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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드라마 중 이례적으로 그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6월 17일, 16회를 끝으로 시즌 3를 종료했다. 시즌 3에서는 주인공 김사부가 중심이되고 시즌 2의 출연진들이 대부분 함께 하며 드라의 연속성을 유지했고 시즌 1과 2와의 연결성도 유지했다.

다만,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강원도의 작은 병원인 돌담병원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돌담병원은 시즌 1, 2에서 김사부의 큰 소망이자 목표였던 지역 외상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외상센터는 어느 환자든 살려야 한다는 김사부의 의사로서의 사명감, 그에 근거한 차별없는 병원 건립이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시골의 작은 병원인 돌담병원에서 이를 이루기는 무리가 있었다. 시즌 1, 2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여야 했다. 돌담병원은 병원의 존립을 위협하는 거대 자본과 싸워야 했다. 김사부는 돌담병원에서 누구에게나 차별없는 의술을 배풀었지만, 이는 재정적인 면에서는 큰 어려움을 불러왔다. 돌담병원을 찾는 이들 중 상당수는 가난한 서민들이었고 치료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이들이 많았다. 당연히 병원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사부의 헌신적인 노력과 뛰어난 의술은 점점 지역사회에 인정을 받았고 이는 막대한 금전적 후원으로 이어졌다. 더 나아가 돌담병원을 독립 법인화 하면서 외압에 흔들리지 않게 했다. 이를 통해 돌담병원은 외부의 위협을 덜었지만, 독자적인 생존 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운영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다. 또한, 지역 외상센터 건립이라는 큰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도 돌담병원 혼자의 힘만으로는 부족했다. 

 

 

 



안정적인 재원 마련방안이 절실한 돌담병원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했다. 지역외상센터의 운영은 그 공공성을 인정받고 재정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그에 따라 돌담병원은 그에 맞는 시설이나 인원 확충이 필요했다. 김사부 홀로 이끌었던 돌담병원에는 기존 멤버 외에 새로운 인력들이 충원됐다. 병원의 규모도 커졌다. 

시즌 3에서는 이 부분에서 고민이 시작됐다. 김사부는 자신의 인생을 걸고 이루려했던 목표 실현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그에 따른 현실적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의 문제였다. 늘어나는 인력을 자신의 마음에 맞는 이들로 채울 수 없었다. 김사부는 자신의 이상과 가치를 이해하고 함께 실현할 이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깨 돌담병원을 지킬 수 있었지만, 더 큰 목표를 위해서는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도 포용해야 했다. 또한, 병원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인력들의 육성도 필요했다.

이전까지 김사부는 일당백의 의사였다. 그는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의사, 명의였다. 김사부는 그로 인해 큰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돈의 논리에 좌우되는 대형 병원의 시스템과 그 속에서 관행으로 자리잡은 부조리에 염증을 느끼고 자신의 현실을 박차가 나왔다. 그는 부조리한 현실에 정면으로 대응했고 자신의 의술을 차별없이 베풀었다. 이후 그는 명의 부용주라는 이름을 버리고 김사부로 살았다. 

이런 김사부에게 조직과 사회는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기존의 질서를 깨뜨리는 별종,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난돌로 여겨지며 외면을 받았다. 김사부는 대의에 맞고 옳은 일을 했지만, 그는 점점 사회에서 소외되고 고독속에 살아야 했다. 돌담병원은 이를 김사부를 받아주고 그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제2의 고향이었다. 그 속에서 김사부는 혼자가 아닌 가족과 같은 동료들을 만났고 그들과 함께 일종의 유토피아를 만들어갔다. 

하지만 현실의 돌담병원은 이상을 온전히 실현하기 위한 장애물이 많았다. 김사부 역시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까지 자신이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했다. 이를 대비해 김사부는 자신의 뜻을 공감하고 이어갈 인재들을 육성하는 나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속에서 감동주, 윤서정, 서우진, 차은재와 같은 젊은 의사들이 나타났다. 그와 대립하던 이들도 김사부와 뜻을 함께 하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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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김사부는 자신의 만든 세상이 오랜 세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했다. 늘어난 병원 식구들의 삶도 보살펴야 했다. 이에 김사부는 그가 그토록 혐오하던 정치의 영역으로 다시 들어가야 했다. 이는 실력과 명분만으로는 그 목적을 이룰 수 없는 과거 자본과의 대결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시즌 2에서 김사부에 대립하다 극적으로 화해하고 돌담병원에 자리잡은 박민국을 병원장으로 임명한 건 김사부에게 부족한 정치적 역량을 기대한 일이었다. 박민국 원장은 병원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 동분서주했다. 그는 돌담병원을 대표해 정치 최일선에서 일했다. 방법론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박민국 원장은 김사부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이와 함께 김사부는 자신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지만, 실력있는 인물을 과감히 영입했다. 외상센터장으로 과거 그와 대립관계에 있던 차진만을 영입한 건 김사부에게는 과감한 시도였다. 차진만은 능력있고 경험많은 의사지만, 환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김사부의 가치관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었다. 그는 의료진의 권익을 중요시하는 현실론자였다. 하지만 김사부는 앞으로 외상센터가 더 발전하기 위해 다양한 인물이 필요함을 절감했고 주변의 우려에도 차진만 영입을 강행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권한을 과감히 차진만에게 넘겼다. 

