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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을 실감하는 최강야구 46회였다. 최강야구의 프로야구 팀 몬스터즈는 올 시즌 두 번째 직관 경기에서 접전 끝에 4 : 5로 패했다. 시즌 전적 6승 3패, 다시 목표 승률인 7할 승률을 지키지 못한 몬스터즈는 10경기 7할 승률 미달 시 현 선수 중 일부가 방출될 위기에 몰렸다. 

경기는 패했지만, 성균관대전은 야구의 여러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왜 편성을 2회에 나눠서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경기 후반 여러 다양한 상황이 발생했고 긴장된 순간순간이 이어졌다. 특히, 8회 말 몬스터즈의 공격이 압권이었다.

몬스터즈는 경기 초반 선발 투수 정현수가 급격히 난조에 빠지며 4실점 했고 이후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몬스터즈 트라이아웃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성균관대 선발 투수 이용헌을 타선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용헌은 강속구는 아니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몬스터즈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를 했다. 때때로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지만, 대량 실점을 하지 않고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다.

몬스터즈는 경기 초반 4실점 이후 에이스 이대은을 마운드에 올려 승리 의지를 보였다. 이대은은 기대대로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지만, 타선이 부진하면서 몬스터즈는 답답한 경기를 계속 이어가야 했다. 성균관대는 공. 수에서 짜임새 있는 야구를 했고 안정된 수비가 인상적이었다.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찬 그들에게는 생소한 고척돔 경기였지만, 성균관대 선수들은 고교팀과는 다른 여유도 있었다. 

 

 

 



이런 몬스터즈에 8회 말 기회가 찾아왔다. 몬스터즈는 1번 타자 정근우와 2번 타자 최수현까지 두 테이블 세터가 성균관대 2번째 투수 최예한으로부터 볼넷을 각각 얻어내며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선발 투수 이용헌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최예한으로 팀의 에이스라는 평가에 걸맞은 투구로 무난히 이닝을 지워나갔지만, 8회 말 제구가 흔들렸다. 승리가 점점 눈앞에 보이는 상황에서 힘이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좀 더 완벽한 투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투구 밸런스를 흔들리게 했다. 몬스터즈 선발 투수 정현수가 순간 흔들린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 기회에서 몬스터즈는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타자 박용택, 이대호에서 적시 안타를 기대해야 했다. 그 기대를 두 선수는 충족시켰다. 박용택은 1타점 적시 안타, 이대호는 좌측 담장 앞으로 향하는 희생 플라이로 한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숨 막히는 승부에서 침착함을 잃지 않는 관록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이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자칫 역전까지 이를 수 있는 상황에서 투수 최예한이 다시 안정을 되찾았고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와 삼진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동점 허용은 아쉬웠지만, 성균관대는 최악은 피할 수 있었다.

극적인 동점을 이루긴 했지만, 몬스터즈는 투수 운영에 고민을 생길 수밖에 없었다.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에 오른 이대은의 투구 수가 한계 투구 수에 근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체를 고려해야 했지만, 이대은 이상의 투구를 할 수 있는 투수가 없었다. 이대은은 스플리터와 포크볼을 주 무기로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힘이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었다. 스플리터와 포크볼은 투수의 힘이 떨어지면 떨어지는 각도가 무디어지고 장타 허용 위험이 커지는 구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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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은 이전 경기에서 완투 경기를 하며 한껏 상승세에 있는 이대은의 기세를 믿었다. 이대은은 9회 초 드 타자를 무난히 아웃시키며 이닝을 끝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대은은 9회 초 2사 후 3루타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김성근 감독은 더는 이대은을 고집할 수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몬스터즈의 선발 원투 펀치 중 한 명인 오주원을 마운드에 올렸다. 큰 승부수였다. 

이에 성균관대는 좌완 투수 오주원을 대비해 우타자를 대타로 기용하며 맞섰다. 양 팀 감독의 지략 대결이 팽팽히 전개되는 상황에서 성균관대가 웃었다. 성균관대 타자의 타구는 오주원의 공을 빗 맞혔지만, 외야 아무도 없는 곳에 떨어졌다. 몬스터즈는 장타를 대비해 외야가 깊숙이 서서 대비했다. 중견수 최수현은 온 힘을 다해 다이빙캐치를 노렸지만, 미치지 못했다. 

몬스터즈로서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힘이 떨어진 이대은을 일찍 교체했더라면 하는 어떤 결과가 생겼을지 등 복잡한 마음이 김성근 감독의 마음을 스쳐 지나갈 수밖에 없었다. 성균관대는 다 이겼다고 여겼던 순간 동점을 허용하며 기세가 꺾일 수 있었지만, 오히려 더 집중하며 소중한 득점을 했다. 이 득점은 승리로 가는 결승점이 됐다. 

