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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따른 체력 부담이 분명히 존재한 경기였고 충암고는 몬스터즈의 이런 약점을 잘 파고들었다.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서 다시 만난 최강야구 몬스터즈와 충암고의 대결은 1승 1패로 마무리됐다. 1차전에서 완승한 몬스터즈는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심기일전한 충암고는 그들의 야구를 제대로 구현하며 대 선배들에게 아픈 패배를 안겼다. 

2차전을 앞두고 몬스터즈는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틀 연속 이어지는 경기에 1차전에 등판했던 투수들의 기용이 어려웠다. 연투가 가능한 좌완 오주원도 개인적인 일정으로 2차전 등판이 불가능했다. 몬스터즈 김성근 감독은 가용 투수 자원을 모두 동원하는 마운드 운영을 해야 했다.

시즌 2에서 몬스터즈의 마운드는 이대은과 오주원을 중심으로 신재영이 이들을 뒷받침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은퇴한지 얼마 안 된 투수로 공에 보다 힘이 있었고 경기 감각도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이들과 함께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했던 대학생 투구 정현수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기복이 심한 투구를 하면서 몬스터즈의 투수 기용폭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7할 승률 유지하는 큰 목표가 있는 상황에서 보다 많은 승리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는 시즌 1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투수들의 입지를 좁아지게 했다.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했던 유희관을 비롯해 송승준, 장원삼이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전 등판에서 기대만큼의 투구를 하지 못한 영향도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승리 확률을 보다 높일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충암고와의 2차전은 이전과 다른 마운드 운영을 해야 했다. 모처럼 유희관이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고 정현수, 송승준, 장원삼이 즉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대기했다. 여기에 그동안 육성선수로 수개월간 김성근 감독의 집중 지도를 받았던 사회인 야구 출신의 투수 선성권도 등판 준비를 했다.

비 선수 출신으로 최강야구 시즌 2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선성권은 정식으로 야구팀에서 야구를 배우지 않았지만, 140킬로 후반의 속구를 던지며 큰 주목을 받았다. 상대에 위압감을 주는 큰 키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게 매우 매력적이었다. 이에 최강야구 제작팀을 선성권을 특별히 육성 선수로 영입했다. 김성근 감독은 기초부터 선성권을 경기에 등판할 수 있는 투수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다. 제작팀 부산에서 서울로 야구 유학을 온 그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등의 배려를 했다. 선성권 역시 전문 야구 선수가 되기 위한 기회를 잡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불안감 속에 시작한 경기는 예상대로 몬스터즈에게 만만치 않은 흐름으로 전개됐다. 1차전에서 큰 긴장 속에서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를 했던 충암고 선수들은 공. 수에서 집중력을 보였고 특히, 마운드의 투수들이 1차전과 달리 안정감 있는 투수를 했다. 

이 중 충암고 2학년 투구 박건우가 돋보였다. 박건우는 3회 초 1사 만루 위기에서 급하게 마운드에 올라 2실점하긴 했지만, 이후 압도적인 투구로 몬스터즈 타선을 잠재웠다. 3회 초 2득점 한 몬스터즈 타선은 이후 7회까지 추가 득점을 하지 못했다. 박건우는 매우 위력적인 속구에 낙차 큰 변화구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호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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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의 안정을 바탕을 충암고는 그들의 장점인 기동력, 작전 야구로 몬스터즈 마운드를 공략했다. 충암고 타선은 2회 말 선취 2득점에 이어 5회 말을 제외하고 8회 말까지 매 이닝 득점하며 점수를 쌓았다. 충암고는 주자가 출루하면 끊임없이 도로를 시도하고 번트 등 작전 야구로 몬스터즈 내야진을 흔들었다. 시즌 1 충암고가 몬스터즈에게 충격적인 콜드게임 패배를 안겨준 경기와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충암고는 출루한 주자를 꾸준히 홈으로 불러들이며 점수 차를 더했다. 

이런 충암고에 몬스터즈는 아쉬운 수비가 더해지며 실점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몬스터즈의 젊은 선수들의 실책이 아쉬웠다.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대학생 투수 정현수는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였지만, 상대 기습번트 작전에 흔들렸고 스스로 실책을 범하며 실점을 자초했다. 몬스터즈의 주전 유격수인 대학생 원성준도 실점과 연결되는 실책으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그 이면에는 빠른 야구를 하는 충암고의 기동력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기동력에 젊은 선수들은 여유를 잃었고 이는 실책과 연결됐다. 

이렇게 실점이 쌓이면서 몬스터즈는 점점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희망적인 면도 있었다.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송승준은 실점이 있었지만, 자신의 투구 리듬을 되찾으며 멀티 이닝을 소화했고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육성선수로 공식 경기 첫 등판하는 선성권은 위력적인 투구로 양 팀 선수들과 관계를 놀라게 했다. 수개월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 투구였다. 여기에 어깨 부상으로 올 시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던 장원삼도 인상적이 투구로 투수로서 스스로의 가치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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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기는 경기 후반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8회 초 위기 상황에서 충암고 감독은 마운드에 있던 투수 박건우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횟수를 초과하며 의도와 달리 투수를 바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서 충암고는 큰 승부수를 던졌다 충암고는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 박건우를 다시 활용하기 위해 박건우를 우익수로 기용하고 투수를 교체했다. 이는 지명타자를 포기하는 일이었지만, 충암고에게는 확실히 승리를 지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여기서 충암고가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마침 몬스터즈 대타 서동욱의 때린 타구가 우익수 박건우를 향했고 수비가 익숙하지 않은 박건우는 그 타구를 놓치고 말았다. 타구는 펜스를 직접 때리는 타구였고 몬스터즈는 주자 2명이 홈으로 들어오며 2점을 만회했다. 충암고는 이후 다시 박건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박건우는 어수선한 상황에도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정리하며 팀의 9 : 4 승리를 결정지었다. 박건우는 2학년 선수지만, 침착하면서도 냉정한 투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몬스터즈 선수들에게는 시즌 1에서 완벽하게 막혔던 현재 KIA 타이거즈의 1군 선발 투수인 윤영철의 악몽을 되살리게 하는 박건우의 투구였다. 

모든 패배가 그렇지만, 몬스터즈 선수들에게는 아쉬운 패배였다. 시즌 1에도 그랬지만, 나이 든 선수들이 많은 탓에 이틀 연속 경기 일정을 소화하기가 어려웠다. 여기에 수비에서 잇따른 실책이 실점의 원인이 됐고 특정 투수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는 점도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다. 특히, 수비에 관련해 선수들은 경기 후 스스로를 자책했다. 고교야구 선수들이 했을 플레이를 그들이 했기 때문이었다.

이 패배로 몬스터즈는 다시 7할 승률이 무너졌고 앞으로 일정에 부담이 더해졌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동안 전력 외 선수라 할 정도로 활약이 미미했던 베테랑 투수들이 아직 충분히 던질 수 있음을 입증했고 육성 선수 선성권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은 중요한 수확이었다. 이는 향후 마운드 운영에 있어 보다 여유를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몬스터즈는 충암고에 이어 부산고와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서 다시 대결할 예정이다. 부산고는 시즌 1에서 분명한 기량 차를 보이며 완패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만날 부산고는 충암고와 마찬가지로 만만치 않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몬스터즈가 충남고와의 2차전 같은 경기력이라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몬스터즈가 패배의 기억을 잊고 다시 연승 분위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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