김사부에게는 새로운 리더십의 실험이었다. 이 시도는 성공하는 듯 했지만, 예산 편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의원 아들이 외상센터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갈등의 요인이 됐다. 차진만은 이와 관련한 소송에서 의료진을 적극 옹호하며 도의원과 맞섰다. 그의 주장은 일리가 있었고 의료과실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계속되는 도의원과의 갈등은 돌담병원에 큰 부담이었다. 또한, 대형 재난상황에서 외상센터를 이끌어야 할 그가 소송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 나오면서 김사부와의 갈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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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 박민국 원장은 차진만의 과거 치부를 다시 거론하며 그를 퇴출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일종의 정치질이었다. 이를 통해 차진만 원장은 도의원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병원의 갈등 요소를 제거하려 했다. 김사부는 이에 반대했다. 김사부는 생각이 다르고 병원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인물이지만, 그의 약점을 이용해 병원에서 퇴출 시키는 일은 옳지 않다고 했다.

또한, 차진만의 퇴출의 돌담병원의 안정을 가져올 수 없다고 했다. 결국, 차진만의 병원을 떠났지만, 김사부의 우려대로 도의원과 돌담병원의 관계는 회복되지 않았다. 도의원의 더 큰 이권을 위해 돌담병원의 존재 자체를 없애려 했다. 김사부는 상대의 부당한 요구를 당장의 이익을 위해 들어주면 상대는 더 큰 요구를 하게 되고 이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했고 그의 예상을 그대로 들어맞았다. 김사부는 정치질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정치의 사악한 본성을 꿰뜷어 보고 있었다. 

이제 돌담병원은 이전과 차원이 다른 위기에 놓였다. 돌담병원은 더 나은 미래, 꿈을 지키기 위해 권력과 맞서야 했다. 이와 관련해 도의원을 권력의 핵심으로 내세우는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현실의 도의원이 아닌 상징적 장치로 이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사부는 그가 이전에 했던대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제 돌담병원이 외상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그 필요성을 보여줘야 했다. 김사부은 이를 위해 그의 수재자 중 한 명인 강동주를 불러들려 외상센터장에 임명했다. 강동주는 능력이 있고 김사부를 누구보다 잘 알고 그의 가치를 공유한 인물이었다.

 

 

 



그는 돌담병원에 처음 왔을 때 매우 성공 지향적 인물이었고 돌담병원의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루라도 빨리 돌담병원을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환자에 진심이었고 정의로운 인물이었다. 그는 김사부와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그러면서 김사부의 낭만에 빠져들었고 그 누구 이상으로 환자들에 진심인 의사로 거듭났다. 

돌아온 강동주는 외상센터 운영에 있어 원칙을 강조했다. 과거 돌담병원처럼 모든 환자를 다 수용하기 보다는 상황에 맞게 외상센터를 운영하려 했다. 이는 환자를 수용하는 범위가 훨씬 넘어진 상황에서 원할한 외상센터 운영을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김사부가 그동안 돌담병원을 운영하는 방식에 익숙한 병원 구성원들에게 이는 낯선 일이었다. 당연히 내부 갈등이 커졌다. 강동주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외상센터를 운영했다. 

김사부는 이런 갈등을 묵묵히 지켜보며 강동주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사부는 강동주를 믿었고 실제 그의 원칙이 틀리지 않았다. 돌담병원은 자본에 기존 병원의 틀을 깨는 곳이었지만, 그들 역시 자신들의 시스템에 익숙해지면서 그들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는 또 다른 아집이 될 수 있었다. 김사부는 이전까지 자신의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여겼지만, 그것만의 선이 아님을 느끼는 중이었다. 외상 센터 운영을 위한 다양한 시도는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한 김사부의 결정이었다. 그러면서도 김사부는 강동주와 그와 갈등을 겪고 있는 병원 구성원들에게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운영하는 것도 사람임을 일깨워주려 했다. 아무리 좋은 명분을 가진 일이라 해도 사람이 없으면 실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김사부는 병원 구성원간 갈등이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라 여겼다. 그들 스스로가 해법을 찾도록 김사부는 인내했다.