9회 말 몬스터즈도 기회가 있었다. 몬스터즈는 9회 말 선두타자 황영묵이 상대 1루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8회 말 극적인 동점을 다시 재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순간이었다. 이후 타석에 선 김문호는 보내기 번트에 대비한 성균관대 내야진의 적극적인 전진 수비를 이용해 번트 앤 슬래시를 성공시켰고 몬스터즈는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역전 끝내기 승리가 점점 현실이 되는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몬스터즈는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정근우가 보내 번트 실패 후 병살타를 때려냈고 역전의 분위기가 순간 차가운 얼음처럼 냉각되고 말았다. 경기 내내 공. 수 양면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정근우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보내기 번트가 성공했지만, 몬스터즈는 1사 2, 3루에서 타격감이 좋은 최수현, 박용택, 이대호로 이어지는 타선에서 동점 그 이상을 기대할 수 있었다. 

이제 몬스터즈가 기대할 수 있는 건 2사 3루에서 타석에 선 최수현이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안타를 때려내는 일이었다. 최수현은 긴장감이 최고조로 올라올 수 있는 상황에서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마운드에 서 있는 성균관대 투수 최예한도 온 힘을 다하는 투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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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현은 두 차례 홈런과 장타로 이어질 수 있는 큰 타구를 날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최예한 역시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이 투. 타 대결은 결과는 결국 최예한의 승리였고 이는 성균관대의 승리로 이어졌다. 최수현의 타구가 외야 플라이로 잡히는 순간 양 팀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몬스터즈를 응원하는 팬들이 대부분인 경기장의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하지만 몬스터즈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경기 후 승리한 성균관대 선수들을 따뜻하게 격려했고 끝까지 그들을 응원한 경기장의 팬들에게 인사하며 감사한 마음은 전했다. 물론, 마음속에는 강한 아쉬움을 안고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좋은 컨디션에도 갑작스러운 난조로 4실점 한 선발 정현수, 9회 말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를 때리며 스스로를 자책했던 정근우, 투수 교체 타이밍을 한 템포 늦춘 게 9회 초 실점과 연결된 김성근 감독,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경기 중 잘 안됐던 순간을 떠올리게 되는 경기였다. 

몬스터즈 선수들은 시즌 개막전인 KT와의 경기에서 만원 관중 앞에서 승리하며 힘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몬스터즈 선수들로서는 오랜만에 아니면 처음으로 열띤 관중석의 분위기와 함께 경기를 하며 여러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만원 관중들이 가득한 경기에서의 승리가 가져오는 짜릿함과 희열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모두 잊게 했다. 성균관대전은 그런 환희가 아닌 패배의 쓰라림으로 다가왔다. 

물론, 결과는 몬스터즈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경기는 직관 관중들이나 시청자들 모두가 집중할 수 있는 알찬 내용이었다. 야구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이 등장했고 그 과정에서 양 팀 선수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과 분위기가 그대로 전달되며 생생함을 더했다. 이를 통해 야구에 대한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상대적으로 소외된 대학야구 팀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성균관대는 왜 그들이 대학야구 강팀인지를 경기 내용과 결과로 보여줬다.

이제 몬스터즈는 매 경기가 살얼음을 걷는 느낌으로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7할 승률 달성에 적신호가 켜진 건 물론이고 당장 선수 방출이라는 또 다른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다음 회에서 몬스터즈가 패한다면 몬스터즈는 10경기 7할 달성 실패로 이어지고 애초 프로그램에서 예고한 대로 부진한 선수들의 방출이 불가피하다. 

현재 몬스터즈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은퇴 후 다시 실전에 임하면서 몸에 과부하가 걸리는 선수들도 있고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 이에 매 경기 선수 운영 자원이 한정적인 몬스터즈다. 마운드에서는 이대은과 오주원, 신재영으로 대부분 경기를 책임지는 실정이고 야수진 역시 대타, 대주자 등 유동적인 선수 운영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승리를 추구하는 팀이라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몬스터즈 선수들은 그 선수의 상황에 상관없이 강한 결속력으로 뭉쳐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은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 애쓰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도 매 경기 중요성을 알고 있다. 분명 훈훈한 모습이지만, 몬스터즈의 상황은 이제 여유가 없다. 당장 시즌 10번째 경기 승리가 절실하다. 이 경기를 패한다면 몬스터즈 선수 구성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과연 몬스터즈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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