장어입니다. 정력에 좋다는 것으로 많이 알고 있지만 그 것은 일부분일 뿐 예로부터 보양식으로 많이 애용되었던 것이 장어였습니다. 복분자를 함께 먹여서 그럴까요? 사료를 먹는 모습이 정말 힘차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장어 양식장의 환경은 어두웠습니다. 장어가 야행성 어류이기 때문이지요. 거기에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특성..
오늘도 창고에 있던 사진들을 꺼내봅니다. 저만의 달력을 만들기 위해 계절별로 괜찮다 싶은 사진을 모았습니다. 사진들이 벌써 2년이 넘은 것들도 있네요. 두껍게 먼지가 덮인 오래된 책들과 같은 것입니다. 지금 무한도전 달력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지요? 그 사진하고 비교는 안되지만 나름 구색을 맞쳐보았습니다. 이 때는 정말 사진이 좋아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여기저기 다니면서 담았던 기억이 나네요. 농림수산식품부 디지털 홍보대사로 활동하기 전 많이 부족하던 시절의 사진들입니다. 저만의 여행기를 담았다고 하면 될까요? 어느 1월달, 전날 눈이 많이 왔었습니다. 눈 덮인 작은 조형물을 담았습니다. 동화속에 나오는 집들 같았습니다. 아주 추웠던 청계천을 걸었던 기억이 나네요. 어느 2월달 속초에 있는 드라마 대조..
섬진강 하면 재첩이 떠오를 만큼 이 지역의 특산물이지요? 저도 하동에서 처음 재첩국을 먹었는데 그 시원함은 정말 압권입니다. 하동의 명물 재첩 채취장면을 담으려 섬진강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저 다리를 건너면 전남 구례군입니다. 섬진강은 경남과 전남을 가로질러 흐릅니다. 한때 유행한 화계장터라는 노래는 영호남의 화합을 상징하기도 했지요. 섬진강은 이런 저런 이유를 따지지 않고 조용히 남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섬진강의 하구는 이렇게 넓은 모래 사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덕분에 수심이 낮은 곳이 많습니다. 이런 곳에 재첩이 많기에 예로부터 재첩을 채취하기 좋은 환경이었을 것입니다. 여기에 섬진강의 맑은 물은 좋은 수질의 물에서만 자라는 재첩이 자라기에 좋았을테고요. 제가 강에 도착했을때는 채취작업이 크게..
충주 한 농가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곳에 닭 쫓던 개가 지붕을 쳐다보는 옛 우화의 모습이 있더군요. 양계장 안에서 닭이 사과를 특식으로 먹고 있습니다. 사과의 고장답게 닭들도 사과로 비타민을 보충하고 있었습니다. 여기 어미닭이 병아리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왔습니다. 그 모습이 평화롭게 보입니다. 그런데 저 닭들 뒤편으로 그들을 주시하는 눈빛이 있습니다. 견공이 닭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장난을 치고싶은 표정입니다. 그런데 메여있는 몸이군요. 얼마나 몸이 근질근질 할까요? 대신 병아리들은 어미닭과 함께 마음 놓고 가을 햇살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 견공은 그저 바라볼 뿐입니다. 쫓던 닭이 지붕으로 올라가면 쳐다보기만 해야하는 우화속의 개처럼 말이죠. 우리 농촌의 재미있는 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