이런 갈등의 해결을 위한 매개체는 외부로부터의 위협이었다. 그리고 그 위협은 사람에 의한 게 아는 자연으로 부터 비롯됐다. 지역의 산불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돌담병원과 외상센터는 환자들로 가득찼다. 환자들을 위해 돌담병원 구성원들을 다시 뭉쳤다. 이렇게 갈등이 해결되는 상황에서 산불이 돌담병원을 덮치는 상황이 더해졌다. 이제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갈 계기가 마련된 상황에서 뜻 하지 않은 시련이었다. 

 

 

 



돌담병원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했다. 환자들을 급히 이송하고 병원을 비워야 했다. 김사부와 구성원들이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이뤄낸 성과들이 사라질 위기속에서 김사부는 그의 인생 모두가 사라지는 절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그는 병원과 함께 최후를 맞이하려는 결심을 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김사부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를 걱정하는 많은 병원 구성원들이 그와 함께 했다. 그와 첫 제자였지만, 먼저 세상을 떠났던 제자까지 그를 불렀다. 다소 작위적인 설정이었지만, 이는 김사부에게 현실에서 도피하지 말고 시련에 절대 좌절하지 말고, 그를 믿는 사람들과 함께 하라는 외침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돌담병원의 위기는 산불을 진화하는 비가 내리면서 극적으로 사라졌다. 드라마 말미의 비는 감동을 주는 장치이기도 했지만, 시즌 3 내내 병원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던 각종 갈등들을 씻어내는 단비이기도 했다. PC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리셋되는 듯 한 느낌이었다. 이 비와 함께 돌담병원은 위기를 넘기며 더 큰 미래를 위한 여정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그들에 대한 외부의 위협 역시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지면서 마무리 됐고 구성원들 역시 더 단단히 뭉쳤다. 김사부의 이른바 모난돌 프로젝트 역시 계속 이어질 수 있게 됐다. 또한, 그동안 돌담병원을 떠나있었던 모난돌 프로젝트 1세대 윤서정이 돌담병원으로 돌아오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낭만닥터 김사부 3는 이전 시즌과 달리 김사부의 카르스마 넘치는 활약보다는 현실의 여러 문제들에 고뇌하는 모습을 더 많이 등장했다. 이와 관련해 각종 부조리와 악에 저항하는 사이다 같은 활약을 했던 김사부의 히어로로서의 면모가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다. 주변 인물들의 비중이 늘어나고 그 속에서 연애 장면들이 순간순간 등장하는 게 극의 흐름을 깨뜨리는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병원과 함께 성장하면서 진정한 어림이 되는 등장 인물들의 모습이기도 했다.

 

 

 



낭만닥터 김사부 3는 이전 시즌과 같은 영웅스토리는 줄었지만, 보다 더 현실적인 문제들에 주목했고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성장하는 병원과  등장 인물들의 서사를 적절히 배치하면서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시즌 3는 내부의 갈등이 스토리의 흐름을 이끌었지만, 의료사고나 10대 청소년 미혼모, 남.북한의 대립속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통해 보여주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결코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삶의 지첨서가 될 수 있는 김사부의 명 대사들을 통해 착한 드라마로서의 메시지를 전하는 걸 잊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김사부의 독백이나 대사를 통해 등장하는 말들은 시청자들에게는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의 말이 설득력을 가지는 건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김사부의 삶이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품격과 실력을 겸비한 김사부의 말은 그만큼 더 무게감이 있었다. 이는 진정한 어른이 사라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도 분명 관련이 있다.

또한, 김사부의 말대로 나라와 국민을 옳바르게 이끌어야 할 사회 지도층이 그 주류를 이루는 정치인들이 정치가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정치질만을 일삼는 현실에 대한 묵직한 경고이기도 하다. 현실이 아는 드라마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는 사실 또한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에 사람들은 낭만닥터 김사부에 계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는지도 모른다.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를 이상적인 병원, 진정한 어른인 김사부의 존재를 사람들은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양해진 미디어 환경에서도 김사부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드라마로 그 존재감을 유지하는 원동력일지도 모른다. 

시즌 4의 여지를 남겨둔 만큼 언젠가 다시 한 번 김사부의 세계관이 끊어지지 않고 그 낭만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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